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사회이동의 변화 - 한국사회 얼마나 개방적으로 변화하였는가? 한국학 총서 한국의 교육과 사회이동 1
박현준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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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총서 서문


# OED 연구 모형

1. 부모 계급(Origin)과 자녀 계급(Destination)의 연관성

2. 부모 계급(Origin)이 자녀 교육(Education)에 미치는 효과

3. 자녀 교육(Education)이 자녀 계급(Destination)에 미치는 효과


1 서론


"부모의 계급·계층이 자식의 계급·계층 지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탐구하는 세대 간 사회이동에는 절대적 이동과 상대적 이동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절대적 이동은 특정한 계급·계층에 속했던 부모를 둔 자식 세대가 어떻게 다른 계급·계층으로 이동했는지를 말할 때 잘 적용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일어난 사회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급속하게 줄어든 것이다. 대신에 대학 교육의 팽창과 함께 전문·관리직 비중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따라서 부모가 농민이었던 많은 자녀들이 더 이상 농민으로 머물지 않고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으로 상승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스토리텔링도 이런 농민에서 전문·관리직으로 세대 간 사회이동을 이룬 경험들을 반영한 것인데 이는 부모 세대 농민 계급·계층으로부터 자식 세대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으로의 (상승)이동을 가리킨다."(9)


"반면에 상대적 이동을 살필 때는 부모가 농민이었던 자녀들이 농민으로 남지 않고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으로 (상승)이동한 경우를 부모가 원래부터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에 속했던 자녀들이 농민 계급으로 '떨어지지' 않고 (즉, 하강 이동하지 않고)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에 남게 되는 (즉, 세습하게 되는) 경우를 비교한다. 부모가 농민 계급·계층에 속했던 자녀들이 자신들 역시 농민으로 남지 않고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으로 상승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경우 분명 절대적 이동이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부모가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에 속했던 자식들이 농민으로 하강 이동하지 않고 자신들 역시 전문·관리직으로 남는 경우가 (즉, 세대 간 대물림, 혹은 세습 정도가) 마찬가지로 증가하면 결국 전문·관리직 계급·계층에 도달하게 되는 데 있어서 부모 계급의 영향력은 달라지지 않는다. 즉, 상대적 이동은 변하지 않게 된다."(9-10)


2 사회이동의 개념적·이론적 논의


"결과의 불평등과 기회의 불평등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 구성원들이 인식하는 결과의 불평등 문제가 기회의 불평등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소득 분포 상위 10%에 속할 가능성이 부모의 지위나 재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즉,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상위 10%에 속할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면,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더라도 그러한 상위 10%의 소득 집중도가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부모와 자식 세대 간의 소득 상관성을 분석한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사용한 비유를 들자면, 소득 불평등이 증가함에 따라 계층 사다리의 제일 높은 발판과 제일 낮은 발판 사이의 간격이 늘었다고 해도 사다리의 제일 낮은 발판에서 제일 높은 발판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면, 결과의 불평등은 그런 공정한 기회를 기반으로 한 경쟁의 '당연한' 혹은 '필연적'인 결과로 인식될 수 있다."(26-7)


"사회 계층론(social stratification)이라는 사회학의 한 분야는 오랫동안 기회의 불평등을 어떻게 개념화하고 측정할지, 어떤 사회가 상대적으로 더 높거나 낮은 기회의 불평등을 보여주는지, 한 사회 내에서 기회의 불평등 정도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등에 관한 다양한 이론적 논의와 풍부한 경험적 연구를 진행해왔다. 기회의 불평등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선 사회학자들은 직업을 기준으로 사회 계급(social class)을 정의한 뒤, 개인이 성장할 시기에(예를 들어, 14살 혹은 15살 때 무렵) 부모가 어떤 계급에 속해 있었는지를 가지고 출신 계급(origin class)을 정의하고, 본인이 달성한 계급을 도달 계급(destination class)으로 삼아,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에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시 말해, 사회학자들은 사람들이 어떤 계급에서 출발해서 어떤 계급에 도달했는지를 묻는 세대 간 (상대적) 사회이동을 기회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왔다."(27)


"승산비(odds ratio)는 두 출신 계급들(지금 들고 있는 예에서는 전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이 노동자 계급이 아니라 전문가 계급에 도달할 두 승산 간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상대적인 이동 정도를 제대로 나타내준다. 승산비는 두 승산의 비율로 정의되기 때문에 특정 계급의 규모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즉, 절대적 이동, 특히 유출율을 계산하고 나서 많은 노동자 계급 출신 자녀들이 노동자 계급으로 머물지 않고 전문가 계급으로 상승 이동한다고 알게 되었다고 해도 그 자체로 사회가 더 개방적이 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 그들의 상승 이동 정도를 전문가 계급 출신 자녀들이 노동자 계급으로 하강 이동하지 않고 전문직 계급에 머물게 되는 정도와 비교해서, 노동자 계급 출신 자녀들의 상승 이동 정도가 전문가 계급 출신 자녀들의 재생산 정도보다 빠르게 증가했을 때 사회가 더 개방적이 되어 간다고, 즉 사회 유동성이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41-2)


"계층이동 사다리가 끊겼다는 담론의 주 근거는 한국인이 점점 더 계층상승 이동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 되어간다는 사회의식 조사이다. 계층상승 이동 인식과 실제가 일치하는가 하는 문제는 잠시 잊더라도 계층상승 이동 가능성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들이 계층상승 이동 가능성을 말할 때 보통은 자신의 전 세대, 즉 부모 세대와 비교했을 때 자신이 얼마나 상승 이동할 수 있는지, 혹은 자신의 세대를 중심으로 자기 자식 세대들은 얼마나 상승 이동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고 한다면, 이것은 주로 직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절대적인 사회이동에 관한 것이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상승 이동 가능성에 대한 비교를 포함하는 상대적인 사회 이동에 관한 것이 아니다. (특히 교육 팽창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직업구조가 더 이상 크게 변하지 않을 때, 개인들은 상승 이동의 가능성이 적다고 인식하게 된다."(66-7)


3 한국 사회의 세대 간 사회이동 추이


"정인관·박현준(2019)은 여러 서베이 자료들을 한데 모아, 아들들이 언제 태어났는지를 기준으로 1950-54년 사이에 태어난 아들들부터 1980-84년 사이에 태어난 아들들까지 총 일곱 개의 5년 단위 출생 코호트를 구분했다: 1950-54, 1955-59, 1960-64, 1965-69, 1970-74, 1975-79, 1980-84. 30세를 기준으로 하면 1950년대와 1960년대 코호트들은 한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을 무렵에 노동시장에 있었던 반면에 1970년대 코호트들은 경제 위기 이후 한국 경제 침체, 재구조 과정, 불평등 증가라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나와 있었다. 이런 노동 시장의 차이와 아울러 교육 팽창 측면에서도 코호트 간에 차이가 존재한다." "이들 일곱 개 코호트들 사이에서 아버지 계급으로 대변되는 출신 계급과 아들 계급으로 대변되는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함으로써 세대 간 사회이동의 추세를 밝히려는 것이 정인관·박현준(2019) 연구의 기본 목표이다."(75-6)


"가장 오래된 1950-54년 출생 코호트부터 가장 최근의 1980-84년 코호트에 걸쳐 눈에 두드러지는 변화는 서비스 계급과 일상적 비육체노동자 계급의 증가이다. 이 두 계급은 주로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 판매직,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따라서 교육 팽창과 서비스 산업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계급들이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계급은 계속 증가해서 가장 최근 코호트에 와서는 코호트의 반수 이상이 화이트칼라 계급에 속한다." "이렇게 계급구조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서비스 계급과 일상적 비육체노동자 계급의 비중이 늘어나는 동안 농민 계급과 자영업자 계급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이처럼 네 개의 다른 계급들의 비중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의 직업·계급 구조는 급속하게 변했다. 다만 네 개의 다른 계급들 비중이 크게 변하는 동안에도 숙련노동자와 비숙련노동자의 비중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79-80)


"1950-54년 코호트의 경우 총이동율 75.6%은 상승 이동율 52.4%, 수평 이동율 17.1%, 하강 이동율 6.1%가 합쳐서 이뤄진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상승 이동율은 1950-54년 코호트부터 1965-69년 코호트까지 큰 변화가 없다가 이후에 감소하기 시작해서 가장 최근 코호트인 1980-84년 출생자들 사이에서는 40.5%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열 명 중에 네 명이 자신의 아버지 계급보다 높은 위계에 속하는 계급으로 상승 이동을 경험했다. 정점을 찍었던 1965-69년 코호트의 상승 이동율 53.6%와 비교해보면 제법 큰 감소이다. 상승 이동율이 1965-69년 코호트 이후 계속해서 줄어든 반면에 하강 이동율은 처음 코호트부터 꾸준히 증가한다. 1950-54년 코호트의 경우 6.1%에 불과했던 하강 이동율이 이후 계속 증가해서 1980-84년 코호트의 경우 17.3%나 된다. 이처럼 최근 코호트에서 상승 이동율과 하강 이동율 간의 차이가 가장 작다."(85)


"농민을 포함하는 상승 이동율은 1950년대와 1960년대 출생자들 사이에서 큰 변화가 없다가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 사이에서 제법 줄어든다. 그 결과 가장 최근 코호트인 1980-84년 출생자들은 가장 낮은 상승 이동율을 보여준다. 하지만, 농민을 제외하면 그 유형이 정반대이다. 계급구조에서 가장 낮은 지위를 차지했던 농민 계급을 제외하자 그만큼 상승 이동율이 줄어들어서 1950년대와 1960년대 출생자들의 경우 상승 이동율이 농민을 포함한 상승 이동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 농민을 포함했을 때 1950-54년 코호트의 경우 과반수가 상승 이동을 경험했으나(52.4%), 농민을 제외하면 겨우 그 코호트의 열 명 중에 두 명만이(23%) 상승 이동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최근 코호트들이 예전 코호트에 비해 상승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담론은 농민을 제외하면 상승 이동이 지금보다도 더 낮았던 예전 코호트들의 경험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88-90)


"각 코호트별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 정도, 즉 상대적 이동 정도를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추세는 이 연관성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즉, 최근 코호트로 올수록 아들의 계급 달성에 미치는 아버지 계급의 영향력이 감소해왔음을 알 수 있다: 증가한 것이 아니다! 1950-54년 코호트 사이에서 드러나는 출생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을 1이라고 할 때 1955-59년 코호트의 연관성은 0.85로 1950-54년 코호트에 비해 15%나 감소했다. 그 이후로 1970-74년 코호트까지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없다가 가장 최근의 두 코호트에 와서 다시 감소 폭이 크다. 계속되는 감소 결과 출생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은 가장 최근 코호트인 1980-84년 코호트의 경우 1950-54년 코호트의 66%에 불과하게 된다." "지난 30년간 아들이 특정 계급에 도달하는 데 있어서 아버지 계급이 미치는 영향력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사회이동 기회는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108-9)


"앞서 절대적 이동율 추세를 살펴보면서 농민 계급을 포함할 때와 제외했을 때의 추세가 다름을 확인했다. 출신 계급이 농민이거나 도달 계급이 농민인 모든 경우를 제외하고 새로 구성한 5X5 사회이동표를 가지고 그 결과를 낳은 분석을 해보면 농민을 제외하더라도 비슷한 상대적 이동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농민을 제외하면 오히려 그 추세가 보다 분명해져서 일관되게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1975-79년까지 줄어든다.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1950-54년 코호트에서 1이라고 하면, 1955-59년, 1960-64, 1965-69, 1970-74, 1975-79 코호트 차례대로 0.96, 0.96, 0.83, 0.63, 0.60이다. 즉,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1975-79년 코호트의 경우 기준이 되는 1950-54년 코호트의 연관성의 60%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사회가 개방적이 되었다는 말이다. 가장 최근 코호트(1980-84)에 와서는 약간 증가하지만 여전히 0.65밖에 되지 않는다."(109)


"그렇다면 빠르게 지속되어 온 교육 팽창이 계속해서 약화되어 온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진다." "정인관·박현준(2019)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50-54년 코호트부터 1980-84년 코호트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교육 팽창에도 불구하고 출신 계급(즉, 아버지 계급)이 아들의 교육 수준에 미치는 효과는 계속해서 약화되어 오지 않았다. 다시 말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지속되었다. 이런 결과는 아들 세대가 겪었던 교육 기회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출신 계급에 따른 상대적인 교육 기회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Shavit and Blossfeld(1993)의 '지속되는 불평등' 테제를 경험적으로 뒷받침한다. 교육 팽창 정도가 다른 많은 나라에 비교해서도 남달리 컸던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교육 불평등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시금 교육 팽창의 절대적 측면과 상대적 측면의 구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135-6)


"그렇지만 아들의 교육 수준이 본인의 계급(도달 계급) 성취에 미치는 영향력은 계속해서 약화되어 왔다. 본인 교육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1950-54년 코호트에서 1이라고 할 때 1960-64년 코호트에서는 0.86, 1970-74년 코호트에서 0.80, 그리고 가장 최근 코호트인 1980-84년 코호트에서는 0.70으로 지난 일곱 개 코호트를 거쳐 오는 동안 교육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30% 줄어들었다."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1이라고 할 때, 전문대나 대학 중퇴자들 사이에서는 그 연관성이 0.80, 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는 0.61이다. 다시 말해, 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은 고졸 이하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연관성의 61%에 지나지 않는다. 구성 효과에서 기대되는 것처럼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계급 성취에 아버지 계급이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136-8)


4 세대 간 사회이동의 국가 간 비교


# 절대적 이동율의 국가 간 비교

1. 총 이동율 : 한국(1970-74) 〉 이탈리아(1997) 〉 노르웨이(1995) 〉 폴란드(1994)

2. 상승 이동율 : 한국(1970-74) 〉 이탈리아(1997) 〉 노르웨이(1995) 〉 폴란드(1994)

3. 하강 이동율 : 노르웨이(1995) 〉 폴란드(1994) 〉 한국(1970-74) 〉 이탈리아(1997)

4. 수평 이동율 : 한국(1970-74) 〉 이탈리아(1997) 〉 폴란드(1994) 〉 노르웨이(1995)


#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

이탈리아 1.0 〉 폴란드 0.75 〉 노르웨이 0.71 〉 한국 0.67 (즉,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이 상대적으로 활발)


5 결론


"한국 사회에서 출신 계급·계층이 도달 계급·계층에 미치는 효과는 계속해서 약화되어 왔다." "이 책의 핵심적 결론의 하나는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 이동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 팽창은 이런 한국 사회 개방성 확대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교육 팽창과 함께 이뤄진 교육 평등화는 특히 1950-54년 코호트와 1970-74년 코호트 사이에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을 약화시켰다. 그 이후 코호트에서는 교육 팽창에 따라 대학졸업자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출신 계급과 도달 계급 간의 연관성이 낮은 집단이 전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 구성효과의 영향을 받아 세대 간 사회 불평등이 약화될 수 있었다. 이런 결과는 요사이 대학 졸업장이 안정적인 직장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면서 대학 교육이 더 이상 사회 이동의 통로가 되지 못한다는 담론과는 거리가 멀다."(157-9)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간 사회이동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는 결론은 최근에 증가한 소득 불평등의 추세가 가지는 심각성이나 의미를 축소시키지 않는다. 앞에서 계층이동 사다리를 비유로 든 미국 경제학자들 이야기를 하면서도 밝혔듯이 상층 계급에 도달할 수 있는 상대적인 가능성이 예전 세대에 비해 최근에도 그리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즉, 상대적 사회이동이 변하지 않았더라도) 혹은 심지어 상대적인 이동이 더 수월해졌다고 해도, 소득 불평등의 증가로 상층 계급과 하층 계급 간의 경제조건과 기타 생활조건 차이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상층과 하층 간에 더욱 늘어가는 경제조건의 차이는 아이들에게 투자되는 자원과 시간 측면에서 상층과 하층 사이에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짐을 의미할 수 있으며 결국 다음 세대의 사회이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159-60)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장 큰 한계 중의 하나는 세대 간 사회이동을 남성의 경험에서만 살펴본다는 것이다. 한국 여성들의 전반적인 낮은 노동시장 참여율, 그에 따른 계급 구성의 어려움, 결혼과 출산을 전후한 노동시장 이탈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성의 세대 간 이동을 살펴보지 못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 "나아가 한국 여성과 남성의 세대 간 사회이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수직적 연관성뿐만 아니라 횡적 연관성 즉, 여성과 남성의 결혼 동질성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결혼을 통해 여성과 남성이 어떤 계급·계층 이동을 하게 되는지 또 그러한 계급 동질혼 혹은 이질혼은 지난 몇 십 년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면 세대 간 사회이동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개방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여러 국가 간 비교 연구는 한국 사회의 교육 동질혼 정도가 비교적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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