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란 책에 의하면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가 그저 유전자를 이어가기 위함이라는 삭막한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그렇게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면, 결국 인간은 정체성이다. 단지 유전자를 옮기기 위한 그릇에 불과한 게 아닌, 하나의 고유한 객체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삶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사소하더라도 내가 어떤 존재인지 하나하나 정체성을 채워갈 때 본능적으로 행복한 거다. - 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