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 통계
대럴 허프 지음, 박영훈 옮김 / 더불어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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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많은 통계는 누군가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현실의 틈새마다 스며있는 변수를 통제하고, 재단하고, 삭제하고, 해석해서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 지나치게 깔끔한 수치는 빈틈투성이 현실을 뒷춤에 가린 채 카메라 앞에서 웃음 짓는 이해관계자를 대변한다.



1. 표본추출의 맹점

통계 조작, 거짓 답변, 임의추출법(모집단 내의 개체들이 표본으로 선택될 기회가 동일함) 적용이 어려운 표본추출 한계 그리고 질문 방식(질문자의 인종, 성별, 나이 등의 차이)이 만들어내는 차이


2. 평균의 함정

상황에 따라 거기에 맞는 평균값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고의적인 오류

- 산술평균값, 중앙평균값, 최빈값(가장 많이 등장하는 값)이 있으며, 정규분포곡선일 경우에만 모두 유사한 값을 보인다.


3. 작은 숫자 생략

유의수준(어떤 사실이 참임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잘못 판단할 확률)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거나 평균값으로부터의 편차를 무시하여 통계적으로 불충분한 표본을사용

* 게젤의 준거(Gesell's norms) : 표준치 분포에서 약간 어긋나는 경우에도 비정상으로 판단하는 현상을 유발

예) IQ 검사의 오차, 특정 나이의 키 비교


4. 표본의 대표성 검증

표본추출에서 얻은 결과는 그 결과 이외의 범위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한다.

- 예상오차(probable error) : 여러차례 실험을 통해 절반을 오차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법(절반은 오차를 벗어남)

- 표준오차(standard error) : 전체 경우의 수 중에 2/3를 오차 범위에 포함


5. 현혹하는 그래프, 그림도표

그래프의 수치를 크게(혹은 작게) 하여 변동폭을 과장(혹은 축소)하거나 그림의 크기를 비교하여 실제 수치를 왜곡한다. (그림은 수치라는 높이에 넓이나 두께가 추가되어 실제보다 부풀려진다)


6. 아전인수 해석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 방식을 여러가지로 하여 되풀이하거나 관련성이 적거나 아예 없는 항목을 포함시킨다.

예)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이 노동조합에 대한 '반대'로 탈바꿈


7. 통계도 논리이다.

A와 B의 전후관계 or 우연한 상관관계를 A와 B의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오류 (post hoc fallacy)

예) 흡연과 성적불량의 관계, 소득과 주식보유량과의 관계


8. 통계 조작

- 소수점 제시 : 일 평균 수면시간으로 '7.23시간' 제시 (부정확할 수밖에 없는 통계를 정확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

- 백분율 속이기 : 임금 상승 4.9%, 실제로는 41명 중 2명의 경우에 불과

- 백분율 더하기 : 백분율 수치의 단순 덧셈, 뺄셈은 오류

- 무지의 소산 : 50% 임금 하락을 만회하려면, 100% 상승 필요

- 악의적 왜곡 : 파업손실액에 하청업자 예상 손실, 교통 요금, 영업점 손실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치 더하기

- 기준 설정 : 기준 시점에 따른 해석 변동


9. 속임수를 피하는 다섯 가지 열쇠

- 누가 발표했는가 (권위의 오류)

- 어떤 방법으로 통계를 구했는가

- 빠진 데이터는 없는가

- 기초 데이터와 결론간의 쟁점 바꿔치기

- 상식에 기반한 물음 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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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의 귀향.꿈의 노벨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7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모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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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cious & mind & erotic but not science = that i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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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그타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5
E. L. 닥터로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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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United States of the America를 만들어낸,

여전히 현재형인 United Immigrants from the World의

기록되거나 잊혀진 어떤 삶들, 흔적들, 상처들



http://slownews.kr/5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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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국을 움직인 네 가지 힘 - 2000년 사유의 티핑포인트를 읽어야 현대 중국이 보인다
미조구치 유조 외 지음, 조영렬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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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말기에 고대제국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구체제를 "주술과 종교 면에서 지탱하고 있던 천天 사상도 크게 동요"되었다. 공자는 주대의 천명天命을 혁신하여, 천天이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인간사회의 사상事象과, 인간의 힘 저편에 있는 명료하게 파악할 수 없는 이법理法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다.(20-2) 묵가는 천지론天志論에서, 천자가 상벌을 통해 겸애를 실천하게 만드는 주재신(天)을 제시하였고, 도가는 "공자에서 비롯된 천의 세속화·이법화를 더욱 밀고나가", 공자 이래의 유가가 하늘에 부여했던 "도덕적·정치적인 의미, 즉 선善의 근원으로 간주되는 의미를 제거"하였다. 이것이 "천인분리론天人分離論(하늘과 사람의 상관관계 부정)이다"(25-6)


전국시대 말 유가는 <역易>을 경전화하는 과정에서 도가의 '도-만물'의 두 세계론을 도입했다. 이것은 "존재론적 사색에 능하지 못했던 유가가 <역>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유가 내부에 도가의 '도의 존재론'을 도입하여, 사상체계의 기초를 제공"하고 "종교성을 비판하던 종래의 전통적인 태도를 고쳐, 유가의 도덕적·정치적 덕德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단계로서 그것을 내부로 포섭하여 자기 사상세계를 풍부"하게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다.(27) 여기서 하늘과 사람이 단순히 대립 개념이 아니라 "사람 안에도 하늘이 있다"는 상관 관계를 인정하는 성性 개념이 등장한다.(29)


도가의 자연사상은 본래 도道와 만물, 성인과 백성의 관계에서, 근원자인 도·성인의 '무위無爲'가 원인이 되어 존재자인 만물·백성의 '자연'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순자를 계승한 동중서는 도가의 이러한 견해를 반대하여, "사업의 성패는 바로 인간의 노력에 달려 있다"(<한서漢書>, 동중서전)는 천인상관설을 주장한다.(32) 여기에 순환운동을 되풀이하는 음·양 두 기氣의 기계적 자연으로서의 천天 개념이 결합하면서, "음양설은 천인상관설을 보조하고, 천인상관설은 음양설을 포섭"하게 된다.(36) 노자 역시 "도·성인은 둘 다 무위無爲(함이 없다)이기 때문에, 만물·백성에 대한 지배는 없"다고 말하면서, "만물·백성의 스스로 그러함"이 독자적 가치를 갖고 있음을 인정한다.(43)


이제 "이치理나 실상情은 도가 만물 안에 내재한 것이고 그 경우는 성性이라 부른다"는 사상이 널리 퍼지게 된다. 동중서 학파는 "성을 상·중·하 세 종류로 나누고 각자의 선악과 역할을 논한 성삼품설을 처음으로 사상의 무대"에 올린다.(65) 한참 뒤 송학 시대에 이르면 "정이(정이천)와 주희는 오히려 불교와 도교가 제기한 만인평등관과 성性이 변경 가능하다는 논리를 계승하고, 한유에 이르러 완성된 정통적인 성삼품설을 분명하게 방기했다. (...) 이리하여 전한시대 중기부터 당대唐代의 긴 시기에 걸쳐 사람들의 마음을 속박했던 성삼품설은 마침내 종언終焉의 가을을 맞이하고, 송대의 성설性說로 승화"되기에 이른다.(71-2)


한편, 국가체제를 둘러싼 논의는 주대의 봉건제와 진대의 군현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유교 국교화가 진전된 전한前漢 시대에는 봉건제를 찬미하는 언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봉건론은 "봉건제를 유교에 끌어다 붙여 지나치게 찬미하고, 유교 국교화가 거의 완성된 뒤에 처음으로 나타난 이상화된 봉건론"이라 할 수 있다.(89-90) 후한後漢 말기에는 오히려 지방분권이 진행되는 현실을 기반으로 "중앙권력의 약화를 막기 위해 동성同姓의 제후를 번병藩屛으로 봉건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이는 "이성異姓의 실력자가 중앙의 지배권을 분단"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봉건된 제왕은 "거꾸로 자기 세력을 확대하여 분권화를 지향"하고 만다.(94-5)


후한 말기에 사회가 혼란에 빠졌지만, 국가의 정통사상이던 유교는 거기에 무력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뢰를 잃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마음을 지탱해 줄 버팀목을 다른 종교나 사상"에서 찾아 나섰고, "불사의 신선 황제·노자를 신앙하고 스스로도 선인仙人이 되기를 바라는 황로도黃老道"가 유행한다.(124) "불교의 교의를 한역漢譯불전에 의거하면서 노장사상이나 <주역>과 결합"시킨, 격의불교格義佛敎도 불교와 노장사상의 융화를 보여준다. 이 외에 "도가를 중심으로 유가를 포섭"하려는 현학玄學이 남북조 내내 성행하였는데, 이처럼 유불도 삼교가 "각각 다른 현상을 갖고 있지만 근본에서는 일치한다"는 학문 태도는 후대에까지 유효한 힘을 계속 발휘한다.(130-2)


송대에 나타난 '천관天觀의 전환'은 "이론 면에서는 천견론의 변화에서, 의례 면에서는 교사郊祀제도의 개혁"에서 확인할 수 있다.(171) 송대 사상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재이災異에 대응하는 매뉴얼이 아니라, "위정자가 제대로 반성하는가"의 여부이다. 이들은 천견론의 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요점을 외재적인 정책 차원이 아니라, 왕의 내면적 개심을 요구"하였고, 이는 점차 "리理를 둘러싼 논의와 연동"된다. 교사제도의 측면에서도 인격신을 숭배하던 방식을 버리고, 음양이기陰陽二氣를 대표하는 "자연계를 통어하는 신으로서의 호천상제에게 제사하는 방식"을 도입한다.(172-3)


이정의 리理 사상은 "동시대의 다른 유파와 확연히 구별"되지 않는다. 남송에서 그들의 문류門流를 비판하여 ‘도학道學’이라 부른 것은 "반대파(당파적으로는 왕안석에 가깝다)도 ‘리’사상은 긍정"하기 때문이다.(187) 이들이 "주제로 삼은 것은 ‘마음心’이고, ‘리’는 마음의 존재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되는 보조 개념"이었다.(187) 성설性說이야말로 송대 신흥유교의 중심적 테마였다. 주자는 <대학> "팔조목의 계제성階梯性(순서를 밟아가는 성질)을 중시"했는데, 이는 '천리天理'를 실현할 수 있는 심성이 모두에게 부여되어 있으며, 최종 목표, 즉 평천하의 실현은 후천적 노력에 따라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정이천의 말처럼 "성인은 배워서 이를 수 있는" 것이었다.(191-2)


주자학은 "성인으로 가는 길을 만인에게 열어놓음과 동시에, 정치질서의 담당자를 군주와 고급관료의 과점상태에서, 모든 학습자로 확대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도학이 중앙정부에서 벌어진 권력투쟁에서 줄곧 열세에 처해있으면서 지방에서 서서히 지지자를 넓히고, 남송 후반에 이르러 권력쟁취에 성공하게 된 것"은 이러한 면이 크게 작용했다.(191) 주자학의 새로움은 "‘리’의 총화가 도道라고 본 그 구조를 이용하면서 ‘리’ 한 글자를 가지고 총화總和와 개물個物을 관통하고, 개물의 다양성을 ‘리가 기질에 가렸기 때문’이라는 형태로 설명한 데에 있다." 수양修養은 치우침을 양성하는 "이 ‘기질의 성’을 ‘본연의 성’ 상태로 되돌려 본래의 바른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193-4) 


양명학은 주자학처럼 "개개 개념의 이동異同을 정리하여 장대한 철학체계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수양방법의 문제로서 성·심·리 같은 여러 개념을 파악하려 한다." 그래서 "마음의 작용 그 자체가 ‘리’의 발현이라고 보는 ‘심즉리’ 설을 주장"한다. 양명학은 주자학의 이원론을 거부하기 때문에 "자기가 ‘리’라고 판단한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보다 고차원에서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자기의 존재 여지는 없다."(195-6)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양자가 고심한 사상적 과제가 "순수하게 학술적인 관심에서 인심人心의 작용을 분석하려 한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사회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방책으로써 ‘심心’의 문제를 고찰"했다는 점이다.(197)


주자학과 양명학이 "향리공간에 대해 주목한 것은, 이들 사조의 담당자들이 재지사회에서 생활하는 지식인이고 그들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을 깔끔하게 정비하려는 의도에서였다."(200) 향리공간은 "원초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덕자有德者의 수창首唱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창화唱和함으로써 형성된다."(203) 특정 인물이 향리공간의 지도자에 걸맞는지를 가리는 시금석이 '제가齊家'인데, 이 때의 '가家'는 단혼單婚 소가족이 아니라, '종족宗族’을 가리킨다. 종족은 의장·족보·사당으로 이루어지며, 종족의 힘을 배경으로 한 향리공간의 지도자가 "과거를 통해 관리가 될 경우 그를 (이신里紳이나 현신縣紳이 아니라) 향신鄕紳이라 칭하였다."(205) 


"고대 이래로 '민본民本'이라 한 것은 ‘백성이 근본’이라는 것이 아니라 군주가 ‘백성을 근본으로 간주’한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명말에 나온 민본적 언론은, 시비是非는 민간 혹은 지방의 공론 속에 있다, 황제나 관료는 민중의 시비에 따라야 한다고 ‘공론’의 존중을 주장한 것이다."(218) 황종희는 그동안 "천하의 공公이라 생각되고 있는 것이 실은 황제 개인의 대사大私(거대한 전유專有)에 불과하고, 그 대사로 인해 백성의 자사자리自私自利(백성의 사적인 수익활동)가 억압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221) 이러한 권리의식의 성장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것은 "왕토王土 관념에 대한 민토民土 관념의 출현이다."(223)


왕토 개념에는 "조정의 소유지 외에 또 하나 이념적인 ‘천하의 공公’인 토지의 의미가 있는데, 이 ‘천하의 공’인 토지는 당시 중국의 통념에서는 ‘왕이 백성에게 준’ 정전제井田制의 땅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개념은 민토에도 그대로 스며들어 "개별 백성이 사유한 토지"라는 개념과 "천하만민이 균등하게 소유한 토지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게 된다. 즉, "명말의 '민토와 왕토의 대항'은 단순히 백성의 ‘사私’와 조정의 ‘사私’의 대항, 혹은 백성의 ‘사’와 조정의 ‘공’의 대항이 아니라, ‘만민의 사(즉 사의 종합으로서의 공)’ 대 ‘천하의 공을 표방하는 조정의 대사’의 대항"이며, 여기서, "만민의 사를 ‘합한 천하공공의 왕토라는 관념"이 창출된다.(225-7)


이처럼 명대는 "도덕의 담당자가 위정자층에서 서민층으로 넓어지고(바꾸어 말해, 백성이 위정자가 도덕적으로 감화시켜야 할 대상에서 스스로 도덕성을 발휘하는 도덕주체로 바뀐 것), 질서유지의 담당자가 위정자층에서 서민층"으로 확장되는 시기였다.(250) 송대 이후의 유교 역사는 이런 의미에서 "정치질서의 담당자가 확산된 역사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 관점에서 보면 "명대 후기에 일종의 정신운동으로서 서민층에 퍼지기 시작한 도덕질서가, 청대에는 종교나 향약 같은 사회시스템을 통해서 제도화되고 서민은 제도화된 도덕질서 체제 안에서 주동적 혹은 피동적으로 참여"하는 예교禮敎주의로 나아갔던 것이다.(251)


"본래 인욕人欲이라는 말은 ‘천’(자연의 조리)에 대한 ‘인’(인간의 작위, 타산)이라는 구도 속에서 쓰이는 말로, 조리에 반하거나 벗어난 작위나 의도를 가리키는 것이지, 이른바 인간 욕망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명대 말기에 대두된 '욕망 긍정의 풍조'는 서구 개인주의처럼 소유욕, 물질욕에 대한 제약 없는 긍정이 아니라 "균均과 공公, 각자라는 틀 안에서 긍정"되었으며, 이는 "욕欲의 문제가 사회관계 속에서 파악되게 되었음을 가리킨다."(253-4) 대진은 "자기의 생존욕이나 소유욕이 천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달성되는 것이 인"이라 칭하였는데, 이 사고방식은 후세에 쑨원의 삼민주의 호소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260)


청대에 격화된 유동적인 사회관계는 신분의 불안정과 계층 간의 부침을 심화하였다. 여기서 생존경쟁을 완화하고 상호공존을 꾀하는 선서善書나 선회善會활동이 발생했는데, 이들은 "자기 운명을 밝게 만들기를 바라는 동시에 자손의 번영도 바랬다." 이 공동 협력의 에너지가 "향리공간에서 향치鄕治 활동을 활성화시킨 동력의 하나였다."(292) 명청 시기의 향리공간은 "관官, 리吏, 향신, 백성의 유력층, 일반 민중들이 종족, 길드, 선회, 단련團練 등의 조직이나 네트워크로 교차하면서, 사회적·경제적 공동관계를 구성한 지역활동 공간 또는 지역질서 공간"으로서 민간의 자립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구심점이었으며, 신해혁명을 실현시킨 '성省의 힘'으로 이어진다.(289)


"여기에서 '성省'이라 함은, 향鄕·진鎭·현縣·부府를 가로지르며 동일 평면상을 동심원적 혹은 방사선상 형태로 종횡으로 흐르는 네트워크류流이고, 그것이 한 성의 향리공간의 정치사회 공간이다. 그 공간에는 길드 네트워크, 선회·선당 네트워크 혹은 청나라 말에 많이 생긴 학회 네트워크 등 성내省內를 종횡으로 달리는 네트워크 연합이 있다. 그 네트워크가 단련을 조직하고 군대화시키는 기반을 이루는 역량이었다."(311) 향인으로 구성된 상군湘軍은 "처음에는 청 왕조의 위기를 구하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나중에는 바로 똑같은 성격에 의해 청 왕조를 와해시키는 지방의 자립과 독립으로 향하는 출발점이 된 것이다."(309)


서구 사상이 활발히 침투하는 민국 시기가 되면서, 봉건封建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일변한다. 옌푸는 "종법사회를 불평등한 사회로 보고, 주공·공자는 종법사회의 성인이며, 삼대三代의 봉건은 봉건제도이지 자치는 아니라고 평가"(323)했다. 진천화는 “우리는 총체總體의 자유를 구하는 것이지, 개인의 자유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공화共和라 함은 다수의 인간을 위해서 꾀하는 것으로 소수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여기서 "공公은 다수자, 국민 또는 인민 전체이고, 사私는 소수자, 전제자로 보는 분명한 구도"가 있는데, 이는 일방적으로 사회주의 이념의 세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공'개념을 계승한 것이다.(333-4)


중국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천하생민天下生民 사상에 따르면, "백성은 국가(근대 이전에는 조정이 곧 국가였다)에는 관여하지 않는 하늘에 의해 태어난(그런 의미에서는 생민·천민天民이라 한다) 천하의 생민이고, 따라서 어느 왕조의 존망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처럼 "오직 자신들의 ‘향리공간’에 있어서 생활의 확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무정부적인 생민관은 근대까지 계승되어 살아남았다. 이때 국가의 속박을 받지 않는다는 '산사散沙의 자유'는 "사적 이익을 좇는 방종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향리공간에서 볼 수 있는 네트워크 사회의 공동 윤리규범이 엄존"하는 공동체 내에서 허용된 자유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3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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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권력 - 리더십의 정치학, 루스벨트에서 레이건까지
리처드 E. 뉴스타트 지음, 이병석 옮김 / 다빈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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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강력한 권력 의지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통령은 안목과 식견을 길러야 한다. 대통령은 시류에 맞서는 용기를 갖춰야 한다. 대통령은, 대통령은, 대통령은..." 



대통령이 지녀야 하는 혹은 지녔으면 하는 미덕은 그야말로 차고 넘친다. 그러나 인간은 불완전하고, 노력하지 않는 자는 더더욱 불완전하다.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고, 제도를 정비하고, 견제 수단을 마련하며, 권한을 분담하는 것은 모두가 불완전한 인간을 보완하려는 오래된 실패와 뼈저린 교훈 덕분이다. 지혜와 경험은 서로의 약점을 채우면서 역사라는 무대를 만들어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지만, 하늘 아래 반복되는 일도 없다. 오랜 변주 끝에 우리가 오선지에 그린 곡은 민주주의라는 네 글자이다. 


민주주의는 내가 그토록 싫어해 마지 않는 누군가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는 나약하게 흔들리는 깃발이고,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이며, 불의와 맹목에 금방이라도 휩쓸릴 듯한 위태로운 돛단배(piccioletta)다. 우리의 상식은 엄밀하지 않고, 우리의 편견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우리는 광장에서 스스로를 구원해야 한다. 우리는 광장에서 대중의 외침이 아니라 공민의 감시를 실천해야 한다. 공공선을 협의하는 광장으로 권력을 끌어다놓아야 한다. 대통령의 권력 역시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권력은 곧 설득력이다. (...) 대통령의 권력을 분석하려면 우선 대통령의 권력에 한계선부터 그어야 한다. pp.62-63

기관의 분립과 권한의 분담은 대통령의 설득 조건을 규정한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권한을 분담하고 있지만 자신의 지위가 다른 사람의 변덕에 따라 좌우되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 기꺼이 행동할 것인가의 여부는 그 행동이 자신에게 적합한가 아닌가의 판단에 달려 있다. 대통령이 누군가를 설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백악관이 그들에게 원하는 것이 그들 자신에게 유익한 일이라는 것, 다시 말해서 그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의 생각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p.93

설득에 어떤 보장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대통령은 설득에 실패할 위험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대통령은 힘을 잃어버릴 기회를 최소화함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거둘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마셜 플랜은 여기서 한 가지 해답을 제시한다. 즉, 대통령은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닌 힘의 가능성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p.124

권력을 중시하는 대통령은 날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포함되어 있는 온갖 결점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지만 워싱턴 사람들 전체의 마음속에 축적되는 그의 집착과 수완에 대한 인상에는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가 원하는 것을 추구할 때 흥정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그의 이점은 다른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그들의 생각은 그들이 보는 것에 의해 형성된다. 더구나 그들은 혼자 보지 않고 함께 본다. p.135

무시하고 묵인하고 망각하는 대중의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어떤 일이 자신의 사생활과 동떨어져 있거나 예상하기 어려워 보일 때 대중은 이런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 대통령은 워싱턴 바깥의 사람들이 그가 줄 수 없는 즐거움을 그에게 기대하지 않도록 또는 그가 막아줄 수 없는 고통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의 신망을 위협하는 것은 대중의 좌절감이다. pp.181-183

대통령을 돕는 것은 어떤 요약문도 아니고, 조사 결과도 아니며, 이런 것들을 있는 그대로 합친 것도 아니다. ... 대통령은 스스로 깨우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이해와 관계들에 관련되는 모든 종류의 사실, 의견, 소문 등을 되도록 널리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자기 자신의 중앙정보국 국장이 되어야 한다. pp.258-259

대통령이 직책상 가지고 있는 목표들을 그들이 직무를 시작할 때 가지고 있던 의도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이런 목표들은 오히려 사건들에 대한 대응의 문제다. 또한 이런 목표들을 ‘열정’과 같은 기질의 징후들과 혼동해서도 안 된다. (...)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열정`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관여`로 이끄는 말과 행동이다. pp.324-325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에 의지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답은 명백하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 올라타려고 애쓰면 된다. 관찰을 통해 직접적으로 올라타거나 연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올라탈 수도 있다. 요컨대 그들은 질문을 하면 된다. 그리고 대답 대신(확실한 대답이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 많은 통찰을 낳을 수 있도록 더 적합한 질문을 더 많이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참모들에게 인식시키면 된다. p.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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