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비언어적으로 전해져오는 언어들이 있었다. 회의의 말들이. - 171
의식은 아무렇게나 흘러가서 엉뚱한 곳에 다다르곤 했다. 존엄과 다른 낯선 단어들 사이를 표류했다. - 236
끝이라 생각하니, 삭막한 지방도시의 원룸촌도 아름다워 보였다. 이런 풍경이었구나, 나의 세계는, 감성이라 할 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어딘가가 찡해져왔다. 완벽한 풍경이었다. 하루를 더 살아남는다 해도, 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다시는 내다보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그런 완결성이 사람에겐 필요한 것이다. - 250
닮은 대상이 아니라, 닮지 않은 대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 - 226
사랑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은 다른 잔인한 것에도 쓰일 수 있기 마련이다. -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