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실린 문제의 사진 


하동 최참판댁 옥수수


갑옷으로 무장해야 하는 이유

신문에 알이 가지런하고 잘 영근 옥수수 사진이 실렸어요.    

새벽기도 하고, 운동갔다가, 신문을 보는데 그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오겠지요.  

나도 모르게 

“아, 옥수수 봐라!” 

감탄문을 날렸는데 

저보다 앞서 신문을 읽은 남편이 말했어요. 

“옥수수 참 먹음직스럽지?” 

“그러게” 

여기에서 막을 내렸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근데, 옥수수 사진을 이렇게도 찍을 수 있구나!” 

“?!?!?!”  

 요즘 저는 그동안 묵혀두었던 '사진찍기'에 열심이고  

남편은 아무대서나 카메라를 드리대는 저를 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요.  

저는 경우에 어긋나지 않고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 사진 정도는 좀 자유롭게 찍어도 되지 않 

느냐는 쪽이고, 

남편은 다른 사람들 보기에 유난스러워 보인다고 눈치를 주곤 합니다. 

나도 무례한 건 질색인 사람이라 경우에 합당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아요. 

아내가 좋다는 데 다른 사람의 시선이 그렇게도 중요한가 싶어서 남편의 그런 반응들이 좀 서운 

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서로의 신경을 긁을 필요가 뭐 있겠냐 싶어서 남편 앞에서는 조심하긴 하지 

요. 

근데 오늘 아침  

'먹음직스럽지?' 

원초적으로 물었는데 고차원적으로 사진 얘기로 응수를 했으니 조만간 화살이 날아올 겁니다.

 제가 갑옷을 입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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