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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계산기 - 경제학이 만드는 디스토피아
필립 로스코 지음, 홍기빈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계몽주의 학자들에게 시장은 진리의 장소, 자연의 거울이자 산업 사회 이전의 촌락이라는 억압적 사회관계에 맞서는 해방의 힘이었다. 그들에겐 무역이 제공하는 여러 자애로운 메커니즘을 거치기만 하면 자기 이익, 즉 사적인 이윤의 추구라는 것도 공적 미덕의 샘솟는 원천으로 변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제러미 벤담이 착상하고 이후 존 스튜어트 밀이 상세히 발전시킨 영국 공리주의의 프로젝트는 이러한 공적 미덕을 다시 법률로 전환시키고자 했으며, 감옥과 학교 또한 이 새로운 시장 경제의 노선에 따라 개혁하고자 했다. 이것이 19세기 말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들이라 불릴 만한 오스트리아의 <한계주의> 혁명가들, 즉 카를 멩거, 조지프 슘페터, 루트비히 폰 미제스, 그리고 가장 유명한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등이 나타날 때까지의 상황이었다. 이 오스트리아인들은 영국인 스탠리 제번스 그리고 프랑스인 레옹 발라 등과 함께 경제학을 수학적 프로젝트로 재창조했다."(51-2)
"19세기가 되면 어떤 좋은 것의 유용성을 연속의 수학적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등장하게 되었고, 제번스, 멩거, 발라가 각각 독자적으로 한계 효용의 이론을 <발견>했던 것도 그때였다." 그전까지 <효용utility>이란 "단순히 <가치> 혹은 <유용성>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다음 두 가지 점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정의를 얻었다. 첫째, 이 유용성이란 오로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순간에만 관찰과 이해가 가능하다. 즉 어떤 사물의 유용성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욕망으로 실제로 어느 만큼의 행동을 벌이는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둘째, 그 효용이란 단일의 수리적 함수로 표현될 수 있다. 좋음의 본성을 두고 철학자들은 오래도록 입씨름을 벌여 왔지만, 이제부터 분석가들은 그런 논쟁에 대해 더 이상 신경 쓸 게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사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제각각이니, 그 제각각의 가치 평가를 그들 각각의 행동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만 인식하면 된다는 설명이다."(52-3)
"하이에크 그리고 그의 사상을 물려받은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고 선택하는 방법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그들의 해법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에 돈을 지불하게 하여 자기들이 거기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보여 주도록> 만들자는 것이었다. 화폐는 보편적인 매개물이므로 이를 통해서 이질적인 가지가지의 재화 및 서비스들에 대해 한 개인이 갖는 모든 선호 사항들에다가 단일의 서열을 매길 수 있고, 심지어 모든 개인들의 모든 선호 사항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저 기적의 장치인 시장이 자동적으로 만들어 내는 단일의 척도인 화폐를 사용한다면 인간들의 오만가지 필요, 욕망, 욕구를 모조리 한 줄로 세울 수가 있다는 설명이었다."(59-60)
"경제라는 세계는 우리가 <경제학>이라고 부르는 일련의 규칙들로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실로 매혹적인 질서와 명확성을 가진 세상이다. 이렇게 경제학이 그 세계를 그렇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경제라는 세계의 조직과 구조와 통치 자체가 바로 그 경제학의 규칙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경제학이 조사하는 대상은 인간 세상이며, "경제학이 초점을 두는 것들은 모조리 특정한 역사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로서 무엇보다도 가격과 가치와 같은 것들이 그러하다. 경제학이 내놓는 여러 묘사는 이 세상에 대한 묘사인 만큼이나 이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도 하다. 경제학, 그리고 경제학이 조사하는 세계는 상호 작용과 되먹임의 순환 고리로 강하게 묶여 있다." 경제학 또한 "전문성, 도구화 작업, 언어 등이 긴밀하게 얽히는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이 점에서는 자연 과학과 동일하다. 그런데 자연 과학과 다른 점이 있다. 경제학은 바로 자기 자신을 척도로 삼는다는 것이다."(84-6)
형이상학이 제거된 명징하고 논리적인 언어로 현실을 파악하는 포퍼의 방법론을 받아들인 "프리드먼은 경제학이란 과학적 탐구의 엔진으로서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한 여러 예견을 내놓기 위해 여러 가정들을 활용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 나가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포퍼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어 나아가 버렸다. 프리드먼의 글을 보면 가정들이 정확하지 않아도 이것들이 반증 가능한 예견들을 내놓을 수만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며, 나아가 여러 가정들이 이런저런 부정확성을 담고 있다면 <오히려> 그 때문에 더 큰 미덕(설명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의미)을 갖게 된다는 뜻까지 담겨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떠받치는 근저에는 또 하나의 좀 더 기본적인 가정이 있다. 이 가정이야말로 위와 같은 경제학 방법론의 모든 주장과 다른 모든 과학적 방법론의 기초가 되는 가정이니, 그것은 바로 이 세계를 명확하게 묘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88-9)
경제학의 언어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우리는 바로 이러한 한계 효용과 기회비용이라는 관점에서 선택하는 존재로 탈바꿈한다. 가격, 효용, 가격 대비 성능 등의 언어들 자체가 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문제의 성격 자체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과연 <가격>이니 <효용>이니 하는 것들이 현실과 조응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이러한 개념들 자체가 살아있는 생물이며, 나의 정신과 육체를 매개로 현실에서 작동한다. 경제학의 규칙들과 논리가 움직이는 곳마다 이 세계는 무너지며, 그 무너진 틈은 다시 경제학의 규칙들과 논리가 메꾸어 버린다. 경제학은 우리에게 어느 테두리 내에서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가르치며,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도 가르쳐 준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가운데 우리들이 현실 세계에서 내리는 의사 결정의 테두리를 실제로 결정해 버린다."(93-4) 경제학자들이 구축한 세계상은 "<인간이 구축한 미로이자, 인간이 출구를 찾아내도록 설계된 미로>이다."(102)
"경제학의 파놉티콘을 건설하는 그다음 단계는 권력 관계를 완전히 자동적이면서도 연속적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곧 개개인들이 자신의 경제적 주관성을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경제학은 개인의 내면에 이런저런 계산과 가치 평가를 형성함으로써 그들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시도한다."(121) 일례로 노르웨이에서 어부들에게 조업량 쿼터 시스템을 도입하자, 이전까지 공유지였던 바다는 조각조각 울타리가 쳐진 개인의 재산으로 변모했다. 어부들은 "화폐로 표현되는 시장 가치를 받아들여 행동을 결정했고,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은 극대화하는 행동을 선호했다. 또한 <평범하고 진부한 프로그램들, 계산들, 기술들, 도구들, 문서들, 절차들의 복합체>를 조심스럽게 실행에 옮기는 가운데 합리적이고 도구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경제적 인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어부들이 영위하는 삶, 그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와 온 세상 또한 전혀 다른 것으로 탈바꿈했다."(127)
"계산의 공유는 거의 불가피하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발전된 사회에서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남들과 계산 작업을 분배한 덕분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남들에게 계산 작업을 맡기는 양도 커질 수밖에 없고, 위임받은 이들이 계산을 대신해 줄수록 우리의 운명은 점점 더 그들의 손아귀로 들어가게 된다." 경제적 인간이 "합리적 계산을 해내는 것 역시 여러 도구들, 측량 기기들, 계산기들을 통해서 가능하다. 사회학자 미셸 칼롱의 표현처럼, 발명된 도구들은 경제적 행동을 위한 <인공 기관들(의치, 의족 등)>로 변한다. 시장 사회학에서는 이렇게 인간들과 발명 도구들이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배열agencement>이라는 다른 말을 이미 사용해 오고 있다. 이는 도구들이 행위자agency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즉 이 도구들이 행동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유용한 단어다."(143-5)
마트에서 우리는 "미리 가공 처리가 끝난 사실들만을 받게 될 뿐이다. 계산대에서 나오는 영수증에는 2.78파운드를 절약했다는 가공의 숫자만 나올 뿐이며, 홈쇼핑 채널의 텔레비전 화면에는 몇 퍼센트가 더 저렴하다는 수치만이 등장한다." "계산의 인프라가 은폐된 채로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전혀 다른 종류의 고객으로 변모한다. 즉 만사 제쳐 놓고 가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고객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판매대에 오른 제품의 "여러 성질들 가운데 오로지 가격만 보여 주면 나머지 요소들은 우리의 결정 과정에서 확실하게 쫓겨난다. 우리가 그러한 가격 차이가 과도한 노동, 과도한 경작, 착취적인 노동 조건 등에서 비롯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해도 이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어떤 상품이 어떤 조건에서 생산되는지는 상품의 <가격표>가 확실하게 가려 버린다. 가격만이 우리 의사 결정의 틀이 되며, 가격만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판별하는 기준이 된다."(147-9)
"어떤 사람이 신용 리스크가 있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신용에서 <배제>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신용이라는 희소한 자원에 대해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이제 한 사람의 신용 점수는 "그 개인의 인격적 속성이자 계속 갈고 닦아야 할 무엇으로 여겨진다. 마치 대학 졸업장이나 빨래판 복근처럼 말이다. 신용 점수 시스템의 확산은 곧 인격적 관계에 묻어 들어 있었던 대출에서 통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대출로의 이동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경제학의 개념들은 여러 기술적 도구들에 새겨져 있다. 그 도구들은 미국 농촌의 가게 점원이 참조하는 채점표처럼 원시적일 수도 있고 피코 스코어의 배후에 있는 알고리즘처럼 현란하고 세련된 것일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옛날 주택 담보 대출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했던 사회적 유대를 끊어 내는 일에 일조한 것은 마찬가지였다."(160-1)
교육을 상품화한 "윌레츠의 주장은 명쾌하다. 학생들을 소비자로 만들기만 하면 대학들도 개선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불하도록 하면 대학들이 이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서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므로 자생적으로 시장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장치는 "교육이 가져다주는 여러 혜택 또한 똑같은 방식으로 볼 것을 요구한다. 학생은 스스로의 경제적 이력을 책임져야 할 개인으로서, 교육을 통해 장래에 엄청난 혜택들을 받게 된다. 따라서 그 비용을 감내해야 할 것은 학생 본인이며, 그 대신 학생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168) 대학 교육의 상품화는 "여러 가지의 귀결을 가져온다. 그중 중요한 것으로 사회적 재화의 감소를 들 수 있다. 교육이란 그 내재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피어나기 위한 핵심 도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것이 이제 개인적 출세라는 단기적 목표의 도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177)
경제학자 로널드 코즈에 따르면 "여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비용은 그 문제를 가장 적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쪽에게 부담시켜야 한다. 지출이 적을수록 '만인이' 더 큰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코즈의 규칙은 잘못을 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나 무엇이 정의로운 선택인가 등의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비용과 편익이 사람들 사이에 어떻게 분배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그렇게 해서 절약할 수 있는 총량이 얼마인가가 중요할 뿐이다."(187) "비용-편익 계산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두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첫째, 우리가 어떤 문제를 경제학적으로 생각하려면 무조건 모든 것에 가격을 붙여야만 한다. 설령 그것이 인간의 목숨이라고 해도 말이다. 둘째, 만약 정말로 이러한 분석이 의사 결정의 도구가 되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그 비용이 어떤 것인지를 보고 나서도(예를 들어 180명 사망, 180명 불구, 2,100대 차량 파손) '태연하게' 그 비용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한다."(191)
"깨끗한 공기와 같이 가격이 붙어 있지 않은 것들을 꺼내 놓고서 한번 가격을 불러 보라고 묻는 것 자체가 그것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이며, 그것을 상품 즉 우리가 거래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바꾸어 놓는 행위이다. 그런 것들을 지켜 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응들이 있는데도 이들을 깡그리 무시한 채 그런 방법론으로 얻은 가격 수치만 중시하게 되면 그러한 종류의 성격 변화가 아예 제도로 굳어진다."(225) 장기 매매 시장을 허용하고, 장기의 공정 가치를 구하는 식의 "장기 이식을 둘러싼 주장들을 보게 되면 경제학이란 단순히 현실을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경제학은 수행한다. 즉 자기 스스로가 제시한 현실 세계의 묘사를 실제 세계의 무대 위에 그대로 연극으로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제학이 무엇을 분석하는가는 현실 세계에 큰 중요성을 가지는 문제가 된다."(235)
온라인 데이팅의 "여러 규칙들은 개개인들을 서로 교체할 수 있고 교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체 가능한 존재로 바꾸어 버린다."(276) 온라인 데이팅은 "사랑을 이해하는 독특한 경제학적 방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사랑에 빠지는 일을 상대방의 여러 특질과 양립도에 기초하여 매력을 느끼는 모종의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이트들의 광고는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통제해야지 확률이나 행운 따위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사이트들에서 짝이 될 이들을 검색하는 사용자들은 자기를 포함한 개개인들을 여러 성질들이 교차하는 결절점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면 이 결절점들은 다른 결절점들을 보면서, 또 자기를 검색할 사용자들이 무엇을 내놓을지를 염두에 두면서 자기가 지닌 성질들 하나하나의 가치를 올리려고 노력한다."(287)
오늘날의 자기 이익이라는 개념은 "21세기식 경제 행위자의 계산적·도구적 합리성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는 복잡한 기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오래된 부르주아의 미덕 따위와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문제의 핵심은 "기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루어진 무정무감의 합리성이 우리의 삶과 신체의 가장 내밀하고 개인적인 공간에까지 침범해 들어오는 사태이다. 나아가 이러한 자기 이익이라는 것이 순전히 개인의 수준에서만 현실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는 이미 통치governance의 사회적 장치의 일부가 되어 버렸으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 사업가로 변해 가도록 장려한다."(300) 비용-편익 분석은 "직선적이며, 투명하며, 객관적인 외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공론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그 주장의 "배후에는 항상 따져 보아야 할 계산 과정이 버티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302)
"자연과학은 정리와 증명, 데이터와 증거들의 끝없는 증식을 추구하며 이를 중시하지만, 경제학은 오로지 희소성 조건 아래에서의 비용과 편익의 비교라는 단 하나의 보편적인 알고리즘 외에는 아무것도 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현실에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경제 분석의 중심을 차지하는 질문이 비용과 편익의 비교라면, 경제적 이성의 중심적 미덕은(그리고 경제학과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 정책, 규제 등에서도) 효율성이다. 이는 이 세상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언명이며 명백하게 도덕적인 성격을 띠는 주장이다. 만약 어떤 특정한 행동 노선을 취할 경우 더 적은 수단으로도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러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 복잡한 우리의 삶에서 "비용만 빼고 나머지는 완전히 똑같은 행동 노선들이라는 것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