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의 속성상 릴테이프는 한 번 돌면 끝이에요. 일 년 동안 준비한 방송도 릴테이프가 한 바퀴 돌면 끝난단 말이에요. 그래서 생긴 감수성이 있어요. ‘한 번‘이라는 감수성이지요. 기회는 한 번이라는 감수성. 인생은 마치 릴테이프가 한 바퀴 도는 것처럼 한 번이구나. 다시 오지 않는구나. 그래서 덧없이 사라지는 것보다 조금 더 긴 거, 조금만 더 긴게 뭘까? 조금만 더 오래 가게 살려두고 싶은 게 뭘까? 고민했지요. - 15
저는 ‘다시’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드러워요.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용서받고 다시 힘을 얻고 다시 깨졌던 관계는 복원되고, 어쨌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 1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