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 정치와 죽음의 관계를 밝힌 정신의학자의 충격적 보고서
제임스 길리건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정치인(혹은 정치세력)들은 겉으로는 살인과 자살같은 '폭력 치사'를 줄여야 한다는 당위에 반대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범죄와 불안 테마를 기꺼이 환영한다.

1. 수치심
저자에 따르면 수치심이란 단지 외부에 내세울 것이 없는 결핍의 상태이거나 그런 상황이 공개됨으로써 느끼는 부끄러움을 넘어 일체의 자존감을 상실한 상태, 즉 자신에 대한 사랑이 고갈된 상태를 일컫는다. 수치심에 빠진 사람이 외부로 극단적인 폭력을 발산하면 살인을 하게 되고, 자신을 향한 죄의식과 결합하면 자살로 이어진다.

2. 개인을 둘러싼 사회망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타인과 불평등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상황인식이 주요하게 작용하며, 이를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바로 실업이다.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찍힌 사람은 쉽사리 폭력으로 기운다. 이러한 경향은 공화당 집권기에 압도적으로 나타난다.

3. 분할 통치
가난한 다수가 공화당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이중 화법'이 감정에 호소하고, 책임소재를 특정인에게 귀속시키지 않으며, 인과관계를 은폐한 채 단호한 제스처를 보이기 때문이다. 범죄의 증가는 관용정책을 비판하고 처벌 강화를 선호하게 만들며, 집단 내의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여 연대 대신 분할을 유지하도록 한다.

ps. 얼마 전에 이마트에서 '반값 안경'을 판매한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다수의 찬성을 받은 댓글들은 대부분 폭리를 취해 온 기존 안경점을 질타하면서 그들의 몰락이 사회 정의 구현과 등치된다는 주장들이었다. 다수의 힘없는(?) 소비자가 소수의 탐욕스런(증명되지 않은) 소자본 자영업자를 공격하는 와중에 대자본 이마트의 독점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분할 통치는 로마 시대부터 검증받은, 탁월하고 효과 만점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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