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몇 장밖에 되지 않는 그림책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가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엄마들이 추천하는 그림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것, 저것 챙겨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명한 그림들에 반응을 보이고 점점 숲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동물들에게도 관심을 보이던 아들이 이제는 그림책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한다. 역시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자란다.   

 

 

 먹보 호랑이가 할머니 국밥이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돼지가 될거라고 결심을 했을까. 맛있다고 소문난 할머니 국밥 저도 먹고 싶어요.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호랑이가 그림책에서는 참으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크악'하며 호랑이를 흉내내어 보기도 하고, 영리한 동물들에게 당하는 모습에 재미있어 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책 먹는 여우>의 저자다. <책 먹는 여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강아지 에트나에게 남동생 봅이 생긴다. 가족들의 모든 관심이 봅에게로 쏠려 에트나는 심술이 났다. 에트나는 동생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보면 동물들이 등장하는 예가 많다. 그림책에도 주인공들이 동물들인 경우가 많은데 역시 아이 때는 동물들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동물들이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이유와 진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좀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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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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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그, 냥'. 차마 소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입 안에서 가만히 내뱉어 본다. 나는 이제 "그냥"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뱉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걸까. 강산, 차을하가 내뱉은 "그냥'이라는 말은 아무렇지 않게,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단어가 아니다. "컬링, 왜 해?"라는 물음에 벽에 기대서서 "그냥" 이라고 대답하면 굉장히 멋있을 것 같고 벅찬 감동까지 느껴질 것 같지만, 아니다 이건 너무 과장되어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컬링'은 슬픈 느낌마저 묻어나는 단어다. 사춘기 소년, 소녀들만이 쓸 수 있는 그런 것.

 

처음 "그냥, 컬링"을 통해 듣게 된 '컬링'은 내게 딱 을하가 표현하는 그대로였다. 컬링 경기를 지켜보며 엄숙함과 박진감 넘치는 힘을 느껴야 했음에도 스톤이 저만치 뻗어나가고 며루치 서인용와 을하가 마구마구 빗자루로 쓸어주는 모습을 보며 내 감정을 달리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컬링"이 하나의 스포츠를 넘어 강산에게는 가슴 뚫리는 시원함을, 을하에게는 살고 싶게 만드는 힘을 준다는 것을 안다. 내게는 결코 허락 되지 않은 감정들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꾸밈 없는 모습 속에 전설 속에서나 살 법한 추리닝은 왜 등장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박카스, 산적, 며루치, 을하의 팀 감독을 맡겠다고 나선 추리닝은 아이들의 간식이나 뺏어 먹고 별로 할 일 없이 컬링 동호회 주변을 맴돌아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러나 며루치에 의해 그의 존재의 의미가 부각된 것은 내가 단점이라 생각했던 그 무능해 보이는 모습때문이었다. 며루치가 추리닝을 사춘기의 울타리 속에 들어올 수 있게 한 이유가 어른 같지 않다는 것 때문이란다. 뭐 며루치의 말을 이해할 수는 있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아이들 곁에서 도움도 되지 않는 추리닝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왜냐고? 슬프게도 나는 어른이니까.

 

공부할 시간에 컬링을 하는 을하의 행동이 이녀석의 엄마라도 된 듯 걱정되고 을하가 컬링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을하의 엄마가 얼마나 속상해할까 떠올리게 되는 것을 보면 나는 정말 재미 없는 어른인 것이다. 그냥, 컬링을 한다는 말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외면해 버리고 말 지지리도 재미 없는 어른인 것이다. 열정, 꿈, 미래 같은 건 교과서에서나 내뱉는 단어일 뿐, 아이들에게는 현실만을 보여주는 그런 어른 말이다. 아, 이래서 내가 "그냥"이라는 말을 내뱉지 못했던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역시 재미없는 일이다.

 

박카스, 을하, 며루치, 산적이 경기에 참가한 후의 결과까지 알고난 후 이들과 작별을 했다면 나는 금세 이들을 잊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다른 소설들과 다르지 않았을 평범함 때문에 책을 덮자 바로 과거속으로 던져 버렸겠지. 하지만 "그냥 컬링"은 대회의 결과보다 '그냥'이라고 가볍게 던져도 컬링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아는 아이들의 모습만으로도 이미 나에게는 한 편의 멋진 성장소설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감정들을 선사했다. 이제 컬링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았다. 컬링 경기를 보면 이들의 모습도 함께 떠오를 것이다. 이제 나에게 박카스, 을하, 며루치, 산적이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지 지켜볼 수 있을 정도의 자격은 생긴 것 같다. 무슨 자격이라니? 그냥이지 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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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새크리피스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완결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6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이주혜 옮김 / 글담노블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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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스트 새크리피스'는 지금까지 읽어온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책이다. 첫 권 '뱀파이어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5권 '스피릿 바운드'까지 계속 비슷한 내용으로 제자리를 맴돌 뿐, 리사나 로즈에게 변화를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마지막 권인 '라스트 새크리피스'에 와서야 모든 것이 명쾌하게 자리를 잡는다. 그동안 끊임없이 디미트리와 로즈의 사랑에 장애물이 생기고 이로 인해 디미트리와 로즈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에만 시선을 맞추어 지루할 때도 많았지만 이제 이 두 댐퍼의 사랑이 끝을 향하니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가 영화가 아닌 순정 만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길 정도로 로즈를 향한 디미트리의 사랑은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물론 이들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은 아닐 것이다. 디미트리는 여전히 위험한 상황속에 놓여졌을 때 리사와 로즈 중 누구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게 될지 고민하게 될 것이고 로즈는 디미트리와의 사랑과 리사를 수호하는 일 중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로즈를 중심으로 늘 사건은 터질 것이고 그녀는 주변의 도움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라스트 새크리피스'에서 주목할 점이 또 하나 있다면 디미트리와 로즈의 사랑이외에 리사의 신변에 변화가 생긴다. '스피릿 바운드'에서 타티아나 여왕은 로즈에게 쪽지를 남겨 리사에게 가족이 더 있으니 꼭 찾으라고 했다. 이것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가 없으나 로즈는 리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이 빅토르와 로버트의 도움이라 할지라도. 이 책의 저자 리첼 미드는 빅토르의 탈출을 도운 로즈가 어떤식으로든 빅토르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이 일에 빅토르와 그의 동생 로버트가 함께 하는 방식을 취했겠지만 사실 이들이 없었다면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빅토르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가 로즈를 도와서 얻는 이점이 뭔지 자신외에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빅토르의 목적을 알 수 있게 되어 타티아나 여왕이 살해된 이해되지 않는 목적과 달리 그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리사가 여왕이 되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타티아나 여왕 살해라는 큰 사건을 만들어낸 것은 리사가 여왕이 되게 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것으로 이야기의 흐름상 부자연스럽다. 여왕 살해범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 여왕 살해 목적을 알 수 없어서 한동안 여왕을 왜 죽였지?만 생각하게 된다. 스트리고이들에 의해 모로이들이 계속 죽어나가는 긴박한 상황도 아니고 왕실의 권력 다툼이 목적도 아니기 때문에 그 목적이 불분명하다. 결론은 리사가 여왕이 되기 위해 억지로 만든 설정이라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을 꽉 채우게 된다. 거기다 리사의 동생을 찾았을 때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또 한번 당황하게 되는데 아마 내가 알고 있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리사 가까이에, 너무 가까이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모두 맞춰지게 되지만 계속 어긋나는 이 느낌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까. 마지막 권이지만 끝나지 않은 느낌? 아니 갑작스럽게 끝나는 느낌? 아무튼, 이것은 로즈와 디미트리의 사랑을 중심에 두고 리사의 성장 과정과 모로이와 스트리고이의 싸움을 외곽으로 뒀기 때문에 생긴 문제일 것이다. 로즈와 디미트리의 사랑은 순정만화, 모로이와 스트리고이의 싸움은 뱀파이어 소설, 리사가 여왕이 되기까지의 문제는 왕실의 권력다툼을 다루고 있어 주변으로 시선이 퍼져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다. 그러나 로즈와 디미트리의 사랑이야기만으로도 나에게는 꽤 괜찮은 소설이었다. 억지로 만든 것 같지만 다른 결말도 괜찮았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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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엄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0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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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쓰와 아내가 처음 만난 날이 잊혀지지 않는데 이것이 모두 만들어낸 이야기란 말인가. 열쇠를 잃어 버려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내에게 데쓰는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했다. 열쇠가게를 하는 데쓰가 그녀의 집 문을 열어주었음에도 그는 "집이 어디냐?"고 물은 것이다. 데쓰는 첫 눈에 그녀에게 빠져버렸고 앞뒤 상황을 따질 여유도 없이 그런 질문을 하고 말았다. 풋, 웃음이 날 정도라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이것이 모두 거짓이라면, 휴~ 한숨이 나온다. 그러나 까마귀의 엄지를 떠올리면 데쓰부터 생각나는데 이까짓 지어낸 이야기가 뭐란 말인가.

 

사기꾼을 까마귀라 한다 했다. 처음에는 까마귀에 엄지가? 책 제목이 좀 이상했다. 분명 내가 모르는 뜻이 있겠지 했는데 역시,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영어의 속담을 인용해서 사기꾼의 능력 같은 것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서야 데쓰가 손가락을 가족들에 비유하며 설명할 때 알았다. 데쓰만이 다케자와, 야히로, 마히로, 간타로의 마음을 제대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데쓰가 타인이 만나 엮어진 이 가족의 가장이라는 것을 말이다.

 

처음에 데쓰와 다케자와가 은행 앞에서 한 남자에게 사기를 칠 때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와 같은 장르의 소설인 줄 알았다. 다케자와와 데쓰의 행동이 나쁘긴 했지만 꽤 유쾌했다. 내가 피해자였다면 화가 났겠지만 왠일인지 다케자와와 데쓰가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데쓰와 다케자와, 야히로, 마히로, 간타로와 함께 한 '앨버트로스 작전'도 그럴듯 했고 멋졌다. 그 시기가 어설펐을 뿐이지 성공확율도 높아 보였다. 다케자와가 히구치한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중에 '앨버트로스 작전'을 실행에 옮겼으니 그 누가 속았겠는가. 이 작전이 성공만 했다면 사채업을 하는 나쁜 놈들도 혼내 주고, 돈도 얻고, 더이상 도망다니지 않아도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는데 아쉽다. 아니지, 그리 아쉬워 할 것은 없을지도. 이 작전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럴듯한 성공이었으니까. 그래, 아주 그럴듯한 성공.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이었지만 좀 더 감동적인 결말로 이끌어 갈 수 있었는데 작가 미치오 슈스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야히로, 마히로 자매도 데쓰처럼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쓸쓸한 퇴장으로 야히로, 마히로, 간타로, 다케자와가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통속적인 눈물, 콧물 다 짜 내는 그런 드라마 같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아서 아쉽다. '앨버트로스 작전'이 성공하지 못한 것보다 더 아쉽다. 때론 이 소설안에서는 통속적인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렇게 마음이 쓸쓸하지 않았을 테니까. 나도 안다. 지금과 같은 결말이 가장 멋지다는 것을. 그래, 이기적이게도 내 마음 편하자고 해 본 소리다. 아직은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이니 앞으로는 우는 날 보다, 아픔이 있는 날보다,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런 결말 정도는 괜찮겠지?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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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훔치다
조완선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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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대장경'을 둘러싼 의문의 죽음들. 그 첫 시작은 구년 전 마에다의 죽음부터였다. 그의 죽음이 '초조대장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라부와 그의 손녀 하야코는 마에다가 죽기 직전까지 모아 놓은 자료와 그의 행적을 토대로 '초조대장경'을 찾아나선다. 이라부와 하야코가 마에다로 인해 '초조대장경'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하야코가 개성에서 가져온 일본 호리꾼들이 현화사비 근처에 은닉한 도굴품 중 하나인 족자 두루마리에 '초조대장경'의 경판이 존재하고 있다고 언급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거기에 마에다의 죽음이 정말 '초조대장경'의 경판이 실존하고 있을까의 의구심에 확신을 심어준다.  

 

그런데 '초조대장경'을 향해 집념을 불태우는 사람은 이라부와 하야코만이 아니다. 장기봉과 그의 손자 장재석 또한 감히 '초조대장경'에 욕심을 낸다. 하야코보다 조금 뒤 개성에 도착한 장재석이 '초조대장경'을 언급한 누런 족자 두루마기를 찾아 이라부와 하야코의 발자취를 따른다. 솔직히 일본인보다 우리나라 사람인 장기봉과 장재석이 '초조대장경'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지만 시종일관 이라부와 하야코보다 한 걸음 뒤에서 쫓아가는 장기봉과 장재석이 썩 미덥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천년의 보물을 얻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터, 종국에는 누가 초조대장경을 손에 넣게 될지 두고보면 알 일이다.

 

이런 장르의 소설은 역사를 토대로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며 탄탄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작가도 이미 언급한 이야기다.) 솔직히 여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선은 이라부와 하야코, 장기봉과 장재석의 삶이 닮아 있고 그들이 초조대장경을 찾아 옮기는 발걸음이 유사하다. 자료를 모으는 과정이나 이 자료를 토대로 초조대장경이 있을 곳을 유추하는 과정이 똑같지는 않으나 조금의 차이만 있을 뿐 이들은 똑같은 결과를 내놓는다. 작가가 초조대장경을 찾는 과정을 중요시했다면 긴박감 넘치는 한 편의 멋진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으련만 '천년을 훔치다'는 처음엔 초조대장경이 실존하는지의 여부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그 뒤엔 초조대장경이 어디에 있는지, 그 실체가 세상에 드러날 수 있는지에 촛점을 맞춰 책장을 넘기는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초조대장경을 갖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라부와 하야코, 장기봉과 장재석의 생사에 관심이 가지만 결국 초조대장경은 천년의 보물로만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 결말 또한 예측 가능하다.

 

천년의 보물인 '초조대장경'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사건은 결국 장각 스님의 말처럼 인간의 탐욕에 의해 벌어진 것이다. 아무리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도 초조대장경을 갖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일들이 벌어져서는 그 빛갈이 퇴색될 뿐이다. 초조대장경이 세상에 드러나야 한다는 장각 스님과 초조대장경의 가피로 새로운 세상, 불심으로 가득한 새로운 천년의 새벽을 맞이해야 한다는 선광 스님은 초조대장경을 바라보는 인간의 욕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입이 싼 장재석으로 인해 사람들은 초조대장경이 더이상 전설속에서나 존재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초조대장경이 안전한 곳에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당당하게 빛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초조대장경이 이렇게 음지에서 존재하는 한 하야코와 장재석을 비롯한 도굴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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