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서로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고 한결너그러워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서로를 아프게 하지도 않고요. 우리는 각자 ‘고독하면서도 개별적인 선인장‘ 이니까요. 가까워지려면서로의 가시에 찔리는 끔찍한 아픔을 감수해야겠죠.  - P34

지금 이해를 못한다면 나중에 이해할 날이 오겠지요. 안 오면 또 그뿐이고요.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 우리를 이해할 것이고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우리를 사랑할 것입니다.
- P41

더 가지고 싶지만 더 가질 수 없는 하루라는 카드, 하루에 하루만큼씩꼭 사라지는 하루.

그래서 사랑하는 거다. 시간은 언제나 우리 편이 아니고 우린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으니까. 사라져 가고 있으니까. 사랑이 아니면 이 공허와 허무를 견딜 수 없으니까.
- P49

사랑을 더 새롭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더 많이 사랑하는 것밖에는

사랑을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네요.

그러니 사랑하도록 합시다.
어차피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좋은 거잖아요.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사랑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잖아요.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가지면 더 좋잖아요.

당신은 여전히 미지의 방향에 있고,
오늘도 나는 더듬거리며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 P56

조용히 글러브를 벗어 두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승패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진지 오래. 맥주나 마시며 끝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는 저녁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당신을 안고 포도를 까먹으며 인생을 낭비하고 싶은 저녁, 다시 비가 내린다. 당신 쪽으로 더 멀리 가려고 했는데 깊어가는 여름 앞에서 나는여전히 속수무책이다. 달립니다. 가랑비.
- P59

당신이라는 마음,
마음이라는 당신
당신과 마음을 떠올리면 언제나 짠하다.
짜다.

아마도 눈물이라서 그렇겠지.

당신이 아니면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서.
- P73

오랜 여행자는 모든 것들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영원히 떠돌아야 할 운명이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여전히 인생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소멸을 향해 착실하게 걸어가고 있다.
비는 구름이 사라지는 방식.
당신에 대해 다 알고 싶지만 당신에 대해 다 알게 되는 게 가장 두렵다.
- P80

이별이 슬픈 건 네가 울고 있을 때 내가 그 자리에 없다는 것이다. 빈 자리를 보는 것이 제일 슬프다.
- P86

무엇이 우리를 사랑에게로 이끌었다가 무엇이 우리를 사랑 너머로 다시데려가는 것일까. 지평선을 넘었을 때 우리는 뒤돌아보았고 우리의 사랑으로 어지러울 거라고 생각했던 발자국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사실을 알게 됐다. 삶이라는 모래바람이 우리의 발자국을 완벽하게 지워 버렸던 것이다. 더 놀라운 건 우리는 아무도 그 발자국을 아쉬워하지않았다는 것, 우리가 걸어왔던 그 길이 정말 사랑이었을까.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사랑이 아니었을 때,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조금씩 조금씩 잊다 보면 우린 처음처럼 몰랐던 사이가 되겠지.
우린 의외로 쉽게 잊혀진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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