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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더 좀비스'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세이와 여학교의 가나코가 합류했다. '더 좀비스'의 멤버중 아기나 순신, 미나가타, 야마시타 중에 한명과 가나코가 사랑을 이루었다면 더 설레었으련만 아쉽게도 멋진 아기의 모습에 가슴만 두근두근거릴뿐, 이렇다할 로맨스는 없어 아쉽다. 뭐 그래서 더 유쾌, 상쾌, 통쾌했을지도 모르지만.
가나코의 가정교사 아야코가 학교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얼마전 아야코는 불륜상대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어서 가나코는 아야코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거기다가 아야코 언니가 믿을만하다고 추천한 나카가와의 행동 역시 뭔가 석연치가 않다. 가나코가 아야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것 같다며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했을 때 분명 나카가와는 누가 지시내렸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가나코를 오래 잡아두었고 몇 명에게 지시를 내려 가방을 탈취해오라 시켰다. 너무 바보같은 짓이 아닌가. 오만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이지만 운명처럼, 끌려간 공사장에서 가나코는 '더 좀비스'의 멤버들을 만난다. 나쁜놈들을 응징하는 순신의 모습은 이번에도 너무 멋졌다. 히로시가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좀비스'는 무언가 몰두할 일이 필요했고 가나코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건을 맡고자 나서게 된다. 분명 위험한 일일텐데 정의를 위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주저없이 그들은 일어선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게이오대 법학부에 진학했던적이 있어서 그의 대부분의 책에 법학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야코 역시 법학부에 재학중에 죽었고 그녀의 불륜상대 역시 매스컴을 통해 연예인보다 더 인기있는 다니무라 교수로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한다.
에세이 축제와 관련하여 권력과 결탁하여 온갖 비리에 연류된 실행위원회, 비록 나카가와 개인의 욕심이지만 학생들 또한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서 암묵적으로 실행위원회의 행동에 수긍해왔다. 사람의 생명을 자신의 손아귀에 주무르며 악행을 일삼아온 나카가와가 벌을 받았긴 하지만 여전히 사회 구석구석 '악'이 만연하고 또 누군가 나카가와를 대신하고 있을 것이다. 고등학생인 가나코를 납치하는 나카가와를 보면서 'SPEED'의 내용이 너무 끔찍하게 느껴지고 '더 좀비스'가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것이 솔직히 현실감있게 다가오지 않지만 가슴이 뻥 뚫릴정도로 통쾌하게 해결하기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제 가나코를 통해 세이와 여학교에서 '더 좀비스'의 두번째 조직이 탄생한다. 비록 가나코가 더이상 '더 좀비스'와 함께 하지 않지만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함께 정의를 실현하니 제 2의 '더 좀비스'라고 이름붙여줘도 될 것 같다. 순수한 사람들이 많은 이 세상에 제 3, 제 4의 '더 좀비스'가 만들어져서 사회가 좀 더 살만해졌으면 좋겠다. 이거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