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악보 -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
최정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과 철학 혹은 예술의 혼융이 빚어내는 이 풍부하고 거대한 사유체계는, 그러나 대기 중을 떠돌며 무작위적으로 대면하는 습기를 머금기에 어느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계속 확장되어 간다는 점에서 고독하다.

이 확장은 내밀한 내부로의 해부와 광대한 외부로의 질주를 동시에 포함하는데, 다만 그 진행 과정에 질서란 없기에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특정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자가분열한다.

누구나 시인이 되기는 쉽고, 누구나 자신의 뇌리에서 폭발하는 관념을 추상화하기는 쉽지만, 타자의 입술을 빌려 무정형으로 침입하는 깨달음은 대부분 허공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해체의 여정에서 수시로 출몰하는 낭떠러지는 눈을 감으면 신기루이지만, 눈을 뜬 순간 존재를 압도하는 벽으로 다가온다. 되돌아가 더욱 가열차게 교배하고 창궐하라는 명령의 벽.

근대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목적지이기에 이들은 post-modernity 하기보다는 pre-modernity하다. 여기, 이제 막 개인이 탄생하고 있지 않은가.

아포리즘이 지나온, 지나가는, 지나갈 역사를 관통할 때에야 비로소 굳건한 대지가 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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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철학 2013-03-0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투잡 ㅋㅋ 나도 오투잡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