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말기 친일문학의 대명사린 잡지 <국민문학>을 주재했던 최재서는 해방 이후 일체의 문필 활동을 접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을 맞으면서 <메카-더 선풍>(향학사,1951)과 <영웅 메카-더 장군전>(일성당서점,1952) 등 두 편의 맥아더 전기를 각각 집필•번역하면서 공적인 담론장에 재등장한다.

 이처럼 한국전쟁을 거치며 친일의 과오를 반공으로 씻어내고, 그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정치적 주체로 갱생할 수있었다. 두 편의 맥아더 전기는 이를 위한 일종의 글쓰기의제의였다. 이후 최재서는 1950년대 《사상계》와 《새벽>의 중요 필진으로 활약했으며, 4·19 혁명 당시에는 학생들의 희생을 기리는 에세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옹호자로 거듭나게된다. 최재서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전쟁은 많은 친일인사들이 일본이라는 과거를 지우고 미국/서구라는 새로운 진영에 완전히 안착하게 된 중요한 계기이기도 했다. 그렇지만이 새로운 시민은 냉전과 반공으로 제약된 반쪽짜리 세계시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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