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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이
김민기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잘 짜여진 한 편의 소설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현실에서 이런 결말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음직한 결말이다. 그렇다면 혹자는 물을 것이다. 예은이의 죽음은 현실로 다가오냐고. 맞다. 돈이 필요한 범인이 자신을 하찮게 여겨 기분이 나빴다는 이유로 예은이를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는 것 자체가 어디 현실적인가. 예은이를 죽인 범인은 잡히고 나서도 잡힌 것이 억울하고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끝난다는 것이 억울해 예은이가 당신의 딸로 태어난 것이 잘못이라는 말로 선재의 가슴을 후벼판다. 이 말이 내내 선재를 괴롭힌다. 자신의 딸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살아있지 않을까 하고.
선재가 예은이를 죽인 범인에게 할 수 있는 복수는 하나 뿐이다. 하늘이를 예은이가 당한 것과 똑같이 해 주는 것. 그러나 심장이 나빠 병원에 입원 중인 하늘이에게 찾아간 선재가 처음 만난 날 하늘이를 납치하지 않은 것을 보고 이 아이로 인해 선재의 마음이, 상처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와의 몇 번의 만남. 아버지가 싫고 밉다는 하늘이가 아버지라는 이유로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모습에 선재는 예은이를 죽인 범인을 마음속에서 놓아주기 시작한다. 아직은 자신이 남편이라는 자리에서 굳건히 살아가야 하니까. 살아내려면 잊어야 하니까. 예은이가 살아내지 못한 삶은 하늘이에게 돌려주고자 마음 먹었을 때 선재, 그의 마음은 모든 것을 툭툭, 놓아버린 뒤다. 아니, 하늘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게 만들었을 것이다. 무엇을 해도 이제 예은이는 살아 돌아올 수 없으니까.
"눈물의 아이" 이 책은 예은이의 죽음과 하늘이에게 똑같은 벌을 내리겠다 결심하는 선재, 이 선재가 하늘이의 꺼져 가는 생명을 구해주고 싶다는 결심을 하기까지의 모든 것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그렇기에 나는 책 속의 세상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뒤로 물러나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감동을 받았다는 감정 이외에 선재를 이해한다는 그 어떤 의견도 덧붙일 수가 없었다.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겪어 보지 않은 내가 그에게 어떤 위로를 건넨다 한들 그건 허공속에 사라질 언어일 뿐이니까. 선재 또한 세상 사람들에게서 그 어떤 위로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예은이를 잃었지만 이제 하늘이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해답을 얻은 선재는 부서진 행복을 다시 붙일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잘 살아낼 것이다. 비록 그저 숨만 내쉬는 삶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