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엄마의 빈자리   

 

 여행을 떠나면서 공지사항을 내붙였습니다. 

우리 아들의 말입니다. 

'엄마는 떠나도 잔소리는 남는다' 

가정주부가 일주일이 넘게 집을 비운다는 것은 A4 용지 한 면 분량의 잔소리가 남는군요 

냉장고 문에 붙여두고 두 남자를 불러서 몇 번이고 주입시킨 탓인지  

별 탈없이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분을 말로만 했더니 한 번도 물을 주지 않아서 

문화센터에 가서 어렵게 배워 심어놓은 초설은 기어이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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