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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ㅣ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09년 11월
평점 :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에서 였다.
우리집 꼬마가 이 책을 내게 읽어달라고 가져왔었다.
그리고 당장 주문했던 책이다.
눈에 가득한 눈물그림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균은 아닌데 그 무언가가 있다.
눈물에 떠다니고 있다. 노란 얼굴빛을 하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은 이름이 없다.
그저 밤송이 같이 생겼고 여기저기에서 혼이나는 정말 슬픈 초등학교생이다.
그러다가 침대에서 슬피슬피 우는데 점점 눈물이 모여서 바다가 된다.
나를 혼나게 했던 내짝꿍, 나를 혼냈던 담임선생님, 늘 자주 다투시던 부모님, 맛없는 급식을 만들어주시는 요리사선생님 뿐만 아니라 여러 책의 주인공들도 함께 떠다닌다. 자기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이 떠다니는 모습에 주인공은 신이났지만 나중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침대보에 싸서 구해준다. 물밖으로 끌어내고 드라이로 말리고 빨래줄에 넌다.
그리고 한마디한다. "후아 시원하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아이의 억울함이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과하지 않게 잘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이 주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만화를 즐겨봤다던 서현작가는 <이상한 화요일>이라는 그림책을 보고 그림책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만화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다시 그림을 펴고 한참을 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눈물바다에서 사람들이 떠다닐 때 한쪽에서는 선녀가 때밀이로 때를 밀고 있는 모습도 있고 인당수로 뛰어드는 심청이도 있고 다양한 그림책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저 재미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심리를 참 잘 묘사한 것 같다.
주인공이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공룡 두 마리라고 표현하고 앞치마 입은 공룡과 넥타이를 맨 공룡으로 그렸다.
아이는 사람인데 왜 엄마, 아빠는 공룡으로 그렸을까 생각했는데 아이입장에서 부모님의 다툼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가를 공룡이란 이미지로 잘 담아낸 것 같다.
그런 아이의 심정을 작가는 아주 잘 아는 듯하다.
분명 아이들도 화가난다. 아주 많이 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풀어야할지 아이들은 잘 모르고 안다고 해도 어른들이 허용하기 힘들때가 많다.
이런 이 시대에 아이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주는 그림책이라고 생각된다.
앞표지에는 눈물이 글썽글썽한데 뒷표지에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의도가 표지에도 참 잘 나타나있는 것 같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다룬 그림책들이 있다: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
<소피가 화나면>이란 책은 화가났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 지 알려주는 책이라면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란 책은 아이의 마음을 몰라주고 혼내기만 한 어른들을 반성하게 하고 감동하게 하는 책이다.
나는 아이가 보는 그림책으로 웃음과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을 고르라면 단연 이 책을 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