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계보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헤시오도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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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계보'는 단순한 신화탐구가 아니다. 만물의 원초적 기원과 현재적 분화 과정에 대한 고대인들의 과학적 추론이 담겨 있는 서사시이며, 아울러 당대의 삶의 방식(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변론술의 중요성과 시인의 운율을 겸비한 왕들의 덕목에 관한 서술 등)에 대한 교훈조의 이야기이다.

헤시오도스의 분류에 따르면 카오스(텅 빈 공간)에서 우주가 생성되면서 신들이 출현하는데, 가이아(대지)와 우라노스(하늘)과 같은 자연 자체로부터 제우스나 포세이돈 같은 인격신으로, 다시 네메시스(복수)나 모이라(운명), 므네모시네(기억) 같은 추상적 관념으로 신의 영역이 확장되어 나간다.

다시 말해 본 작품은 신들의 탄생과 다툼, 전쟁과 평화, 위계의 성립과 질서의 정착, 그리고 조화로운 코스모스의 운행까지를 서술하면서 눈에 보이는 직관적인 현상에 대한 동경에서 점차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의 세계로 확장되는 인간 공동체 의식의 문화적 집적과 계승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대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류를 해야 한다.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고, 동질적인 것으로 묶어줄 수 있는 각각의 성질들을 파악해야 하며, 대립되는 항목들도 분류를 통해 배열해야 한다. 분류된 항목에서 체계가 발생하고, 체계를 바탕으로 구조가 세워지며, 구조 위에서 다양한 문화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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