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 -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혁이 그림으로 그려낸 30권의 책
김지혁 글.그림 / 인디고(글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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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는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그림과 함께 담아냈지만 전문적으로 평론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나 에세이 장르의 책은 아니다. 한 권의 책을 설명하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해, 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 책의 저자 김지혁이 보여준 세상은 타인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 보는 평범한 느낌만을 전했을 뿐이다. 저자는 타인과 다양하게 소통하지 않는 직업을 가졌기에 자신의 울타리 너머의 세상에 대해 들려줄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 바쁘고 힘든 일상 생활 중에 책 속에서 위안을 찾고, 책을 통해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이 느낀 감정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길 바란다.

 

저자 김지혁이 소개해 놓은 책들 중 같은 책을 같은 감정으로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반가움이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한 장의 그림속에 수많은 언어들과 감정들을 담아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과도 소통하길 원하는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어린 시절부터 읽어온 책들 중 '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 이 책에 담고 싶었던 책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마감에 쫓겨 바빴을 텐데도 한 권, 한 권 마음에 담아 둬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 분주했을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한 권의 책에 담아내지 않기 위해 추려내기 보단 분명, 담아내기 위한 이유를 찾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책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지금은 방황했던 사춘기 때의 십대, 확신이 없었던 20대, 일에 바쁜 지금의 일상까지 수업시간에 몰래 읽었던 '상실의 시대', 출간되길 기다린 '해변의 카프카'를 읽었을 때의 감정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섰을 때 또 이와 같은 책을 출간한다면 저자는 어떤 느낌의 책들을 보여줄까. 아직은 살아갈 날이 많아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 과거를 돌아봤을 땐 지금과 다른 느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젊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감정들이 대부분을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타인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책들 위주로 자신의 감정을 담아낸 '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는 작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해 조금 아쉽게 느껴진 책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이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세상은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 다르지 않아 그런 평범함이 좋았으나 많은 것들을 보여주지 못한 채 조각, 조각 나뉜 작은 부분만을 보여줘 더 많은 것을 보지 못해 아쉽게 느껴진 책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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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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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 소이치로의 꿈이 키리바시 공화국에 가서 사는 것이라고 했을 때 그냥 웃고 말았었는데 어떻게든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지는구나. 미타가 요코야마 겐지에게 사기를 당할 뻔 했을 때만해도 인생이 참 우울하겠다 싶더니만 왠걸 요코야마와의 만남이 없었다면 미타는 결코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니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아버지를 향한 복수심으로 10억엔을 훔치겠다는 목표를 세운 치에. 우연히 후루야의 도박장(미타의 이름으로 빌린 아파트)에서 치에를 만나게 된 미타는 그녀의 계획을 들은 후 10억엔을 훔치는 일에 동참하게 된다. 그런데 미타는 왜 그녀와 함께 했을까. 총구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를 보면서 미타를 움직인 원동력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오롯이 미타 자신으로 봐주는 동료들? 아니, 그것보다 그는 키리바시 공화국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미타? 어디의 미타? 누구의 미타?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봐 주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미타라는 이름을 들어도 아무것도 떠올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는 그런 곳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것이다. 느리게 움직여도,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없어도 상관 없는 곳에서. 요코야마? 그의 이야기는 아직 하지 말자. 치에를 어떻게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계획에 동참하는 모양인데, 그의 마음이 조금 순수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은 믿을 수가 없으니까.

 

치에는 아버지를 미워한다고 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아버지가 조폭들에게 죽임을 당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아버지 곁에서 일을 돕는 남동생 다케시에 대한 애정이 깊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다. 날 좀 봐 달라고 소리치고 있지만 아버지 시라토리는 치에에게 관심 따위 없다.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버지를 무너뜨리는 일 뿐이다.

 

10억엔을 훔치기 위한 치에의 계획은 꽤 거창하고 치밀하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을 뒤집어 엎을 정도로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이도 있다. 바로 치에의 아버지 시라토리다. 그는 치에의 계획을 알아차린 후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 차이나 트레이딩의 왕 씨와 장 씨 그리고 조폭 후루야까지 이 돈을 노리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태연하다. 턱 밑에까지 위협을 느꼈을 땐 그도 조금쯤은 후회를 했을 테지만, 차이나 트레이딩의 중국인들이 돈을 빼앗으려는 순간, 어떻게 해야 이 돈이 모두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는지 떠올릴만큼 대담하고 대단한 사기꾼이다.

 

돈이 여기쯤있겠지 하고 보면 상자에 돈은 들어있지 않고 쓰레기만 가득 들어차 있다. 이 상자들을 후루야가 두 번이나 가져갔으니 미쳐 날뛰는 것도 당연한 일, 서로 속고 속이며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10억엔의 현금을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누구 하나 죽어나가지 않을까 긴박감이 흐른다. 독자들이 어떤 결말을 원할지는 뻔하다. 10억엔을 치에와 미타, 요코겐이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을 뒤로 하고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누구나 만족할 최상의 결말을 이끌어낸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으며, 후루야에게 일어난 불행한 사건을 비밀로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그리 억울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쯤이면 후루야가 자신이 쫓은 돈의 행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요코겐만 불쌍해지겠네. 어쩌면 후루야에 의해 행방불명 될지도 모르는 일, 어서 미타가 있는 키리바시 공화국으로 떠나는 것이 어떤가 요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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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며 랄랄라 우리 율동 동요 소리 나는 동요 그림책
애플비북스 편집부 지음, 이른봄 그림 / 애플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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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모양을 한 책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애플비에서 출간한 '랄랄라 우리 동요'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책인 것 같다. '랄랄라 우리 동요' 책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사 주고 싶었으나 큰 소리에 울음을 터뜨리는 이유로 미루다가 아이가 좀 더 크고나니 너무 어린 아기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하여 결국 포기하고 말았었다. 그런데 '춤추며 랄랄라 우리 율동 동요' 이 책이라면 7세까지도 아이가 좋아하겠다 싶어 반가웠다. 아들은 하루만에 고장나겠다고 잔소리를 해야할 정도로 집중해서 노래를 듣는 데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웅얼웅얼 노래도 따라 부른다. "주전자"가 나오는 동요를 제일 좋아하는데 다른 말은 들리지 않고 "주전자"라는 소리는 제법 발음을 잘한다.

 

노래를 듣고 싶다면 스티커로 붙여 놓은 곳을 누르면 되는데 노래의 주제에 해당하는 것을 스티커로 붙여 놓아 쉽게 알 수 있게 해 놓았으며 그 옆에는 개구리의 발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이 누르면서 놀 수 있게 해놨다. 8곡의 동요가 담겨져 있으며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발음이 불분명한 부분이 없이 선명하게 들리며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들을 담아 놓았다. 보드북이고 라운드 처리를 해 놓아 책에 손이 베일 걱정도 없다. 그리 무겁지 않으니 들고 다니기도 적당하다. 선명한 색깔의 그림들과 가사, 율동까지 담겨져 있어 아이 혼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혹시 수명이 다하면 노래를 못 듣는 것은 아닌가 괜한 걱정을 했는데 건전지를 교체하여 들을 수 있으니 오랫동안 사용하는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노래를 듣고 싶으면 ON을 켜서 들으면 되고 듣지 않을 때도 그냥 두면 되지만 OFF를 해 두면 잘못 눌렀을 때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할 수 있다. 노래가 흘러 나올 때 듣고 싶지 않다면 한 번 더 누르면 꺼진다. 다른 노래가 듣고 싶으면 바로 다른 것을 누르면 된다. 사용법을 일러주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혼자서 이것저것 해 보더니 어떻게 하면 되는지 다 알아버릴 정도로 이 책은 사용방법이 간단하다. 책이 참 예뻐서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는데 나의 어린 시절에는 왜 이런 것이 없었는지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 정도다. 아, 물론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아이를 낳은 후 동요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부르니 즐겁고 아이가 훌쩍 크는 모습에 이런 행복이 금방 사라지진 않을까 겁이 날 정도다. 아이가 자라면 '춤추며 랄랄라 우리 율동 동요'를 들었던 기억마저 잊게 되겠지. 그리고는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 후 아이를 낳게 되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때쯤이면 손자를 보고 할머니 소리를 듣게 될 나, 아이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러겠지. "네 어릴 때 이것을 들으며 엄마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율동을 했다"라고. 이런 생각을 하니 서글퍼지지만 이 책이 이렇게 몇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었으면 한다.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이 있다면 좋을테니까. 역시 삶은 이렇게 흘러가갈 수 밖에 없겠지. 노래를 듣고 있지 않으나 아이의 웅얼거리는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웅얼웅얼, 웅얼웅얼(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으나 아이는 나름대로 제대로 발음하고 있을 것이다)

주전자(이 소리만 명확하게 들린다), 웅얼웅얼, 웅얼웅얼......

 

"개구리 소리"하며 책을 찾는 소리도 들린다. 아이에게는 이 책이 개구리 책이다. OFF 해 뒀더니 "고장, 고장"이란다.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요즘, 이 책은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큰 소리를 친다. 아이의 보물 중 하나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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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네이트 1 - 교실은 내가 접수한다 빅 네이트 1
링컨 퍼스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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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고 말할 것 같은 프랜시스, 오징어 해부 시간에 오징어 다리를 코 밑에 대롱대롱 달고 있는 모습을 본 후 친한 친구가 된 테디, 네이트의 행동을 선생님께 고자질 하기 좋아하는 지나, 네이트가 좋아하는 제니, 제니와 사귀는 아터,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한 행동때문에 선생님에게 분홍색 벌점 카드를 자주 받는 네이트, 이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학교는 그리 무서운 곳이 아닌, 활기차고 재미있는 일도 많은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모두 네이트 덕분이긴 하지만.

 

어떤 이의 눈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고 마음에 있는 말을 직설적으로 툭툭 내뱉으며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선생님의 별명이나 만드는 무례한 네이트를 곱지 않게 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네이트는 너무나 순수해서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숨기지 못해 말썽이 잦은 그야말로 네이트의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어른들의 시선속에 갇혀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아이로 보인다.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을 지내던 네이트에게 테디가 준 한 포춘 쿠키의 점괘는 자신의 세상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아침부터 사회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프랜시스 덕분에 오늘 사회 시험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며 어떻게 하면 사회 시험을 치지 않을 수 있을까 멋진 계획을 꾸미고 있던 네이트에게 사회 시험이 없다는 소식은 안도감이랄까(네이트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험이란 늘 사람을 긴장시키는 것이니까), 행복해진 기분이랄까 그랬는데, 하여튼 이런 기분도 잠시 테디가 준 포춘 쿠키의 점괘 덕분에 네이트는 아주 완벽한 하루를 꿈꾸게 된다.

 

배가 푹신한 교장 선생님과 부딪쳤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건 어쩌면 경고였는지도 몰라. 네이트에게 그야말로 우울한 하루가 될 것이라는. 그렇지만 "오늘 당신은 모두를 압도할 것이다"는 도시락을 잊고 가져 오지 않았다는 우울함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아니, 다른 모든 것들을 잊게 한다. 무엇을 하든 오늘은 나의 하루가 될 것이라잖아.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하루가 된다는데, 아니 될 뻔 했다고 해야겠지. 아무튼.

 

"교실은 내가 접수한다고?" 교실이 네이트, 너를 접수하겠다. 용수철 머리를 해서 그런가 어찌 이리 제멋대로 튀어나가기만 하는 것인지. 깍지콩을 먹어 신기록을 만들어 보겠다는 이 철부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아이들의 음식에서 깍지콩을 얻어 오는 프랜시스와 테디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어떤 일에 나서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진짜 친한 친구라니까. 니콜스 교장 선생님이 미끈거리는 깍지콩 국물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네이트의 하루는 더이상 우울해질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네이트의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은 아, 마, 도 체육 시간이었을 것이다. 존 선생님의 반바지를 입고 그 안에 수건들을 채우고 나온 네이트의 모습은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나를 즐겁게 했다. 아, 물론 네이트는 즐겁지 않았겠지.

 

네이트는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오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장난의 정도가 지나칠 때도 있다. 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하고 거침 없는 네이트의 행동때문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님의 별명을 만들어 상처를 주고 "지나는 저 나불대는 못된 입을 닥치고 있어야 해요!!"라고 마음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내뱉어 지나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것은 제니를 사랑하는 마음에 상처를 준 지나가 먼저 잘못을 했으니까 지나에게도 잘못은 있는 것이고, 네이트 정도의 나이에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나이라서 아, 이때의 아이들은 이랬구나 이해하게 된다. 지나고 나면 왜 그랬을까 후회하겠지만 그것이 커 나가는, 어른이 되는 과정일 것이다. 네이트는 자라면서 지금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잊혀져 갈 것이다.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말썽만 부리는 네이트를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고 대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있어 네이트의 일상이 유쾌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과 선생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네이트의 속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 프랜시스와 테디, 제니, 지니 등의 아이들보다 네이트에게 더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 누가 네이트를 미워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나의 어린 시절에도 네이트 같은 친구는 있었다. 덕분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도 많다. 네이트는 친구들이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 웃음짓게 하는 그런 추억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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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소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3 링컨 라임 시리즈 3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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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해 버리다니, 링컨 라임이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 있을까.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뛸 수 없지만 사건 해결 능력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그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수술을 받아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상태가 되면 색스와의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는 마음만은 현재 유일하게 그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라임이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의 곁에 머물기 원하는 색스와 그녀와의 사랑에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싶은 라임 사이는 과거 두 사람이 만났던 그때 보다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수술을 받기 위해 태너스코너에 온 라임과 색스에게 곤충소년 개릿을 찾아달라는 의뢰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라임과 색스가 맡는 사건들 중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을 본 후 이 사건도 소설 속의 한 장면이라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라임은 증거들이 보여주는 것만 믿는다. 그와는 달리 색스는 사람들이 드러내지 않는 내면의 진실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라임은 의뢰 받은대로 한 소년을 죽이고 메리베스와 리디아를 납치한 개릿을 잡는다. 그러나 색스는 개릿을 탈옥시키고 그와 함께 개릿이 메리베스를 숨겨 놓은 곳으로 간다. 이제 살인자의 손에서 색스를 구하기 위해 곤충소년 개릿과 라임의 숨막히는 대결이 시작된다. 개릿의 탈옥을 돕는 색스를 보면서 그녀가 개릿의 눈을 보며 느낀 것들이 모두 맞기를 바랐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 또한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라임이 믿는 그 증거란 것은 한 사람을 전혀 다른 인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도 함께 지닌다. 이 마을의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곤충소년 개릿은 개미 한 마리도 소중하게 여기는 소년이다. 정말 이 아이가 말벌로 사람들을 죽였을까. 손톱을 튕기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개릿이 좋아한다는 메리리베스는 왜 납치한 것일까. 그의 말대로 정말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려 했을까. 모든 의문은 곧 라임에 의해 해결이 되지만 색스가 제시를 죽였을 때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라임도 어쩌지 못하는 사건이 아닐까 절망했다. 개릿이 삽으로 빌리를 죽였다는 메리베스의 말을 들은 후 그녀가 믿을 수 있는 진실은 없었다.   

 

개릿은 경찰에게 붙잡혔을 때 메리베스를 어디에 두었는지 진술하기를 거부했다. 그녀를 그대로 둔다면 굶어죽거나 질식해서 죽을 것이므로 개릿이 메리베스가 어디에 있는지 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지만, 아니 어쩌면 그냥 죽게 놔둘수도 있겠다. 위험한 사람들 손에서 죽어가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니까. 그런데 개릿보다 메리베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려는 경찰들의 초조함이 극에 달한다. 메리베스를 찾는 게 중요하다 하겠지만 뭔가, 그들이 숨기는 뭔가가 있다.

 

색스와 개릿의 뒤를 쫓으면서도 제시의 색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개릿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함께 하는 색스에게 신뢰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에 대한 호감일까? 색스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를 폭발시키는 루시 또한 그 마음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유방암으로 수술을 한 후 느낀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에 대한 배신감을 색스에게 모두 분출한다. 컬보, 숀, 토멜 일당과 메이슨의 위협에 더해 색스를 죽이려고 하는 루시의 맹목적인 분노는 이 사건의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리디아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에 왜 꽃을 놔 둔 것일까. 이곳에서 개릿에게 납치당하는 리디아를 보면서 경찰들이 이 위험한 곳에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게 해 놨다는 것이 놀라웠다. 살인범인 개릿이 그곳으로 올 것이라 생각지 못했던 것일까. 리디아까지 개릿에게 납치당한 것이 안타까웠다. 이 마을 모두가 무대에 올려진 한 편의 연극을 보여줬다는 것을 알게 되면 머릿속에 들어 있던 내가 믿었던 진실들이 와르르 무너지지만 그때까지는 리디아가 납치당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었다. 

 

하나의 사건이 여러 개의 사건과 맞물리면서 절묘한 타이밍으로 명쾌하게 해결되어 버리는 '곤충소년', 라임이 아니었다면 해결 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끝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 또한 분명 명쾌하게 해결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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