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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코믹스 상.하 영화판 특별 세트 - 전2권
키리하라 이즈미 지음, 양윤옥 옮김, 스미노 요루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봐도 전개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전형적인 스토리이다: 시한부 인생, 조숙한 소녀, 어리숙하고 관계에 적응 못하는 소년, 그리고 관계를 통해 점점 열리는 마음의 문, 고조된 관계, 불안한 행복, 갑작스러운 죽음, 부재가 남기고 간 감정... 그런데 이렇게 머릿속에서 줄줄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 앞에서 나는 또 왜 눈물을 훔치고 있는가.
옆에 있는 사람이 나보고 갱년기라고...
"우연이 아니야. 우리는 모두 스스로 선택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 네가 여태껏 해온 선택과 내가 여태껏 해온 선택이 우리를 만나게 했어. 너하고 내가 같은 반인 것도, 그날 병원에 있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야. 운명 같은 것도 아니야. 각자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만난 거야." - 34, 35
"벚꽃이 왜 봄에 피는지 알아?" "왜 그래 갑자기? 원래 그런 종류의 꽃이라서 그런 거 아냐?" "좋아, 말해주지. 사실 벚꽃은 꽃이 지고 그 석 달쯤 뒤에 다음 꽃의 싹이 생겨나. 하지만 그 싹은 일단 잠이 들어. 날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피어나려고. 벚꽃은 자신이 피어날 때를 지그시 기다리는 거야." - 65, 66
"산다는 것은 말이지. 아마도 누군가와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지." - 74, 75
"나 혼자서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없어.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누군가는 싫어하는 나, 누군가와 함께하면 즐거운데 누군가와 함께하면 짜증 난다고 생각하는 나. 그런 사람들과 나의 관계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 마음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있기 때문이고 내 몸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잡아주기 때문이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는 지금 살아 있어. 아직 이곳에 살아 있어." - 76, 77
"줄곧 나 자신을 풀잎 배라고 생각했었다. 흘러가는 대로, 하라는 대로, 아무런 의지도 없이 휩쓸리는 풀잎 배. 하지만, 아니었다. 다른 선택도 가능했을텐데. 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해서 지금 이곳에 와 있다. 모두 다 내가 선택한 것이다." - 114
"하지만 너는 너만은 항상 너 자신이었어. 너는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너 자신을 응시하며 스스로 매력을 갖고 있었어." -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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