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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 김영갑 5주기를 추모하며
양인자 외 지음, 김영갑 사진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아홉 명의 아줌마들이 제주도에 다녀왔다.
한 달에 한 번, 부부동반으로 남편의 고등학교 동기 모임이 있었다.
몇 년 동안 우정을 다지며 모임을 가졌드랬는데 어느 날 요즘 아이들 말로 하자면 남자들이 배신을 때렸다.
부인들이 끼여 있으니 저녁식사를 하고 좀 진한(?) 진도를 나가기가 어려웠는지 여자들을 따로 모이라는 것이었다.
남자들의 좁은 소견(내 생각에는 그렇다는 말이다)에 몇 번 모이다가 말겠지, 생각을 했을 터이다. 그런데 이 여자들이 너무 재미있게 모임을 이끌어 오지 않았겠는가.
오히려 남자들 모임이 시들해지는 조짐을 보였다.
두해 쯤 지나자 다시 합치자는 것이었다.
물론 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리를 높였다. “아, 됐거든!”
그 여자들이 뭉쳐서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제주도에 다녀왔다.
이번에 제주도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일정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가 보는 것이었다.
김영갑은 1957년 부여에서 태어났지만 제주도를 사랑하여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가이다.
그는 루게릭 병으로 갔지만 나는 그의 사진을 보면서 그가 신의 노여움을 사서 더 이상 이 세상에 남아있지 못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주의 중산간을 찍은 그의 사진들을 보면 신의 비밀의 문에 들어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의 영혼과 열정이 부러웠다. 그래서 며칠동안 몸살을 앓았다.
그를 기념하며
이 책은 그의 저서는 아니고, 그의 5주기를 추모하며 그를 가까이 했던 사람들이 쓴 글이다.
한 사람을 두고, 그를 사랑했던 이들이 각자의 마음 속에서 꺼낸 기억들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