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첫사랑 스콜라 어린이문고 26
히코 다나카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유문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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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9년이나 살아서,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

‘아홉 살‘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소설 ‘아홉 살 인생‘이다. 오래 전에 읽어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9살의 소년이 겪는 1년의 인생살이. 이번에 읽은 ‘아홉 살 첫사랑‘은 ‘아홉살 인생‘의 주인공보다 따뜻한 가정에서 설레이는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애초에 시대배경이 다르고 읽는 독자가 다르기 때문이리라.

이 책의 주인공은 ‘하루‘라는 남자아이와 ‘카나‘라는 여자아이이다. 둘의 이야기는 1학년부터 시작하지만(둘다 1, 2학년동안 내내 같은반인데도 불구하고) 둘이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눈것은 2학년부터이다. 왜 2학년부터 사랑이 시작되는가?

하루는 2학년의 어느날 문득 책가방이 무겁다고 느끼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분명 지금보다 몸집이 작았을 1학년 때에는 무겁지 않았을 책가방이 왜 지금에서야 무겁게 느껴지는 걸까? 하루의 질문에 하루의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입학했을 때의 하루는 엄청 긴장해서 책가방이 무거운지도 몰랐을 거야. 지금은 학교가 익숙해져서 가방이 무거운 것도 제대로 느껴지는 거 아닐까?˝

갓 입학하여 같이 다닐 친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선생님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새로 받은 교과서의 과목과 시간표도 모두 외우지 못한채 ‘모두 무리야!‘를 외치던 하루와 카나는 드디어 2학년이 되어 한숨을 돌린다. 그리고 가족과 나의 관계, 친구와 나의 관계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한다.

책에서 하루와 카나가 나눈 대화는 많지 않다. 공식적으로 딱 한번 대화해보았을 뿐이다. 짧은 대화에서 하루는 자신이 용기가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한다. 이에 카나는 ‘용기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하루는 용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화는 책의 마지막에 두사람이 용기를 내는 장면으로 연결된다. 용기가 없음을 인정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기 위하여 용기를 내는 두 아이의 모습이 정답다.

책의 등장인물 중 하루와 카나뿐만 아니라 슈마와 유즈, 키라라 또한 친구의 마음에 공감해줄 수 있는 예쁜 아이들이다. 잠시나마 아홉 살의 나이로 돌아가 이제 잘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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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리커버)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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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리커버)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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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단에 대한 혐오감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할 때 불평등은 더욱 깊어진다. 안타깝지만 법과 규범 없이 개인들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평등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불평등한 체제를 유지시키는 우리 감정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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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리커버)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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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체계는 편향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다. 능력주의를 맹신하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간과한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 경험, 사회·경제적 배경 등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편향된 관점을 가지기 마련이다. 어떤 능력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그 능력을 어떤 방법으로 측정할 것인지와 같은 판단은 이미 편향이 작용된 결정이다. 이렇게 선택된 방식으로 능력을 측정할 때 출제자의 편향이 응시자 중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누군가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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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출근길의 주문 - 일터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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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비애를 딛고 출근길의 주문을 외우며

출근길의 주문(2019, 이다혜, 한겨례출판)

1. ‘아무튼, 스릴러‘ 다음으로 읽는 이다혜 작가님의 책이다. ‘출근길의 주문‘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여성으로서 출근길에 나서는 애환이라고 할까. ‘누구 한 사람만 앞에 있어도, 한 명만 눈에 보여도 그 길을 선택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p.7)‘는 저자의 말처럼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 앞에 있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많은 위로가 되었다.

2. 출근길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만큼 페미니즘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작가님의 경험과 특유의 솔직함으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튼, 스릴러‘를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이다혜 작가님의 글은 옆에서 친한 언니가 말을 거는 듯해서 읽기 쉽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읽는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는 글이 작가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3. 매일 출근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끔 자괴감이 들 때가 있는데(예를 들자면 실수를 하거나, 상사에게 혼나거나, 내가 며칠 동안 싸매고 있던 문제를 다른 사람이 쉽게 해결하거나 등등) 책을 읽으면서 많이 위안이 되었다. 특히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느끼는 막막함이 나 혼자 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데 있어서 위로가 되었고 내가 처한 생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힘이 되었다.

4. 나는 여자가 많은 직장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닥 여성이라는 ‘성별‘을 의식하지 않고 몇 년동안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점을 다시 상기하면서 지금 직장에 대한 약간의 고마움을 느꼈다.

5. ‘성공이 두려운 기분‘이라는 글에서 ‘내가 남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인간이 아닐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많이 공감이 갔다. 항상 타인이 나에 대해서 실망할 까봐 내 능력 이상의 일을 웃으면서 짊어지고 며칠동안 밤을 새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날들이 떠올랐다. 책에서 추천한 ‘직장살이의 기술‘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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