나는 이십 대 내내 심통이 나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꼭 쥐고 이렇게 맛있는 게 줄어든다는 걸 믿을 수 없어 우는 어린 애처럼. 쓸데없이 슬퍼하는 일이 잦았다. "왜 내가 좋아하는 건 다 사라져요?"
덜 슬퍼지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통제가 가능한 구역 안으로 하나씩 옮겼다. 망가지거나 사라지는 건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이었으므로, 사라진 것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았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우는 이유는, 그것과 같은 맛을 영원히 느끼지 못 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은 안다. 집 앞 슈퍼에만 가도 똑같은 게 몇 십 개씩 있다는 걸. 설사 아주 똑같은 것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대충 비슷한 걸 찾아 입에 물면 그럭저럭 울음을 그칠 수 있게 된다는 걸.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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