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이 없어서 드립커피 대신 달달한 믹스커피를 한 봉 타 먹는다.
이거 달달한 게 땡기는게 혹시? 당뇨병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지만 당뇨병은 아니구..
근데 오늘 아침엔 컵에 부어놓은 커피를, 메일 확인하고 화들짝 놀라 일을 하면서
까먹고 놔두었다. 그리고 또 하루가 저물고 친구가 잠깐 들려 자기네 족발 사면서
우리 것까지 샀다며 떨구고 간, 갓 삶은 촉촉한 족발! 그런데 흑흑...모두들 늦게 온다는
문자에 그냥 혼자 먹기로 함. 그리고 어차피 혼자 먹을 것 작은 소줏잔 대신 그 슬림하고
어여쁜 컵에 먹으려 하니 믹스커피 가루가! 그리하여 컵안의 커피를 탈탈 털어내고 물로
씻어서 소주를 부었는데 앗, 워낙 눌러 붙은 커피가 몰래 남아 있었던 모양이라 무지무지
연한 예쁜 브라운색에 커피향까지 났다!! 그런데 이게 맛이 은근 뛰어난 게 아닌가~?^^
(살짝 덜 달고 연한 '블랙러시안' 맛 같기도 하다.)
오홋!!! 오이를 채 썰어 넣은 '오이소주' 장어를 먹을 때 채썬 생강을 넣은 '생강소주'는 왕왕
먹어 봤지만 예기치 않은 '커피소주'는 첨이지만, 그런데 이 커피소주 은근 매력 돋는다.^^
자 어서 부추무침과 마늘이랑 파랑 상추와 깻잎이랑 여섯 가지 쌈장이랑 맛있게 먹자~
근데...혼자 이러고 있는 내가 좀 남새스럽긴 하구먼. 끌끌,
어쨌든 다음 우리집에서 하는, 주당모임엔 새 레시피인 이 '커피소주'를 그대들에게도 소개
해드리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