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할미꽃!
올해 봄은 정말 더디게 옵니다.
벌써 3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는데, 날씨는 여전히 ‘키다리 아저씨네의 정원’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그리 눈, 비가 잦는 곳이 아닌데도 올해는 정말 눈이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어젯밤에는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새벽녘에는 눈처럼 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간간히 햇빛이 났다가 흐렸다가를 반복합니다.
먼산에 눈이 쌓였으니 바람은 당연히 칼날처럼 시립니다.
잠시 마당에 나갔더니
그런데도 봄은 오고 있었습니다.
대지를 뚫고 힘차고 솟아오르고 있는 이놈입니다.
아, 할미꽃!
시인 신현림의 감탄사를 옮겨옵니다.
‘아, 인생찬란, 유구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