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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크와 티아, 애덤, 질, 이제 이들은 예전과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티아는 온 정성을 기울여 아이들을 사랑하면 된다고 끊임없이 되뇌이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애덤과 질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성장과정을 겪었기에 모든 것들이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 스펜서의 죽음 이후 달라진 애덤, 친구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겨서 달라졌다고 하기에는 비밀이 많아 보인다. 애덤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마이크와 티아가 한 행동은 이후 애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애덤에게 신뢰를 잃는 행동이었다. 아이가 위험에 빠져서 죽기라도 한다면 어쩌냐는 반대 의견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애덤을 위험에서 구해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애덤을 믿고 기다렸다면 좀 더 긍정적인 결말을 얻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 모든 것이 가정이긴 하지만 단 두 통의 이 메일이 일으킨 폭풍은 정말 그 누구라도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할런 코벤의 '아들의 방'은 매리앤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매리앤의 죽음과 애덤의 이야기의 접점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변호사인 티아가 매리앤의 사건을 맡는 것인지. 매리앤의 죽음으로 알게 된 모든 사실들이 독자들에게는 반전과 같았다. 내시가 저지르는 살인이 너무 끔찍해서 한 곳으로 좁혀오는 그의 행동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작가는 매리앤을 죽인 내시를 그대로 노출시킨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을 찾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니란 얘기다. 내시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행동을 하고 있고 그가 가야만 하는 곳에 대체 무엇이 있을지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타인에 의해 삶이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인생을, 삶을 열심히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수전 로리먼, 조 루이스턴, 가이 노박, 매리앤, 야스민, 마이크, 티아, 애덤, 질, 스펜서 등 가까이 사는 이웃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놀라게 될 것이다. 한 마을에서 여러 사건이 그것도 아주 끔찍한 사건이 연이어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지금 당장 가족들을 집에 보낸 후 현관문을 잠그고 영원히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게 될 것이다. 수전 로리먼이 개인적으로 겪은 사건만이 작가 할런 코벤에 의해 만들어진 결말이었다. 우연과 운명이 강하게 작용하여 수전의 아들을 살리는 긍정적인 결말을 만들어냈다.
마이크와 티아, 애덤, 질, 이 가족이 이번 사건으로 모두 죽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수많은 우연과 인연에 의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예전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없을지라도 가족들이 함께 있을 수 있는 결말을 맞게 했다. 우정을 지키려고 노력한 애덤과 아들을 지키려고 목숨까지 건 마이크, 질을 지켜주려 한 티아, 엄마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한 질,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이들은 차디찬 땅속에 묻혀 있게 되었을 것이다. 가족의 사랑만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약하기만 한 가이 노박도 딸 야스민을 위해 목숨도 내어 놓을 수 있는 부모인 것이다. '아들의 방'은 자식을 지키려는 부모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정의'에 위배되지만 자식을 위해 그 어떤 거짓말을 해도 이해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완전하게 세상에 밝혀진다고 해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로렌 뮤즈가 어떤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아무말 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들도 그냥 조용히 덮어두면 된다. 이제 모든 사건은 끝을 맺었으니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