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말기 친일문학의 대명사린 잡지 <국민문학>을 주재했던 최재서는 해방 이후 일체의 문필 활동을 접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을 맞으면서 <메카-더 선풍>(향학사,1951)과 <영웅 메카-더 장군전>(일성당서점,1952) 등 두 편의 맥아더 전기를 각각 집필•번역하면서 공적인 담론장에 재등장한다.

 이처럼 한국전쟁을 거치며 친일의 과오를 반공으로 씻어내고, 그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정치적 주체로 갱생할 수있었다. 두 편의 맥아더 전기는 이를 위한 일종의 글쓰기의제의였다. 이후 최재서는 1950년대 《사상계》와 《새벽>의 중요 필진으로 활약했으며, 4·19 혁명 당시에는 학생들의 희생을 기리는 에세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옹호자로 거듭나게된다. 최재서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전쟁은 많은 친일인사들이 일본이라는 과거를 지우고 미국/서구라는 새로운 진영에 완전히 안착하게 된 중요한 계기이기도 했다. 그렇지만이 새로운 시민은 냉전과 반공으로 제약된 반쪽짜리 세계시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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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국립대학을 세우는 것이 모순이며 그 과정도 비민주적이라는 격렬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서울대학교의 설립은 결국 인가되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에 대한 지식을 담당하던 일본 제국대학의 ‘법문학부‘는 미국식 교양학부를 변용한 ‘문리과대학‘ 이라는 새로운 제도로 바뀌었다.
실증주의와 함께 근대적 학문을 대표한 두 축 중 하나였던 마르크스주의 지식인들이 대거 월북한 상황에서, 진단학회 및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문리과대학의 핵심을 장악했다.
제국의 지방학으로 수행되었던 ‘조선학‘은 새로운 국민국가의 동질적 자아를 형성하는 규범적 지식인 ‘한국학‘으로 변모했다. 정부 수립 직전인 1948년 8월 10일, 서울대는 맥아더 장군에게 명예법학박사 학위 1호를, 곧이어 하지 충성이게 2호를 수여했다. 1949년에 수여된 3 호 명예법학박사는 이승만이었다. 이러한 박사학위 수여 순서는 당대의 권력관계를 투사하고 있다. 또한 이것은 신생 서울대와 그것이 생산할 지식이 냉전의 세계지리 속에서 어떤 가치를 지향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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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책이 ‘이미‘ 베스트셀러라는 사실 자체가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장치‘라는 점은 강조할 만하다.
따라서 베스트셀러는 곧 베스트셀러 문화다. 베스트셀러는 선정하기 나름인 기술적이고 완전히 상대적인 개념이자.
그 자체로 호명이다. 즉 선정하고 언급하는 일 자체가 출판자본주의의 주체의 욕망에 의해 수행되는 일이다. 몇 부가 팔려야 과연 베스트셀러일까? 누가 그걸 정할까?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라 호명하는 그 양적 기준은 변해왔지만, 베스트셀러는 어떤 현상‘(붐 · 신드롬 따위)으로서 다른 ‘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사회화된 욕망구조의 단면을 보여주는 척도임에는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보여주는 욕망은 독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그것과 상호작용하는 어떤 지배적인 힘들의 것이다.

 가네야마 또는 김 선생은 얼마나 많았을까? 무수한 김 선생들에게 ‘8·15‘는 일본적인 것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는 기호였다. 당대의 화두는 오염되지 않은 민족적인 것으로의 귀환‘ 이었다. 왜냐하면 해방 전 몇 년간, 실제로 조선민족은 자기 말과 심지어 이름조차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가네야마에서 본래의 김씨로 ‘돌아오고‘ 일본어에서 조선어로 ‘귀환‘함으로써, 식민지는 청산되고 새로운 조선이 건설될 수있다고 믿어졌다.
(별쟁이)의 희비극적인 삽화는 해방 직후 유년기를 겪었던 많은 문인들도 증언하는 것이다. 박완서는 자전적 소설<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던 국어 선생님이 그냥 우리말의 국어 선생님으로 눌러앉아있는 건 잘 이해가 안 됐다"고 말한다. 비평가 유종호도 <나의 해방전후>에서, 같은 교사의 입을 통해 어제까지 듣던 말과는 정반대의 말을 듣게 되었을 때의 충격, 국어라는 이름 으로 일본말을 배우던 학교에서 국어라는 이름으로 조선에를 배우게 되었을 때의 충격을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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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광야에서 불편한 진실을 부르짖었던 선지자의 경고


"풍자는 유리와도 같다.
인간은 풍자라는  유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자신의 얼굴은 보지 못한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정부는 노예주와 다를 바 없다."

"진정한 천재의 등장을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보들이 힘을 합쳐 욕하는 사람이 바로 천재다."

(Jonathan Swift)

신데렐라

내면의 소울 메이트와의 만남

북쪽 해안에 한 여인이 살고 있었네
그녀에게는 두 명의 딸이 있었네

한 명은 태양처럼 밝게 빛났고
한 명은 숯덩이처럼 검었다네

어느 날 백마 탄 기사가 그들의 문을 두드렸네사랑을 얻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 기사였다네

그는 한 명에게 장갑과 반지를 선물하고
다른 한 명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주었다네

-유럽의 전통 민요 《잔혹한 언니, cruel sister) 중에서

동화의 두 가지 유형: 아니마와 아니무스
동화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데렐라cioderalla)로 대변되는 아니마 유형이고, 두 번째는(잭과 콩나무 Jack and the Beanstalk)를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는 아니무스유형입니다. 이 두 유형은 인간심리상태의 두 극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는 심리적 세상이 존재하며, 심리학에서는 이 세성을 ‘아니마- 아니무스의 극성 Anima-Animits Focus‘라 부릅니다. 단순화시켜 설명하자면, 아니마는 여성적인 심리, 아니무스는 남성적인 심리의 극성을 각각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간의 의식 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두 심리상태의 극성을 소재로 쓰인 이야기들이 심리학 분야의 문학, 특히 꿈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는 동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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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해 동안 『뇌우』에 쏟아진 평론들은 나를 완전히 압도해서 나의 자괴감을 자극했고, 나의 무능을 깊이 느끼게 했다. 나는 문득 그 평론의 주인들이 나보다 내 작품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바늘 한 땀 한 땀까지 그 이유를 찾아내고 이면의 뜻을 지적해냈지만, 나는 그저 보편적으로 부족함과 불만스러움을 느낄 뿐이었다. 매번 「뇌우」가 공연되거나 「뇌우」가 거론될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위축되어 자유롭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손이 무딘 장인이 이리저리해서 그릇을 만들어 놓고는 손님들이 그릇의 무늬가 형편없다고 무시무시하게 트집 잡는 얘기기 두려워 한쪽 구석에 숨어 있는 것과 같은 꼴이다.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부록 「뇌우」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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