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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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의 신앙은 의식적이고 이성적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이성이나 의식으로 재단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신학교에서 제가 가장 비판을 받은 것은, 내 무의식에 깃든, 그들이 보기에 범신론적인 감각이었습니다.
아무리 명석하고 논리적이라도, 이 유럽 기독교에는 생명 속에 서열이 있습니다." 176

신성이란 온전히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 전체에 굴복(아우구스티누스)하거나 또는 파기(도킨스)하거나 그도 아니면 신비주의로의 도약을 감행한 서양의 '이해의 구도求道' 체계를 헤르만 헤세가 잘 보여준다면, 엔도 슈사쿠는 '사랑의 구도'를 말없이 체현함으로써 신의 옷자락을 부여잡으려는 '깊은 강'처럼 흘러가는 동양의 사유방식을 본 작품을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전작 '침묵'보다 나약해 보이는 건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 실존의 본질을 가감없는 드러낸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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