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 군도 열린책들 세계문학 18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김학수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레닌이 설계하고 스탈린이 완성한 철의 장막은 타인의 고통을 먹고 사는 독재자들의 '오래된 미래'이다.



오늘 우리와 함께 노래하지 않는 자 –

          그는

               우리의

                       적이다!

                               (마야코프스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6534




언제나 그렇듯이 무슨 자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만 하면 곧 <과거의 족속들>—무정부주의자, 사회 혁명당, 멘셰비키 그리고 애매한 지식 계급에 대한 검거 선풍이 일어나곤 했다. ... 자기 편리에 따른 세계관은 역시 <사회적 예방 조치>라는 편리한 법적 술어를 만들어낸다. p.61

산업당 재판에 뒤이어 1931년에는 근로 농민당 사건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재판이 준비되고 있었다. (...) 그리하여 이미 <수천 명>에 달하는 피고인이 근로 농민당에 소속된 사실과 자기들의 흉악한 목적을 <자백>했다. pp.69-70

1920년대에 톨스토이주의자의 커다란 집단이 알타이 산맥 기슭으로 추방되었다. 그들은 거기서 침례교도들과 함께 공산 자치제 마을을 건설했다. (...) 그러나 곧 검거 선풍이 휘몰아쳤다. 맨 처음에 교사들이 체포되었다(국정 교과서에 따라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p.71

테러 행위란 말은 너무나도 광범위한 뜻으로 인식되었다. (...) 가령 맥줏집 근처에서 열성 당원에게 <너 이놈 두고 보자!>라는 식의 위협 문구뿐만 아니라, 시장 바닥의 아낙네가 <너 같은 건 뒈져버려!>라고 한 말까지도 TN, 즉 <테러 기도>로 판단되어 엄한 형벌을 적용하는 근거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p.87

한 수도국 직원은 자기 방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스탈린에게 드리는 장황한 편지가 낭독되기 시작하면 번번이 스위치를 끄곤 했다. 이웃 사람이 그것을 밀고했다(아, 그 이웃 사람은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그는 <사회적 위험 분자>로 몰려 8년 형을 선고받았다. p.98

스탈린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10년이란 형량은 치열한 전쟁기엔 그 정도로 족했겠지만, 세계사적인 승리를 거두고 난 지금으로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금 형법 자체를 무시하고, 아니 그 속에 포함된 수많은 법조항과 이미 공포 시행 중인 절도 및 횡령에 관한 단속법이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1947년 6월 4일에 종전의 모든 법령을 포괄하고도 남을 새 법령을 공포했다. 이 법령을 수용소 죄수들은 곧 <6•4법>이라 명명했다. p.113

우리가 악인들을 징벌하지 않고 또 그들을 비난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그 비겁한 죄인들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또 이것은 새로운 세대들로부터 정의의 온갖 원칙을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무관심>한 세대로 성장하겠지만, 결코 <교육의 부족>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은 비겁한 행동이 한 번도 이 땅에서 처벌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동이 언제나 행복을 안겨다 준다는 것을 자기들의 교훈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pp.214-2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반노동의 정치, 그리고 탈노동의 상상
케이시 윅스 지음, 제현주 옮김 / 동녘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제5장에서 유토피아론의 당위성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주장인 (도덕윤리로 군림하는) 신성한 노동 관념을 거부하고 노동 시간 단축을 앞당길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 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음 2016-12-15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다 읽었는데요....저작권 모르는거 아닐까요? 유토피아 부분을 길게 쓰면서 ˝내가 하는 비판은 비판 자체로 가치가 있어˝라고 하는것 처럼 보이던데요....^^ 저도 님의 지적에 동의합니다

nana35 2016-12-15 08:05   좋아요 0 | URL
선행이론을 정리한 앞장이 훌륭해서, 뒷장에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성택의 길 - 신정의 불온한 경계인
라종일 지음 / 알마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문득문득 김정일은 의아한 순간들이 있었다. 자신이 체제의 지배자인가, 아니면 체제 안에 묶여 있는 포로인가. 과연 그에게 체제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통제할 수 있는 권능이 있는가? 아니면 부친이 쌓아놓은 체제를 관리하고 운영해야 할 뿐, 자기 생각대로 이를 바꾸거나 변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자신이 물려받은 권력이란 어떤 경우에도 체제를 지켜야 하는 고작 문지기 하인의 역할에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p.30



인간은 체제를 만들고, 체제는 인간을 길들인다.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자도, 체제를 전복하려는 자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먼저 체제의 비탈길을 올라야 한다. 이 험난한 노정은 마디를 넘어설때마다 인간의 의지를 앗아가고 욕망을 불어넣는다. 권력자는 체제의 정상에 올라 불멸의 신정神政을 꿈꾸지만, 제단의 연기를 흠양하는 하늘은 매양 권력의 차지이다. 영생은 권력의 몫이며, 권력자는 탐닉과 불안의 경계 안에서 흔들리고, 도취되고, 마비된다. 권력자는 권력을 행사할수록 핏빛 제물을 찾아 헤맨다. 신화神化는 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권력자는 그 꿈을 놓을 수 없다. 그것은 이미 현실에 펼쳐진 꿈이며, 훼손된 자신의 의지로는 깰 수 없는 꿈이다. 경계인은 감히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한 채, 거기에서 눈길을 떼지도 못한 채, 언저리를 맴돈다. 그가 서 있는 곳은 언제나 비탈길이다. 그러므로,



"2인자의 길은, 그가 2인자인 한, 언젠가는 끊어질 길이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130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빨간 거짓말, 통계
대럴 허프 지음, 박영훈 옮김 / 더불어책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통계는 누군가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현실의 틈새마다 스며있는 변수를 통제하고, 재단하고, 삭제하고, 해석해서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 지나치게 깔끔한 수치는 빈틈투성이 현실을 뒷춤에 가린 채 카메라 앞에서 웃음 짓는 이해관계자를 대변한다.



1. 표본추출의 맹점

통계 조작, 거짓 답변, 임의추출법(모집단 내의 개체들이 표본으로 선택될 기회가 동일함) 적용이 어려운 표본추출 한계 그리고 질문 방식(질문자의 인종, 성별, 나이 등의 차이)이 만들어내는 차이


2. 평균의 함정

상황에 따라 거기에 맞는 평균값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고의적인 오류

- 산술평균값, 중앙평균값, 최빈값(가장 많이 등장하는 값)이 있으며, 정규분포곡선일 경우에만 모두 유사한 값을 보인다.


3. 작은 숫자 생략

유의수준(어떤 사실이 참임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잘못 판단할 확률)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거나 평균값으로부터의 편차를 무시하여 통계적으로 불충분한 표본을사용

* 게젤의 준거(Gesell's norms) : 표준치 분포에서 약간 어긋나는 경우에도 비정상으로 판단하는 현상을 유발

예) IQ 검사의 오차, 특정 나이의 키 비교


4. 표본의 대표성 검증

표본추출에서 얻은 결과는 그 결과 이외의 범위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한다.

- 예상오차(probable error) : 여러차례 실험을 통해 절반을 오차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법(절반은 오차를 벗어남)

- 표준오차(standard error) : 전체 경우의 수 중에 2/3를 오차 범위에 포함


5. 현혹하는 그래프, 그림도표

그래프의 수치를 크게(혹은 작게) 하여 변동폭을 과장(혹은 축소)하거나 그림의 크기를 비교하여 실제 수치를 왜곡한다. (그림은 수치라는 높이에 넓이나 두께가 추가되어 실제보다 부풀려진다)


6. 아전인수 해석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 방식을 여러가지로 하여 되풀이하거나 관련성이 적거나 아예 없는 항목을 포함시킨다.

예)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이 노동조합에 대한 '반대'로 탈바꿈


7. 통계도 논리이다.

A와 B의 전후관계 or 우연한 상관관계를 A와 B의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오류 (post hoc fallacy)

예) 흡연과 성적불량의 관계, 소득과 주식보유량과의 관계


8. 통계 조작

- 소수점 제시 : 일 평균 수면시간으로 '7.23시간' 제시 (부정확할 수밖에 없는 통계를 정확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

- 백분율 속이기 : 임금 상승 4.9%, 실제로는 41명 중 2명의 경우에 불과

- 백분율 더하기 : 백분율 수치의 단순 덧셈, 뺄셈은 오류

- 무지의 소산 : 50% 임금 하락을 만회하려면, 100% 상승 필요

- 악의적 왜곡 : 파업손실액에 하청업자 예상 손실, 교통 요금, 영업점 손실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치 더하기

- 기준 설정 : 기준 시점에 따른 해석 변동


9. 속임수를 피하는 다섯 가지 열쇠

- 누가 발표했는가 (권위의 오류)

- 어떤 방법으로 통계를 구했는가

- 빠진 데이터는 없는가

- 기초 데이터와 결론간의 쟁점 바꿔치기

- 상식에 기반한 물음 던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사노바의 귀향.꿈의 노벨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7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모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onscious & mind & erotic but not science = that is lif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