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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
이은숙 지음 / 높은오름 / 2008년 7월
평점 :
시대는 1930년대 일제시대, 조선이 암울한 상황이긴 하나 인간의 의지만으로 꼭 독립을 이뤄낼 것이란 희망이 있다. 물론 "스타테이라의 검"인 황금의 검이 조선에 들어간다면 천하를 지배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 검을 손에 넣지 못해 조금 아쉽긴 하다. 이 검을 노리는 이들은 또 있다. 천하를 지배할 욕심에 일본군 '타치바나'는 마약상인 두웬성과 손을 잡고 해성일행과 일전을 벌리게 된다.
혹자는 "일제시대에 왠 보물사냥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나도 시대를 생각해보고는 이 책에 등장하는 유미처럼 전설일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했었으니까. 그러나 "쉐도우" 이 책은 영화 "놈놈놈"을 생각나게 했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시대적 배경도 1930년대, 정체불명의 지도 한장을 놓고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그리고 일본군까지 가세해 지도가 가리키는 곳으로의 질주가 시작되니까. 영화를 보는내내 유쾌했지만 무엇보다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일본군이 많이 죽고, 일제시대이지만 저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1930년대라고 하면 일제시대에 핍박받던 조선인을 그리게 되는데 격동기를 살아가는 세 남자가 만나게 되는 운명이 이 시대와 무관하지 않기에 "쉐도우"도 그저 판타지라고 가볍게 볼 책이 아니었다.
물론 영화는 조선의 독립자금을 대기 위해 주인공이 보물사냥꾼을 자처하며 위험한 상황에 빠지진 않는다. 서로의 욕심으로 똑같은 것을 쫓게 되는데 "쉐도우"에는 명분이 있다. 천하를 지배할 수 있다는 황금의 검을 손에 넣어 조선을 독립시키겠다는 해성, 건, 산, 유미, 오종록 교수의 강한 의지, 그에 반해 천하를 지배할 욕심을 가진 일본군의 야욕. 조선의 독립을 놓고 일본군과 한판 대결을 벌리기에 시대적인 상황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배우인 '건'은 두웬성의 협박으로 마약을 운반하게 되고 그 곳에서 유미와 해성, 산을 만나게 되지만 이미 예전에 두웬성의 도박선에서 보물을 훔쳐간 해성을 만난적이 있다. '건'이 계속 두웬성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 모험을 통해 '건'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크게 성장한다. 이 모험은 호기심만으로 따라나서기엔 너무나 많은 위험이 있었다. 유미에 대한 마음에 선뜻 따라나섰겠지만 건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해성은 천하무적, 완전 백마 탄 왕자님처럼 등장하여 어느 여자가 봐도 반하게 생겼는데 역시 이야기의 흐름은 유미와 이어지는 것으로 이야기로 끝이나려나 보다. 저자가 "쉐도우"의 속편을 생각하고 있다니 이 두 사람이 또 어떤 모험을 겪게 될지 궁금하다.
"황금의 검"이 세상에 나타났다면 책의 결말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황금의 검을 얻기 위한 목숨을 건 모험, 함께 하고 싶을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나저나 오 교수가 가장 많은 수난을 겪은 것 같은데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몇 번의 납치, 해성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멋지게 탈출할 수 있겠지만 이런 끔찍한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야겠지. 주인공들의 이 모험후의 삶들이 어떻게 변화되었을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벌써 아쉽다. 해성과 함께 하는 유미, 수많은 시간을 그와 함께 하며 어떤 모험을 하고 있을까,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함이 왜이리 억울한지, 마지막 책장을 덮기가 싫어 오 교수의 발굴 작업에 데려가 달라고 떼쓰고 싶어진다. "쉐도우"의 속편이 그리 늦지 않게 나오길 기대하며 아쉬움 마음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