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란 책에 의하면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가 그저 유전자를 이어가기 위함이라는 삭막한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그렇게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면, 결국 인간은 정체성이다. 단지 유전자를 옮기기 위한 그릇에 불과한 게 아닌, 하나의 고유한 객체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삶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사소하더라도 내가 어떤 존재인지 하나하나 정체성을 채워갈 때 본능적으로 행복한 거다.  - P183

자존감이라는 게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만 내 경우에는 내가 잘하는 무언가를 내가 뿌듯해할 때 형성됐다. 혹 잘하지 못하더라도 남들보다 더 잘 ‘아는‘ 것에서도 난 뿌듯함을 느꼈다. 그게 게임이든 예체능이든 당장은 무익해 보이는 어떤 ‘덕질‘이든 남들보다 더 좋아하고 잘하고 잘 알게 되는 일이 아마도 한 사람의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자존감의 기틀이 되는게 아닐까.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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