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김치녀‘와 ‘한남충‘ 논쟁은 단순한 언어 사용의 문제를넘어서는, 더욱 심층적인 사회적 성차별 구조의 지각 변동 속에서이해되어야 한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역사적으로 억압되었던 집단이 평등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은 반복된다. 기존의 억압을 유지하기 위한 비하성 언어와 기존의 권력에 맞서기 위해 등장한 비하성 언어가 대립하는 것이다. ‘둘 다 잘못‘이라는 양비론으로 접근해서는 이 난제를 풀 수가 없다. 불평등을 철폐하려는 힘과 유지하려는 힘 사이의 첨예한 긴장 속에서 사회가 평등의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명확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
- P97

유머와 놀이를 가장한 비하성 표현들은 그렇게 ‘가볍게 만드는 성질‘ 때문에 역설적으로 쉽게 도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이런 언어 공격은 인간 내면의 아주 본질적인 부분에 비수처럼 날아와 꽂히는 반면, 그 말이 왜 문제인지 설명하기는 너무나 어렵고 설명할 기회의순간은 짧다. 우리는 대개 말문이 막힌 채 그 찰나의 기회를 놓친다.
- P98

싫은 걸 싫다고 표현할 수 있는 건 권력이다. 이 권력은 잘 쓰이면 매우 의미 있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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