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다 괜찮다" 내가 요즘 이 말을 얼마나 듣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가족들조차 타인으로 느껴져 외로웠는데 공지영, 그녀의 이 한마디는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이 책에 언급된 그녀의 책들 중 읽어본 것이라면 '즐거운 나의 집'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뿐이다. 읽어보지 못한 책들때문에 인터뷰의 내용이 어려웠나 하면 그건 아니다. 어쩌면 이렇게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는지 존경심마저 들 정도라 독서토론회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편하게 차 한잔 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기도 하여 내내 나는 편안하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조금씩 아껴가며 맛있는 음식을 먹듯이 그녀의 이야기를 조금씩 음미하며 읽었다. 가끔 타인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야 할때가 오면 어떤 말을 해 줘야할지 머뭇거리게 되는데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 해도 좋으련만 내 앞을 막아선 많은 문제들로 인해 그마저도 쉽지 않다. 사람들은 "왜 별것도 아닌일에 신경을 쓰느냐, 죽을 힘이 있다면 그 힘으로 살아내야 한다" 등 입바른 소리들을 잘한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타인의 큰 상처보다 내 손의 작은 가시가 더 아프게 느껴지듯이 그렇게 무심할 수가 없다. "죽고 싶은 마음을 사는데 쓸 수 있는 방법을 알 수만 있다면 죽으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는 글을 보며 나 또한 그런 입바른 소리를 해 왔었기에 나의 마음 밑바닥속에도 타인이 나를 바라보던 그 시선이 있음을 알고 반성하게 된다. 우리나라 문학책들을 보면 어려운 문장들을 나열하여 읽는 것이 곤혹스러운 책들이 많다. 그러나 공지영, 그녀의 책은 가슴까지 와 닿는 좋은 글들이 많아 공감하며 읽게 된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수준이 낮다고 누가 말할 수 있으랴.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책은 외면받기 마련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읽으며 잠시의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문장을 몇 번을 꼬아 문장의 의미만을 생각하다 덮게 되는 그 책들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받은 나 자신과 대면하여 울음을 터뜨릴 때 "괜찮다,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들은 만나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한다'고 말하는 책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나는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그녀의 책을 읽는다. 다른 질문을 해도 종교, 가족 등 같은 대답을 하게 되는 상황이 몇 번 있지만 이것을 제외하고 너무도 괜찮은 책이라 '위로 3부작'의 완결편이라 이름 지어도 괜찮을 것 같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는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녀가 나에게 주는 편지, 그런 느낌을 나도 받을 수 있을까. 내가 개인적으로 그녀를 만나도 이끌어낼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과 대답. 가까이에서 함께 듣는 듯 시종일관 유쾌했다. 이렇게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야할 때가 있다면 "괜찮다, 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심각하지도 않는데 뭘 신경쓰냐?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보다 이 한마디는 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한 힘을 전달 할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