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겨울방학 숙제로 독후감을 써야하는 초등학교 아이의 책을 낚아채서 읽었다. 역시 기억은 자기 멋대로 재편되는 것인지, 책을 펴보니 예전부터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 기억 속의 엉뚱발랄한 삐삐는 온데간데 없이, 그야말로 말괄량이에 사고뭉치, 당연한 언행을 거부하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의 길들여지지 않는 아이가 있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이리저리 어지르고, 기분 내키는 대로 먹고 쉬고, 어른들의 말을 잘 듣지도 않고, 위험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하는 그 모습을, 다 큰 성인이 되어 바라보는 입장은 무척이나 낯설었다. 어렸을 때는 어린이의 눈으로 봤던 삐삐를, 이제 어른의 눈으로 보게 된 탓일까. 당시에는 너무나도 갑갑하게 느껴졌던 어른들의 시선과 사고방식을 이제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된 결과일까? 

삐삐는 곧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뒷걸음질치며 오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려고 돌아서는 것이 귀찮았던 것이다. - 18. 19

"그래, 거짓말은 나빠. 하지만 난 가끔씩 그 사실을 까먹지 뭐니. 우리 엄마는 천사고 아빠는 식인종의 왕이야. 그래서 난 평생 바다만 쏘다녔는데, 어떻게 맨날 참말만 할 수 있겠니?" - 20

"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쓸 수 있어. 한 가지 방법은 과자를 담는 거야. 그럼 이 양철통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과자통이 되는 거지. 또 하나는 과자를 담지 않는 거야. 그럼 이 양철통은 과자가 안 든 통이 되지. 과자가 안 든 통이면 그렇게 기쁘지는 않겠지만, 그런대로 괜찮잖아." - 37,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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