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회의의 정체 - 아베 신조의 군국주의의 꿈, 그 중심에 일본회의가 있다!
아오키 오사무 지음, 이민연 옮김 / 율리시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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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일본회의의 현재


 1990년을 전후하여 소련을 필두로 하는 사회주의 정권이 차례로 붕괴하면서 이른바 냉전체제는 종식되었다. 일본 국내에서도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좌파 운동단체 등이 큰 피해를 보았지만, 반공을 최대의 결집 축으로 삼은 일본의 우파 역시 일종의 목표상실 상태에 빠졌다. 그래서 운동을 다시 새롭게 부흥하고 재결집할 필요가 있었다. 바로 이것이 냉전체제가 붕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997년에 일본회의를 결성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는데, 결국 우파로서 내세운 결집축도 새롭게 정리되어 일종의 '원점회귀'를 도모한 것으로 생각한다. p.31


2장 또 하나의 학생운동과 생장의 집


3장 꿈틀거리는 회귀 욕구


4장 풀뿌리 운동의 궤적


 일본회의가 가장 중시하는 주제들은 무엇보다 먼저 ① 천황, 황실, 천황제의 수호와 그 숭배, 이어서 ② 현행 헌법과 그로 상징되는 전후체제의 타파 , 그리고 이에 부수하는 것으로서 ③ '애국적'인 교육의 추진, ④ '전통적'인 가족관의 고집, ⑤ '자학적'인 역사관의 부정. 이로부터 파생한 그 밖의 주제를 다룰 수는 있어도 역시 핵심적인 운동대상은 이상 5가지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운동의 노하우 역시 원호법제화 운동 등에서의 '성공체험'을 통해 배운 수법, 오직 그것을 반복하여 진화·발전시켜왔다고 할 수 있다. 대규모 운동의 경우에는 신사본청이나 신사계, 신흥종교단체와 같은 동원력, 자금력을 보유한 조직의 후원을 받으면서 전국 각지에 '캐러밴대'라는 명칭의 회원부대를 파견하여 '풀뿌리 운동'으로 대량의 서명 모집과 지방조직 구축, 또는 지방의회에서의 결의와 의견서 채택을 추진함으로써 '여론'을 형성한다. 

 그와 동시에 중앙에서도 일본회의와 그 관련 단체, 종교단체 등이 연계하여 '국민회의'라는 명칭의 조직을 설립하고, 대규모 집회 등을 파상적으로 개최하여 시선을 끌면서 전국에서 모은 서명과 지방의회의 결의, 의견서를 갖고 중앙정계를 압박한다. 한편, 뜻을 같이 하는 국회의원들도 이에 호응하여 의원연맹이나 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여당과 정책결정자를 움직여 운동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한 토대로 일본회의는 지금까지 국회의원간담회나 지방의원연맹의 내실을 다지면서 가맹의원 수를 착실히 늘려왔다. pp.204-205


# 풀뿌리 운동의 주요 활동 내역

1. 정부 주최 '헌법기념식전' 규탄(1976)

2. 원호법제화 운동(~1979) : 일본의 공식연호를 기록방법으로 법제화하려는 운동. 1979년 6월 법으로 제정되었다. 

3. (헌법을 존중하는) 자민당 신강령 반대 운동(1985) 

4. 쇼와 천황 재위 60년 봉축운동(1985~86)

5. 《신편 일본사新編日本史》 편찬 운동(1985~86)


6. 건국기념일 식전 독자개최(1988) : 기원절(초대 천황인 신무 천황의 즉위일)을 건국기념일로 정립

7. 천황 방중 반대 운동(1992)

8. 전후 50년 국회결의(무라야마 담화) 등에 대한 반대 운동(1994~95)

9. 선택적 부부별성제도 반대 운동(1996~)

10. 국기국가법 제정 운동(1999)


11. 외국인(특히 재일한국인)의 지방참정권 반대 운동(1999~)

12.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지지와 (별도의) '국립추모시설' 계획에 대한 반대 운동(2001~02)

13. 야스쿠니 신사 20만 참배운동(2005)

14. 교육기본법 개정 운동(2000~06) : 헌법개정의 전초전으로 '공공의 정신, 도덕심'이나 '일본의 전통·문화 존중' '향토와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교육기본법에 포함시키려는 운동 → 제1차 아베 정권에서 개정 교육기본법 설립(2006)

15. 여성 천황 허용의 황실규범 개정 반대 운동(2005~06)


 일본회의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이들을 아는 관계자는 그 집념과 끈기의 배후에 '종교심'이 있다고 지적한다. 신흥종교단체 생장의 집 출신이기에 존재하는 '종교심'이 그렇다. 일본회의 자체가 신사본청을 필두로 하는 신사계로부터 두터운 후원을 받기 때문에 그 '종교심'에 의해 뒷받침되는 운동과 주장은 가끔 근대민주주의 대원칙을 쉽게 벗어나거나 짓밟는다. 

 천황 중심주의의 찬미와 국민주권의 부정, 제정일치에 대한 한없는 동경과 정교분리의 부정. 예를 들면 일본회의의 실무를 관장하는 가바시마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드문 전통을 지닌 국가이며, 국민주권이나 정교분리 등과 같은 사상은 일본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평소 태연하게 입에 담아왔다. 이는 일본회의의 운동과 동질성·연관성을 지닌 아베 정권의 위험성을 동시에 부각해준다. pp.206-207


5장 아베 정권과의 공명, 그 실상


 일본회의가 아베 정권을 좌지우지한다거나 지배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양자가 공감하고 공명하면서 '전후체제의 타파'라는 공통목표를 향해 나아가 결과적으로 일본회의라는 존재가 거대해졌다고 생각하는 편이 적절한 것 같다. 즉 '위로부터'의 권력 행사를 통해 '전후체제를 타파'하려고 호령하는 아베 정권과 '아래로부터'의 '풀뿌리 운동'으로 '전후체제를 타파'하고자 집요하게 운동을 지속해온 일본회의에 모인 사람들이, 전후 처음으로 자전거 앞뒤 바퀴처럼 서로 작용하면서 오랜 비원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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