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문학이론가에 따르면 소설은 본질적으로 패배의 기록이다. 세계의 완강한 질서에 감히 도전하는 개인이 있는데,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끝내 포기하지 않아서, 그 비타협의 결과로 그는 패배하고 말지만, 그 순도 높은 패배가 오히려 주인공의 궁극적 승리가 되는 아이러니의 기록, 그것이 바로 소설이라는 것. 그러므로 ‘위대한 개츠비‘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다면, ‘위대한 양생/이생‘이라는 말도 가능하다. 비록운명에는 패배했으나 사랑에 관한 한 타협하지 않았으니까. - P120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기왕 살 것이라면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끔찍한 욕망이 내 안에 있다는 발견에서도 올 것이다. 세상이 생육신의 지조를 칭송하면 할수록 그는 제 안의 잠재적 배신자와 지긋지긋한 싸움을 해야 했으리라. 싸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기혐오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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