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네 대화 편 -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3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엮어 옮김 / 서광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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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실로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현명하지도 않으면서 현명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건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왜냐하면 아무도 죽음을 모르며, 그것이 인간에게 좋은 모든 것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것인지조차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나쁜 것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라도 하는 듯이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어찌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안다고 생각하는 그 비난받을 무지가 아니겠습니까? (변론, 29b)

하지만 여러분! 이것이, 즉 죽음을 피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비천함을 피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이 죽음보다도 더 빨리 내닫기 때문입니다. (변론, 39a)

이제는 떠날 시간입니다. 저에게는 죽으러, 여러분한테는 살아가려 떠날 시간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편이 더 나은 쪽으로 가게 될지는, 신을 빼고는 모두에게 불명한 일입니다. (변론, 42a)

"하지만 지혜를 사랑하지도 않고 완전히 깨끗하지도 못한 상태로 떠나는 자가 신들의 종족한테로 간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을 것이니, [이는] 앎을 사랑하는 자에게만 가당한 일일 것이네." (파이돈, 82b)

내가 아직은 이것이다 하고 자신 있게 단언하지는 못하지만, 모든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움(to kalon)으로 해서라는 건 자신 있게 단언하는 바이기 때문일세. (파이돈, 100d)

에케크라테스! 이것이 우리 동지의 최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당대에 알게 된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훌륭하였으며(aristou), 그 밖에도 가장 지혜로웠으며(phronimōtatou) 가장 올바랐다(정의로웠다, dikaitatou)고 우리가 말해야 할 그런 분의 최후 말입니다. (파이돈, 11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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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4
E. L. 닥터로 지음, 정상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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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감정적인 열기는 수도꼭지처럼 잠가버릴 수가 없다. 적을 계속 발견해야 한다. 마음과 가슴은 소대나 분대처럼 바로 무장해제할 수 없다. 오히려 흰 증기를 뿜어내는 용광로처럼 식는 데 오래 걸린다. 41)

내가 윅스 가의 우리 집 현관 앞에 서 있던 것도 기억한다. 따뜻한 오후였고, 나는 길에서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났다. 엄마가 집 밖으로 나와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고 말했다. 나는 학교 운동장 너머를 쳐다보았지만 하늘은 맑았다. 폭탄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려 했지만 하늘은 조용했다.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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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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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써 나의 삶을 다 살았고 이제는 어느 토요일 저녁의 따뜻한 공기 속에서 떠돌고 있는 유령에 불과했다. 65)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해변의 사나이'들이며 '모래는–그의 말을 인용하자면–우리들 발자국을 기껏해야 몇 초 동안밖에 간직하지 않는다'고 위트는 늘 말하곤 했다. 76)

글자들이 춤을 춘다. 나는 누구일까? 110)

그 건물들의 입구에서는 아직도 옛날에 그곳을 건너질러 가는 습관을 익혔다가 그후 사라져버린 사람들이 남긴 발소리의 메아리가 들릴 것이라 여겨진다.
그들이 지나간 뒤에도 무엇인가 계속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
그 파동들이 때로는 먼 곳에서 때로는 더 세게 나를 뚫고 지나갔었다. 그러다 차츰 차츰 허공을 떠돌고 있던 그 모든 메아리들이 결정체를 이룬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였다.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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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계보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헤시오도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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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계보'는 단순한 신화탐구가 아니다. 만물의 원초적 기원과 현재적 분화 과정에 대한 고대인들의 과학적 추론이 담겨 있는 서사시이며, 아울러 당대의 삶의 방식(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변론술의 중요성과 시인의 운율을 겸비한 왕들의 덕목에 관한 서술 등)에 대한 교훈조의 이야기이다.

헤시오도스의 분류에 따르면 카오스(텅 빈 공간)에서 우주가 생성되면서 신들이 출현하는데, 가이아(대지)와 우라노스(하늘)과 같은 자연 자체로부터 제우스나 포세이돈 같은 인격신으로, 다시 네메시스(복수)나 모이라(운명), 므네모시네(기억) 같은 추상적 관념으로 신의 영역이 확장되어 나간다.

다시 말해 본 작품은 신들의 탄생과 다툼, 전쟁과 평화, 위계의 성립과 질서의 정착, 그리고 조화로운 코스모스의 운행까지를 서술하면서 눈에 보이는 직관적인 현상에 대한 동경에서 점차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의 세계로 확장되는 인간 공동체 의식의 문화적 집적과 계승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대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류를 해야 한다.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고, 동질적인 것으로 묶어줄 수 있는 각각의 성질들을 파악해야 하며, 대립되는 항목들도 분류를 통해 배열해야 한다. 분류된 항목에서 체계가 발생하고, 체계를 바탕으로 구조가 세워지며, 구조 위에서 다양한 문화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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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살림지식총서 472
이강룡 지음 / 살림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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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체의 특성
1) 사람과 사람 간의 의사소통에는 '비인간 행위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현대의 중요한 '비인간 행위자'는 기술에 크게 의존한다.
2) 디지털 매체가 구축하는 네트워크의 영향력은 휘발성이 강하며, 그 파급력이 현실화되는 방향은 매체의 속성과는 무관하다.

디지털 매체의 사용자
1) 디지털 매체는 보이지 않는 감시자(파놉티콘)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삭제하고 지우는 행위가 은유에 불과하다.
2) 모든 글에는 '번역'이라는 의무 통과점이 있는데, 저자와 독자 간의 정보의 왜곡을 방지하려면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디지털 매체와 인문교양
1) 가치 영역을 다루는 인문교양은 정보를 '올바르게 다루는' 안목을 키워주며, 추상화를 통해 보편성에 이르는 힘을 길러준다.
2) 상징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해석의 다양성을 안겨주는데, 오래 묵은 상징을 궁리해서 담은 새 글이 보편성을 띈다.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기
1) 자료를 정리하면 정보가 되고, 정보를 구체적인 표현으로 다듬으면 지식이 되는데, 지식은 요약과 설명의 원천이 된다.
2)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실물을 들어 설명하고, 예시를 들거나 스토리가 있는 비유 를 담은 글쓰기는 효과적인 수사법이다.

글쓰기의 기본 원칙
1) 판단 근거를 주고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면 설득력이 강하고, 단순한 해설보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집어넣어 표현한다.
2) 피동형 뒷편에 숨지 않고 문장을 자신 있게 쓰며,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바라보거나 서로 다른 측면에서 유사성을 찾아낸다.

디지털 매체와 글쓰기
1) 실천을 하기 전에 확신부터 공표하고 최상급 표현을 남발하면, 차후에 안목과 판단 기준이 달라지더라도 새 글을 쓰기 어렵다.

매체별 글쓰기 전략
1)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추측만으로 쓰지 않고, 먼저 내용을 작성한 다음 알맞은 형식을 택하고, 판단하기 전에 확인한다.

문서의 신뢰도 높이기
1) 출처를 정확히 표기하는 것은 글에 담긴 자신과 실제 자신의 동일성을 지키려는 노력이며, 이 일을 한결같이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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