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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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정의하는 에고는 자의식을 뜻한다
한줄요약: 근거 없는 자의식을 끊임없이 경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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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리커버)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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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마음에 남았던 것은 내가 행한 차별이 아닌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그동한 당했던 차별이었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여학교의 교복이었을 때, 내가 손을 잡고 있던 이가 장애인이었을 때, 내가 본 시험의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했을 때, 내가 쓰는 말이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였을 때 각기 다른 상황들이었지만 ‘다름‘이라는 것은 결국 차별에 대한 이유가 되었다.
*차별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 순간 스쳐가는 기억나지도 않는 일이겠지만 차별을 받은 사람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그것이 어린 시절이라면 더더욱. 그렇기에 생각해볼 만 한 것이다. 내가 차별을 한 기억이 없더라도 누군가에게 그런 상처를 준 일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것을.
*좀 더 어렸을 때에는 지금보다 차별받는 사람 입장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도 있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직장이 생기고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을 때, ‘연세 많으신 분이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게 당연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니 그건 잘못이 아니야‘, ‘지금 이 자리에 비하되는 당사자가 없으니 괜찮아‘, ‘지금 분위기를 깨면 안돼‘ 등 별의 별 핑계를 대며 말하기를 주저하였다. 밤에 친구에게 전화해 내가 느꼈던 ‘나만 잘못 생각하는 건가? 내가 예민한건가?‘를 확인해가면서 스스로에게 침묵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침묵하였고 암묵적으로 차별에 동의하였던 그 수많은 상황들이 글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책의 9장 ‘모두를 위한 평등‘에서 인용된 말에 따르면 ‘무의식적이었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억압에 기여한 행동, 행위, 태도에 대해 사람들과 제도는 책임을 질 수 있고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에게는 과거와 현재의 언행에 대해서 끊없이 성찰해야할 책임이 있다.
*완전한 평등은 지금 당장 어렵겠지만 평등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다. 3부 10장에 인용된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평등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함께 결의할 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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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점수가 아직 3천점 대이다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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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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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스포일러 포함된 글입니다.

등불처럼 스러져가는 마을의 꿈

딩씨 마을의 꿈(2006, 옌렌커, 김태성, 자음과 모음)

딩씨 마을은 인구가 다 합쳐서 팔백 명도 안 되고, 전체 가구가 이백 호도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이 책의 화자는 이미 죽은 열두 살의 소년으로 이곳에서 지난 십 년동안 마을이 등불처럼 스러져간 일을 할아버지가 꾸는 꿈과 함께 풀어나간다.

1부는 세 가지 꿈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지만 이 책의 제목에 있는 '꿈'이 어떤 양상의 것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책을 모두 읽은 후 다시 1부를 읽으면 3가지의 꿈이 어떤 꿈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부의 세 가지 꿈의 비유를 지나 2부에서는 12살 소년의 화자가 할아버지의 꿈과 마을의 과거를 뒤섞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옛 가치(혈족)을 지키려는 할아버지 딩수이양과 재물을 탐하는 아버지 딩후이는 둘 다 화자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직계존속)이며 할아버지와 아버지 또한 소설 내내 대립하지만 인연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다. 할아버지가 마을 사람을 아끼는 것도, 아버지가 도시로 떠난 뒤에도 다시 마을에 계속 들리는 것도 마을이 '딩씨' 마을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2부에서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갈등이 시작된다. 처음 시작에는 상부의 명으로 할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게 매혈을 장려하였지만 비양심적인 매혈로 인하여 큰 돈을 번 이는 아버지 딩후이이다. 이에 할아버지는 마을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마을사람 앞에서 개두를 하며 아버지 또한 개두(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는 예법)와 죽음으로써 마을사람들에게 사죄하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립도 있지만 병에 걸려 욕망에 솔직해져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미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고 순간의 사랑(둘째 삼촌과 링링)을 탐하기도 하고, 옛날의 영광에 자나 깨나 집착하기도 한다(관인에 집착하는 리싼런). 도둑질로서 재물을 탐하거나 병에 걸리지 않은 가족에게 버림 받기 싫어 발버둥치기도 한다. 이러한 이기심은 죽은 뒤 땅에 묻히는 '관'에서도 드러나는데, 남은 것이 다가올 죽음 밖에 없는 사람들은 마을의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버리고, 미래의 아이들을 위한 학교의 물건(책상, 칠판)을 분배하며, 삼촌과 링링의 화려한 무덤을 도굴하기까지 이른다. 이야기 초반 추자희를 공연하는 마샹린의 그림을 무덤에 넣어주거나, 잃어버린 관인 대신 새로운 관인을 리싼런의 관에 넣어주며 죽은 이의 넋을 달래주던 인간적인 모습은 이야기 후반에 이르러 아버지의 손에 의하여 남은 사람들의 욕망으로 탈바꿈 된다. 이야기의 화자인 12살 소년의 영혼결혼식을 위하여 화려한 관과 그림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마을을 떠나기 싫어하는 영혼의 절규에서 앞서 할아버지가 보여주었던 죽은 이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버지는 처음 할아버지가 권유한대로 개두를 하는 대신 끝없이 마을 사람들을 착취하고 중간에서 돈을 빼돌려 부를 축적한다. 마을 사람들 몇몇이 진실을 알고 아버지를 죽이고자 하나 결국에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는 것을 댓가로 자신의 이익을 탐한다. 할아버지에게 아버지는 가장 가까운 혈족이기에 쉽사리 아버지를 포기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마을 사람들 또한 할아버지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었다.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할아버지의 제자들이며 '딩씨' 마을에 속해있는 먼 친척이나 다름없기에 할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은 시간의 문제였을 뿐이다.

여기서 다시 1부로 돌아가 세 가지 꿈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술 맡은 관원장의 꿈에서 관원장은 포도나무(마을)에서 포도주(피)를 짜서 파라오(정부)의 잔에 채운다. 두 번째 떡 맡은 관원장의 꿈에서 관원장은 세 광주리 중 파라오(정부)의 것인 가장 위의 광주리에 담긴 떡(재물)을 새(아버지 딩후이처럼 중간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빼앗긴다. 세 번째 파라오의 꿈은 동일한 내용의 꿈을 두 번 반복한다. 살찌고 아름다운 암소 또는 곡식(순박하고 아름답던 삶)이 흉악하고 파리한 암소 또는 곡식(열병으로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삶)에게 전부 잡아먹히는 꿈이다. 파라오는 처음 불길한 꿈을 꾸고 깨어났다가 다시 잠에 들지만 암소가 이삭으로 변했을 뿐 아름다운 것이 흉악한 것에게 삼켜지는 것을 무력하기 다시 보았을 뿐이다. 1부의 꿈 이야기는 우울하고 고통스럽게 끝나지만 소설의 마지막은 조금 다르다. 할아버지가 텅빈 마을로 돌아왔지만 지친 몸을 이끌고 잠이 든 할아버지가 꾸는 딩씨 마을의 마지막 꿈은 쏟아내리는 소나기에 튀어오르는 흙방울처럼 생명력이 가득하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꿈의 존재 의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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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리커버)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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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독 후 밑줄 그은 부분만 2회독 중..... 책의 질량은 가볍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가볍지 않다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우리가 함께 모여 결의할 때 평등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평등은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평등은 인간 조직이 정의의 원칙에 의해 지배를 받는 한,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 간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평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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