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GPE 총서 1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얼치기가 되지 않으려면 역사를 읽어야함을 적시하여 깨우쳐주는 명저>

역사는 승자의 것인가? 적어도 19세기 이후로는 그렇지 않다. 근대 역사는 개인이 일생동안 뒤적거려도 다 펼치지 못할만큼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거기엔 물론 승자의 행적이 가장 두툼하지만 아울러 패자의 억울함도, 잊혀진 자들의 서러움도 갈피마다 끼워져 있다.

그런 면에서 여전히 승자독식의 현실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현실주의자와 불평등한 세상을 적대시하고 이상향을 향한 꿈만 꾸는 몽상가는 모두 몰역사적이다.

저작은 20세기 초반에 치열한 사상투쟁과 현실조건의 변화로 과학적 부실성이 노출된 마르크스주의의 방법론을 여전히 신봉하고 집착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서술한다.
또한 자기 사상의 견실함에서 타협의 여지가 나온다면서, 사민주의의 실천을 그저 양 극단의 절충쯤으로 치부하는 태도가 얼마나 오만한지에 대해서도 밝히 보여준다.

그런 태도가 바로 사상의 현란함에만 사로잡혀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지 않은데서 오는 헛똑똑이들의 한계이다.

작금의 현실은 다르다며, 과거의 교훈을 쓰레기통에 밀어넣는 과오를 반복하는 일에는 좌우도, 세대도 따로 없다.

잠정적 유토피아를 현실에 건설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비루하며 반복적으로 지저분해지는 현실과 타협하고 투쟁하며 개선해왔던 이들의 분투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