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6
일연 지음, 김원중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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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삼국유사를 다 읽었다.

드디어라는 단어처럼 1년남짓 시간이 걸렸나보다.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쓰인 글에 익숙한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굉장한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나 초입에...

일연은 시간적 순서에 상관없이 때때로 왔다갔다하면서 글을 썼기에

혼란스러웠고 그때마다 투덜거렸다.

이렇게 글을 쓰면 어떻게해~~

 

하지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그런 일연의 글쓰기가 익숙해졌고

편안하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전래동화에서 나오는 모티프들이 삼국유사에서 나온 것들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

 

요즘 좋은 책들도 많은데 왜 삼국유사를 읽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에 대해서 알고 싶고 특히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내가 좀 혼란스럽다.

하지만 과거를 안다는 것이 현재의 내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라의 입장에서 기술해서 마음이 쓰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역사는 강자의 입장에서 기술하는 것이 아니던가.

백제와 고구려도 이와같은 책으로 기록을 남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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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와 죽을 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6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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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사랑

아마 이 책의 핵심어일 것이다.

그런데 전쟁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상황과 애뜻한 사랑을 그렸다기보다

뭔지모를 차분함이 있다.

독자가 다른 그 무엇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의도일까?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전쟁으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가가 아니라

전쟁에 참전한 한 군인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그래버가 왜 전쟁을 해야하고

왜 전쟁은 계속되는가를 고민하는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진 책같다.

 

배경은 세계2차 대전 러시아와 독일이다.  독일군인인  그래버가 3주간의 휴가를 나왔다.

불타버린 마을을 보고 자신의 부모님을 사방으로 찾다가 만나게 된 동창생 엘리자베스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는 것이 중심이야기이다.

 

그래버는 적국인 러시아군을 죽여야함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는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한다.

만약 그래버가 러시아군을 죽이지 않는다해도 러시아군이 독일군을 발견하면 그들도 똑같이 그래버를 참혹히 죽일 것이다.

책에서도 그래버가 러시아 포로를 놓아주었음에도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부분이 나온다.

내가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임을 당한다.

 

국가는 무엇인가? 

나를 지켜주는 보호막인가?

생명을 존중하는 것보다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한가?

왜 인간은 국가라는 경계를 그어놓고 서로를 죽이는 전쟁을 하는가?

지금의 국가경계가 많은 시간이 흐른뒤에는 달라질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적이었다가 후대에 한 나라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이러니다. 

 

지도자를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수의 지도자들이 전쟁을 택하기도 하고 평화를 택하기도 한다.

그들의 선택이 그 나라에 살고 있는 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

정치는 생명이다라고 나꼼수에서 들었을 때 그 당시 정치와 거리가 먼 나로서는 좀 부담되고

과장된 말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랑할 때와 죽을 때>를 읽고나니 갑자기 그 말이 떠오른다.

 

정치는 생명이다.  나와 내 가정,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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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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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박완서 작가의 네번째 작품이다.

<아주 오래된 농담>을 인상깊게 읽었다.

자신이 유부남인체로 우연히 다시 만난 동창생을 사랑한 한 의사와 그 주변의 여자들 이야기였다.

작가가 여자니까 당연히 여자들 이야기를 잘 쓰겠지만

<그 남자네 집>도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한 여자가 결혼을 했다.  결혼전에 연애도 했지만 결혼은 조건을 대충 맞춰보고 했다.

결혼 후에 시댁과 친정과의 문화차이에 힘겨워하고

살림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 여자와 연애했던 그 남자를 결혼 후에도 잠시 만나는 일탈을 하지만

결국 아이를 셋이나 낳고 남편과 무사히 결혼생활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 남자도 결국 다른 좋은 여자를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과 함께

잘 살고 있더란 이야기도 나온다.

 

공부도 잘한 이 여주인공은 참 현실적이고 요즘 여자와 닮아있다.

물론 이 책은 훨씬 이전의 시대를 배경에 두고 있지만

이 주인공이 당장 현실로 뛰어나온다고 해도 이 시대와 잘 어울릴 여성으로 보인다.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마도 남편의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사소한 것으로 다투었거나

아니면 내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자의식이 고개를 들었을 때일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부부가 그저 사랑하는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사랑을 바탕으로 지지해주고 격려하고

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보살펴주고 아껴주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부부가 아닐까?

 

이 책속에는 양공주가 나온다.

힘든 가정형편으로 미군부대에 일하다가 양공주가 되었고

동생들 먹이고 공부가르쳤는데 자신은 정작 결혼도 못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동생들 데려와 공부시켰는데

누나 덕분에 공부한 그 동생들이 이제는 자신을 부끄러워한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가슴아팠다.

 

우리 민족의 아픈 부분까지 살짝꿍 담고 있어서 이 소설은 무게감도 있는 것 같다.

 

시댁과 친정의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참 잘 그려냈다.

짜증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나중에는 시댁의 문화에 익숙해져가고 더 좋아하게 되는 그녀의

모습에서 피식 웃고 말았다.  문화란 무엇일까?

거창하게 한 나라의 문화, 한 시대의 문화를 논하기 전에 개인의 삶과 밀접한 가정문화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가정의 문화, 아니 가풍은 그 집안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공기와도 같은 것 같다.

일상이기 때문에 다른 가풍과 만나면 놀라게 되고 다름을 느끼게 되고 거부감을 갖게도 된다.

같은 민족끼리도 그러한데 같은 지역에서도 그러한데

다른 민족과의 문화적 충돌은 어떠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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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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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았을 때 책 제목이 주홍글씨에서 주홍글자로 바뀐 것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궁금해서 원제목을 찾았는데 <The Scarlet Letter>였다.

한 글자를 바꾼 것 뿐인데 느낌이 많이 달랐다.

 

책내용은 내 기억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차분하고 외설적이지 않았다.

도대체 내 기억은 어디에 근거해서 그렇게 주홍글자에 대한 이미지를 외설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이라고 저장하고 있는 것일까?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청교도적인 삶을 가치로 여기는 그들에게 간음을 해서 아이를 낳은 헤스터 프린은  분명 사회를 어지럽히는 대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너새니얼 호손은 자극적인 주제인 간음을 마음껏 활용하는 3류 작가같은 글을 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목사와 헤스터 프린의 로맨스조차도 다루지 않았고

간음죄를 인정하고 그 상대를 밝히지 않은 그녀를 그 사회가 어떻게 처벌하는지

또다른 죄인인 목사는 양심의 가책으로 스스로 어떻게 망가져가는지

되돌아온 남편은 그에게 어떤 복수를 하는지

헤스터 프린이 그녀의 아이 펄과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더 초점을 맞춰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 점이 나는 좋았다.

 

검은색 바탕에 주홍글자 A의 의미가

처음에는 간음(Adultary)을 뜻하는 단어로 헤스터 프린을 벌주기 위한 장치였는데

후반에는 천사(Angel)을 뜻하는 단어로 의미 변화가 있는 것이 인상깊었다.

 

헤스터 프린에 대해서 생각한다.

괜찮은 집안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작가는 책에 밝히고 있다.

작가는 괜찮은 집안에서 교육받은 헤스터 프린을 왜 간통이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나락으로 떨어트리는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주홍글자의 의미변화를 주기위해서는 타락한 여인이 아닌 정상적이고 아름다고 교육받은 여인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그 당시 사람들의 반응이 말이다.

작가가 간통한 여자를 천사같은 여자로 그려냈으니 말이다.

 

사람이 죄를 짓고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생각해본다.

내 안의 죄를 고백하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 아닌가 싶다.

목사는 끝끝내 자기자신을 스스로 파괴한 형상이니 말이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니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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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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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두꺼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책의 두께는 두꺼웠다고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이 우스웠다.

책은 읽었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아직 이 책과 마주할 준비가 안된건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문체로 쓰여진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걸 보니

번역느낌이 달라서 일까 생각해본다.

 

한 남자가 눈이 많이 내리는 작은 시골마을에 잠깐 머물며 한 게이샤를 만난다.

여행자인 그 남자를 사랑하는 그 여자.

단조롭지 않고 복잡미묘한 감정묘사가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부러운 게 한가지 있다면

이 작가의 작품으로 인해 전 세계의 독자들은 일본문화의 일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카타, 사미센 게이샤, 고다쓰, 등등 처음에 읽을 때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많은 일본문화가 이 책을 읽는 독자로 인해서 널리 알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러웠다.

이런 소설가가 우리에게도 많았으면 하는 부러움반, 질투반 그런 기분...

일본은 이런 작가가 많은 것 같다.

 

얼마전 서울대 문용린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여러분~ 시간이 되고 능력이 된다면 멋진 소설을 쓰세요~"라고 우스개소리로

진심을 담아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한권의 소설이 얼마나 많은 힘을 가졌는가를 이야기하시며 한 이야기였다.

 

한권의 책속에 많은 것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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