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의 무덤, 피라미드 (책 +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3D 퍼즐) 테일즈런너 역사킹왕짱 1
디지털터치 글.그림 / 거북이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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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이라는 것은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모두 매력적인 요소일 것이다.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의 [율리시스 무어] 읽을 때 과거의 시간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얼마나 떠나고 싶어했던가. 이번에는 꼭 닥터 헬을 따라나서고 말겠다, 고 다짐해보지만 이 시공간을 여는 문이 너무 빨리 닫혀서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 무릎도 부실해서 삐그덕거리고, 몸도 무거워져서 걱정이다. 어, 엇 이렇게 갑자기 시간여행을 떠나면 안되지. 암, 이것은 반칙이라고. 대체 누가 테일즈월드 역사박물관에 있던 물건들을 훔쳐간게야? 닥터 헬~~나도 같이 가자고~~~~~

 

아, 이번에는 이집트인가? 닥터 헬의 모습은 영락없이 동물인데 아들은 사람이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만화속의 세상이니까 대충 넘어가도록 하고. 그런데 테일즈 신문사의 아르바이트 사진기자 '마키'의 양갈래 머리카락을 잡고 따라오는 녀석은 뭐람? 이들이 이집트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니 내가 이렇게 따라다니다가 봉변은 안당할런지 쯧쯧. 시간여행을 신나게 하다가 집으로 왔는데 시대가 한참 앞서가는 사태는 벌어지지 말아야할텐데, 어쨌든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이들을 따라나섰으니 많은 것을 보고 와야겠다.

 

여기 이집트는 투탕카멘 시대로 접어들기 전인가 보다. 여러 장르의 책을 통해 투탕카멘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이렇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다. 중간 중간마다 이집트 문명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지만 역시 만화로 보는 지식이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온다. 미라를 만드는 법은 제법 끔찍해서 아이가 안 봤으면 좋겠지만 아톤 신을 믿은 파라오 아크나톤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은 제법 흥미롭다.

 

닥터 헬과 떨어지게 된 카이와 마키는 투탕카멘이 사망할 때까지 기다려야 될 모양이다. 닥터 헬이 노리는게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라 혼자 살겠다고 쏙 빠져나가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닥터 헬이 그 때쯤 되어야 카이와 마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겠다. 그동안의 세월동안 카이와 마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투탕카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너무 간략하게 보여줘 아쉽긴 하지만 일단 황금가면에 대한 궁금증때문에 금세 잊고 만다. 이 황금가면을 과연 들고 올 수 있을까. 죽은 자를 저승으로 데리고 가는 신 '아누비스'가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그럼 그렇지. 아누비스 정말 무섭다. 미라의 습격까지, 으으 닥터 헬이 있는 곳에서는 말썽이 끊이지 않는구나. 그와 함께 하는 시간 여행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영화 '미이라'를 통해 익숙한 캐릭터들이지만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미라의 모습은 낮에 보아도 섬뜩해서 다시 보고 싶지 않거든.

 

아이들이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테일즈런너 역사 킹왕짱! '파라오의 무덤 피라미드'편, 이 책은 만화로 그려져 있어 아이들이 역사에 대해 더 쉽게 배울 수 있고 시간여행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 아이들에게 큰 흥미를 주기에 어른인 나도 탐이 나는 책이라 아이보다 먼저 읽겠다고 싸울 것 같다. 어른이 무조건 양보해야하는데......그런게 어딨나? 재밌으면 누구라도 먼저 보면 되지. 아, 이런 내모습 닥터 헬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시간 여행을 더 하고 오면 좀 더 어른이 되어 있으려나. 아무튼 이 책 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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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 - 하야카와家는 언제나 하나 하야카와가(家) 시리즈 3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리버스맵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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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이라니, 하야카와가 시리즈 중 가장 섬뜩한 제목이다. '살인'이라는 단어 자체의 살벌함이 있지만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을 공포심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요소다. 여러 개의 사건이 한 방향으로 모여드는 형식은 이 시리즈의 특징인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사건들이 나중에는 한 지점으로 모여 한꺼번에 해결이 된다. 그러나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것은 가슴 후련함을 느끼게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독자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하야카와가의 형제들이 퍼즐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이것이 모두 모이려면 서로 의견을 내어 놓아야 하는데 엄마 가요코는 도둑, 큰아들 가쓰미는 살인청부업자, 둘째 게이스케는 변호사, 미카는 사기꾼, 막내 마사미는 경찰이라 이들이 마음을 터 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건을 겪을때마다 들통나는 형제들의 정체로 인해 마사미를 제외하고는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짜는지라 사건 해결 속도는 한층 빨라진다.

 

모토코, 모토요 이름을 왜 이렇게 지은 것일까. 읽을 때마다 헷갈려 죽을 지경이다. 작가는 분명 이런 점을 노렸을 것이다. 하시구치에게 접근하는 여대생을 미카로 착각하게 만들지 않나. 결혼한 마사미에게 마음을 주는 여자가 있질 않나 아무튼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아,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 있다면 죄를 지은 사람이 알아서 그 죗값을 갚도록 한 것은 마음에 든다. 잔인하다 할지 모르지만 어떤 죽음이든 마음 아프지 않은 죽음이 없지만, 무차별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기에 범인에게까지 동정심을 품을 순 없었다.

 

하시구치는 정신연령이 어린아이인 듯 모든 일을 비서에게 의존하고 등장인물들이 일본소설 장르에  맞게 너무 가볍게 느껴져,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상황인데도 심각하게 생각할 수가 없는데 여기에 능력없는 마사미를 구하려는 하야카와가 가족들의 행동으로 인해 그 무게는 더 가벼워질 수 밖에 없다. 거기다 동정심 많은 살인청부업자라니, 사람을 죽이는 직업을 가지고 착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묻지마 살인"에서는 가쓰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 각 권마다 형제들 중 한 명이 결혼을 했으니 이제 남은 사람은 미카 뿐이다. 이는 시리즈가 한 권 더 나와야 된다는 건데 살인사건이 또 벌어진다는 것은 싫지만 하야카와가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좋다. 설마 "묻지마 살인"으로 시리즈가 끝난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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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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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책 제목만 보면 이런 소설이라 감히 짐작도 가지 않겠다. 낯선 세상을 그리고 있는 듯 여겨지지만 막상 첫 장을 펼치면 익숙한 세상이 펼쳐진다. 세상 일에 초탈한 듯 시니컬한 태도를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나', 그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의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홀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 보이는 '나'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인간은 사회속에서, 세상 사람들속에 섞여 살아야만 한다는 것에 그다지 영향을 받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런 '나'가 자연스럽게 사람들속에 섞여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S'가 떠나간 후 찾아온 고양이 "사라다 햄버튼"과 함께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라다 햄버튼', 그냥 듣고 보면 특이하지만 계속 발음해 보다 보면 친숙한 것이 괜찮다 싶은데, 이 이름을 지을 당시 '나'의 상황을 보면 어쩌다 보니 '사라다 햄버튼'이 된 것 뿐이라 고양이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고양이가 먹어 치운 샐러드와 LCD 화면 속에서 뛰고 있던 설기현의 울버햄튼에서 따온 이름이었으니 '나'가 처한 상황이 그 때와 달랐다면 좀 더 나은 이름이 탄생했거나, 이것보다 더 촌스러운 이름이 될 수도 있었을 터라 충분히 공감이 갈 것이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캐나다에서 한국에 잠시 와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은 '나'에게는 결코 그냥 흘려 보낼 수 없는 시간들이 된다. 나타샤가 아이를 낳는 아주 중요한 시기임에도 아버지가 '나'에게 곧 여동생이 생길 것임을, 가족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한국으로 온 것은 물론 다른 이유도 있다. 엄마와 이혼할 때 들고간 것을 '나'에게 돌려줘야 했으니까. 이것은 '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 알려줄 귀중한 선물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의 엄마가 남편이 이혼하면서 캐나다로 떠날 때 들고간 물건을 몰랐을리가 없다.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둔 것은 그것을 '나'에게 전달해 줄 사람으로 그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나'에게 아버지니까. 

 

'나'가 태어나기 전 있었던 엄마의 삶은 어떠했을까. 나는 '나'의 아버지가 '나'의 엄마에 대해 단조롭게 툭툭 던져대는 문장들속에 녹아 있는 '삶'들을 잡아내기가 힘들었는데, '나'는 아무말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나 보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일테니, 그 속에 섞여 들어간다는 것은 독자들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언제나 타인보다 한 걸음은 늦다. 사랑하는 사람이 왜 떠나갔는지 이유도 모른 채 살아가고, 사실 어렴풋이 그 이유를 짐작하지만 그 사실을 알기가 두렵다. 엄마를 떠나보낼 때조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였으나 이번에 새롭게 찾아온 사랑은 잡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역시, 무리였던 모양이다. 다행한 일은 새로운 사랑 덕분에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마음을 닫고 내려놓기 보다는 한 팔 뻗어 그것을 잡기 위해 말이라도 건넸으니까. 비록 늦긴 했지만 말이다.

 

무료한 일상이지만 일어날 일들은 다 일어나는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이는 우리들 삶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도 소설속의 '나'처럼 세상일에 좀 더 시니컬 했으면 좋겠고 가슴속에 가족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담고 있지만 툭툭 던져내듯,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사라다 햄버튼'이 옆에 있다면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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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이
김민기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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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잘 짜여진 한 편의 소설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현실에서 이런 결말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음직한 결말이다. 그렇다면 혹자는 물을 것이다. 예은이의 죽음은 현실로 다가오냐고. 맞다. 돈이 필요한 범인이 자신을 하찮게 여겨 기분이 나빴다는 이유로 예은이를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는 것 자체가 어디 현실적인가. 예은이를 죽인 범인은 잡히고 나서도 잡힌 것이 억울하고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끝난다는 것이 억울해 예은이가 당신의 딸로 태어난 것이 잘못이라는 말로 선재의 가슴을 후벼판다. 이 말이 내내 선재를 괴롭힌다. 자신의 딸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살아있지 않을까 하고.

 

선재가 예은이를 죽인 범인에게 할 수 있는 복수는 하나 뿐이다. 하늘이를 예은이가 당한 것과 똑같이 해 주는 것. 그러나 심장이 나빠 병원에 입원 중인 하늘이에게 찾아간 선재가 처음 만난 날 하늘이를 납치하지 않은 것을 보고 이 아이로 인해 선재의 마음이, 상처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와의 몇 번의 만남. 아버지가 싫고 밉다는 하늘이가 아버지라는 이유로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모습에 선재는 예은이를 죽인 범인을 마음속에서 놓아주기 시작한다. 아직은 자신이 남편이라는 자리에서 굳건히 살아가야 하니까. 살아내려면 잊어야 하니까. 예은이가 살아내지 못한 삶은 하늘이에게 돌려주고자 마음 먹었을 때 선재, 그의 마음은 모든 것을 툭툭, 놓아버린 뒤다. 아니, 하늘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게 만들었을 것이다. 무엇을 해도 이제 예은이는 살아 돌아올 수 없으니까.

 

"눈물의 아이" 이 책은 예은이의 죽음과 하늘이에게 똑같은 벌을 내리겠다 결심하는 선재, 이 선재가 하늘이의 꺼져 가는 생명을 구해주고 싶다는 결심을 하기까지의 모든 것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그렇기에 나는 책 속의 세상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뒤로 물러나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감동을 받았다는 감정 이외에 선재를 이해한다는 그 어떤 의견도 덧붙일 수가 없었다.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겪어 보지 않은 내가 그에게 어떤 위로를 건넨다 한들 그건 허공속에 사라질 언어일 뿐이니까. 선재 또한 세상 사람들에게서 그 어떤 위로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예은이를 잃었지만 이제 하늘이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해답을 얻은 선재는 부서진 행복을 다시 붙일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잘 살아낼 것이다. 비록 그저 숨만 내쉬는 삶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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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꾼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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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소설속 '나'의 맛깔스러운 이야기에 웃음이 나는데도 왜 이렇게 마음은 헛헛해지고 슬퍼지는 것일까. 모든 등장인물들이 이름으로 불리워지지 않아서? 그것은 아니다. '나'와의 관계를 따져 아버지, 어머니, 고모, 큰삼촌, 작은삼촌, 외할머니로 불리어지긴 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름 없이 불리어진다는 것이 결코 차갑게 다가오진 않았으니까. 그것보다 가족들이 처음으로 간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사고가 났을 때 크게 다친 사람들이 없는 것을 알았을 때의 행운에 대한 안도감이 단 몇 분도 지나지 않아(책속에서는 몇 분보다는 시간이 지나 있었지만 책장을 넘기는 나에게는 몇 분, 아니 몇 초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큰삼촌의 사고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러면 인생이 너무 희극같잖아, 하는 생각에 슬퍼졌다. 큰삼촌에 대한 소식이 나에게 전해준 이 가족에 대한 최초의 슬픈 소식인줄 미리 알았다면 이 책을 계속 읽었을까. 물론 계속 읽었지만 더이상 즐겁진 않았다.

 

먼 곳을 여행하며 돌아다니는 부모님을 기다리며 훌쩍 커버린 '나'의 가족은 세상의 잣대로 보면 결코 행복하지 않은,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가족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마음이 있다. 한 아이가 떨어져 죽은 곳에 들어와 살아가야 하는 곤궁함이 있지만 세상을 다르게 보지 않는 순수함이 있었다. 먼저 할아버지의 죽음이 그렇다. 또 죽음 이야기다. 앞으로도 또 죽음에 대해 언급할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의 죽음은 정말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세상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에게나 죽음은 처음이고 낯선 것이니까. 받아들이는 나에게도 어떤 이의 죽음이든 힘들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책 제목이 [구경꾼들]이어선지 '나'의 가족의 죽음 소식에도 곁에 다가갈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나'의 이야기가 벽 속의 이야기라서만은 아니라 처음부터 나의 존재가 배제되어 그런 것 같다. 할아버지의 죽음에도, 큰삼촌의 죽음에도 결코 슬퍼할 수 없는 거대한 벽을 마주한 느낌이다. 나는 '나'의 가족에 포함되지 않아서인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나'의 부모님들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나'도 구경꾼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부모님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나'는 그 때부터 구경꾼이 아닌 그 속에 속한 인물이 된다. 세월이 흐르고 어느덧 고모의 얼굴에도 주름이 늘어 할머니의 얼굴을 닮아갈 때 '나'도 어느새 훌쩍 자라 있다. 앞으로 '나'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낮게 읊조리는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에서 슬픔이 물결치고 그 세월의 흐름에 나도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되어 또 마음이 쓸쓸해진다. 

 

남아 있는 가족들이 작은 삼촌, 고모라고 불리우며 평생을 살아가는 아픔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나'가 이야기 할 때쯤이면 독자들 누구라도 이 소설 밖에서 '구경꾼'으로 서 있는 것에 어쩌면 안도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아픔과 슬픔을 느낄 일이 더 많은 것이 우리 삶이니까. '나'의 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났다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변화가 왔을 것이고 부모님이 여행하며 보내준 수많은 엽서를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나'는 좀 더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아픔을 많이 겪었지만 그래도 '나'가 잘 견뎌나가리라 믿을 수 있는 것은 '나'의 얼굴에도 주름살이 늘 것이고, 아직은 가족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삶의 고비에 이를 때마다 울타리 밖에서 나의 삶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나가' 들려주는 미래에 있을 일들이 모두 소소한 행복이라는 것을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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