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쌤의 예의 바른 영어 표현에 더하여
구슬 지음 / 사람in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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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바른 영어표현에 더하여(구슬 지음)

 

오랜만에 영어 공부 좀 해 볼까요? 다음의 영어 문장을 살펴봅시다.

 

Bring the report.

Please bring the report.

Can you bring the report?

Could you please bring the report?

Would you please bring the report?

I wonder if you could bring the report.

Would you mind if I asked you to bring the report?

I would appreciate it if you could bring the report.

 

영어에도 분명히 예의 바른 표현이 있습니다. 문장 앞머리에 couldwould, 문장 끝에 무조건 please만 붙인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부산 사람에게 서울말은 끝말만 올리면 된다는 소리와 비슷하죠. 위 예문에서 보듯 영어도 한글 못지않게 공손한 표현일수록 문장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쁜데 그까짓 보고서 하나 달라는 말이 짧을수록 경제적이지 아닐까 싶겠지만, 그럴수록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역시 적어 보입니다. 오는 말이 공손하려면 가는 말이 험해야 한다는 역설은 잠시 접어두죠. 문장이 길어지는 만큼 듣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이제부터는 같은 말이라도 서로의 기분이 좋아지게 해 봅시다. , 질문을 받았으니 이제 답변을 해야겠죠? 보고서를 가져다 달라는 요청에 대한 승낙의 표현을 살펴봅시다. 친구 사이나 직장 동료 사이에 쓸만한 답변과 정중한 표현을 대비시켜 봅니다.

 

All right. / Understood.

Okie. / I understand.

No problem. / Sure.

Got it. / Certainly.

Will do. / My pleasure.

Fine with me. / I would be happy to.

 

공손하고 예의 바른 영어표현을 위한 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람 대신 사물을 주어로 사용하면 보다 중성적이고 부드럽게 들립니다. Please finish this work by tomorrow. (이 작업 내일까지 끝내 주세요) 보다는 This work is expected to be finished by tomorrow. (이 일을 내일까지 끝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아마 이 말을 들어야 하는 처지라면 일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줄어들 것 같습니다.

 



저자는 유용한 표현을 제시할 때 그와 비슷한 다른 표현도 함께 보여주며 두 표현 사이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 직접적으로 내게 공지해 줬거나 얘기해줘서 들은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I was told, ‘주변인들이나 TV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연히 듣게 된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I heard가 적절하다는 식이죠. 이렇듯 쓸모없는 표현이 하나도 없는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한 개의 단어에 여러 개의 뜻을 지닌 그러나 학습자가 흔히 그 활용도를 잊고 있던 다의어(polysemy)에 대해 집중적으로 예를 들고 있는 3부의 2장 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말 그대로 물에 뛰어든다는 뜻의 dive in은 본격적으로 일에 착수하다, 몰두하다, 배고프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에 쓰입니다. 다음 예문은 모임을 시작한 직후에 쓰일 말로 아주 적절해 보입니다.

 

Before we dive in, I’d like to thank everyone for being here today.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와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책으로 영어를 배운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다시 말해 내가 이 표현을 썼을 때 실제 때와 장소에 맞는 적절한 뉘앙스를 풍겼는가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를 적절히 채워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입 부분의 차례를 살펴보다가 자신의 발언 차례가 지나고 사회자나 다음 차례의 연사에게 무대를 양보할 때 쓰는 유용한 표현 You have the floor가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으면서도 이 얼마나 간결하고 시의적절할 표현인가요. 이것 말고도 Thank you for your effort, You might want to 등의 표현은 즉시 써먹을 수 있겠습니다.

 

영어 표현을 다룬 익힘책의 진가는 이렇게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표현을 충실하게 실었는가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가성비는 아주 뛰어납니다. 보너스로 유닛마다 표시된 QR 코드를 이용하여 예문을 읽어주는 원어민의 발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존 영어에서 벗어나 더욱 품위 있고 예의 바른 표현의 영어를 원하는 학습자에게 권해드립니다.

 

#북유럽 #사람in #예의바른영어표현에더하여 #영어회화 #교재추천 #공손한표현 #구슬 #품격영어 #영어공부 #책추천 #쉬운단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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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워터 - 자유를 찾는 모든 이들의 꿈, 2023 뉴베리 대상 수상작
아미나 루크먼 도슨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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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흑인 노예인 열두 살 호머와 그의 여동생 에이다, 그리고 그들의 엄마 로즈는 서덜랜드 농장에서 탈출한다. 그들의 계획은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 가는 것이었지만, 엄마는 호머가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기로 약속한 친구 애나를 데리러 돌아간다. 이제 호머와 에이다는 농장 관리인이자 노예 사냥꾼인 스톡스와 그의 개들, 그리고 그의 두 처남 론과 릭의 추적을 받는다. 호머는 자신을 물었던 개 중 한 마리를 가까스로 피하여 에이다와 함께 강으로 향한다.

 

물살이 거센 강둑에서 호머는 에이다의 손을 잡고 뛰어내려 멀리 하류로 떠내려간다. 물속에서 호머가 강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입는다. 호머와 에이다는 노천에서 잠을 자며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들은 농장주 크럼의 버려진 신발을 신었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진 신발두짝 아저씨를 기억한다. 그의 아들 데스몬드는 팔려나갔고, 아내 샐리는 큰 충격을 받았다. 데스몬드를 되찾기 위해 신발두짝 아저씨는 또 다른 노예 윌슨이 도망친 곳을 발설한다. 그러나 크럼은 데스몬드를 되찾지 못했고 발견된 윌슨은 농장에서 채찍질을 당한다.

 

호머는 스톡스의 개 짖는 소리를 듣고 에이다를 늪으로 더 깊숙이 끌어당긴다. 그러나 호머는 곧 싱크홀에 빠져 진흙탕 깊숙이 가라앉는다. 에이다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온 호머는 거대한 뱀이 자기 다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뱀이 공격하려던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맞아 죽는다.

 

히코리 나무의 갈색 피부와 긴 밧줄을 두른 머리를 한 낯선 남자가 나무에서 내려와 화살을 뽑으며 에이다의 질문을 막는다. 근방에서 스톡스가 개를 데리고 있는 소리가 들려와 에이다에게 공포를 안겨준다. 에이다가 도망치기 전에 남자는 에이다의 드레스 조각을 찢어 끈적끈적한 무언가로 화살을 감싼다. 남자는 나무 꼭대기에서 불타는 화살을 아래 마른 나뭇잎에 쏘아 늪에 불을 지른다.

 

호머와 에이다는 술레만이라는 이름의 남자를 따라 늪 깊숙이 들어간다. 하루 동안 늪을 헤치고 나무를 깎아 만든 배를 타고, 수풀 속에 숨겨진 비밀의 문을 통과하고, 비밀스러운 나무 아지트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등 복잡한 여정을 거친 후, 호머와 에이다는 마침내 프리워터에 도착한다.

 

프리워터로 여행하는 동안 술레만은 호머와 에이다에게 자신이 농장에서 세 번이나 도망쳤고, 그때마다 벌로 손가락을 잃었다고 말한다. 술레만의 임무는 여러 농장에 대해 알아보고 농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훔쳐내는 것이다. 술레만은 호머와 에이다를 이끌고 나뭇잎과 진흙으로 뒤덮어 덤불로 위장한 데이비드, 아이브라, 다리아를 만난다. 이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 하늘 다리를 건너 탈출한 노예들의 마을인 프리워터로 들어간다.

 

한편 서덜랜드 농장에서 열한 살 노라는 로즈가 스톡스의 처남들에게 붙잡혀 잔인하게 채찍질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라는 서덜랜드의 주인 크럼의 막내딸이다. 노라가 태어났을 때 그는 딸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믿었다. 노라는 얼굴 왼쪽에 커다란 붉은 딸기 모반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버지는 노라에게 문어 사진을 보여주며 모반이 문어와 닮았다고 말한다. 타원형의 문어 머리가 관자놀이에 표시되어 있고 거기서부터 여덟 개의 구부러진 자국이 생겼다. 두 개는 왼쪽 눈썹까지 뻗어 있었고, 나머지 세 개는 광대뼈를 따라, 나머지 세 개는 턱선을 따라 내려왔다. 부모님은 노라가 병에 걸렸다고 생각했고, 로즈는 어쩔 수 없이 젖을 뗀 노라의 유모가 되었다. 곧 노라는 부엌에 딸린 방을 따로 쓰는 로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노라는 가정교사의 가르침을 받았고 로즈와 함께 부엌에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노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노라의 언니 바이올렛의 결혼식을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음식을 담당한 로즈에게 가해진 채찍질은 재앙이었다. 집안의 노예였던 애나에게 호머와 에이다가 사라지고 로즈가 채찍질 당한 일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크럼 부인에게 애나는 특이한 노예로 여겨졌다. 그녀는 여러 번 팔렸고 종종 한 집에서 1년 이상 지내지 못했다. 애나의 어머니는 애나의 팔에 칼집을 내어 북쪽으로 도망가라는 힌트처럼 보이는 일종의 흉터를 남긴다. 애나는 탈출하여 어머니를 찾기로 결심했고, 호머와 에이다의 탈출과 로즈의 고통은 애나에게 탈출과 복수를 계획하게 만든다. 노라 역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언니 바이올렛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우연히 들은 노라는 로즈를 찾으러 달려가지만, 채찍질로 인해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을 발견한다. 그 광경은 노라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프리워터에서 호머와 에이다는 해방된 지역사회의 주민들을 만나게 된다. 몇 년 전에 탈출한 라이트 부인과 언니 주나와 함께 사는 산지가 있다. 산지는 프리워터에서 태어나 노예제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장차 술레만같은 인물이 되고 싶어 한다. 선머슴 같은 그녀는 활과 화살통을 가지고 다니며 종종 말썽을 부리곤 한다. 그녀의 아버지 데이비드는 프리워터의 경계를 순찰한다. 아버지 이브라를 따라 탈출한 열네 살 빌리는 말을 더듬고 많은 것을 두려워한다. 그는 자신과 아버지를 사냥한 노예 사냥꾼이 여전히 밖에서 노리고 있다고 확신한다. 나무 다루기를 좋아하는 그는 짝사랑하는 주나를 위해 나무 팔찌를 만든다. 수로 파는 인부들 가운데서 탈출한 산지의 라이벌 퍼디낸드가 있다. 그가 훔친 감독관의 칼은 자유를 상징하는 소중한 물건이다.

 

호머와 에이다는 이후 3주 동안 프리워터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호머는 어머니와 애나가 서덜랜드 탈출을 돕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신발두짝 아저씨의 배신 사실을 알게 되고 행동에 나선다. 서덜랜드로 돌아가려는 그의 계획은 새로운 친구 산지, 퍼디낸드. 빌리, 주나에게 발각되고 그들은 에이다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길을 나선다. 그들은 바이올렛의 결혼식으로 바쁠 때 농장에 도착하기를 바라며 출발한다. 한편 애나와 노라는 자신들만의 계획을 세워 서덜랜드를 떠나려 한다. 하지만 바이올렛의 결혼식은 호머, 에이다, 로즈, 애나, 노라에게 특별한 날이 되고 바이올렛과 서덜랜드에게도 쉽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된다.

 

 


<작품에 관하여>

저자의 데뷔작인 프리워터는 즐겁고 흥미로운 탈주 노예 이야기다. 프리워터는 남북전쟁 이전 버지니아 남동부와 노스캐롤라이나 북동부에 위치한 그레이트 디즈멀늪에 살던 공동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냈다. 본래 이곳은 노예로 일하던 농장에서 탈출해 자유를 얻은 흑인들이 들어오기 전 수 세기 동안 미국 원주민이 거주하던 곳이다.

덥고 습한 날씨, 울창한 수풀과 덩굴, , 독사, 곤충 등 그레이트 디즈멀 늪의 환경은 매우 험난했고 이러한 여건으로 도망친 노예를 추적하고 다시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분명한 것은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늪지에서의 삶이 농장에서 노예의 삶보다 낫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흑인들은 늪의 높은 지대에 집을 지었는데 도구와 의복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종종 인근 농장을 습격하여 도구, 식량 및 기타 물품을 구했다고 한다.

 

프리워터에서 호머와 에이다는 어머니 로즈와 함께 서덜랜드 농장을 탈출해 인근 늪지대 깊숙이 숨겨진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다른 노예 애나를 데려가기로 한 약속을 어긴 탓에 호머의 마음속에는 죄책감이 남아있다. 이에 로즈는 애나를 데려오기 위해 돌아왔지만 다시 붙잡혀 채찍질을 당한다. 호머는 어머니를 프리워터로 데려오기 전까지는 자유란 없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프리워터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용감한 산지부터 말을 더듬으며 다시 잡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빌리, 어머니가 여전히 노예인 상태에서 늪의 삶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호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노예를 단순한 소유물로 여기는 크럼 부부와 바이올렛 크럼, 여러 번 팔려 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없는 어린 노예 소녀 애나, 사랑하는 아들 데스몬드를 되찾기 위해 배신을 거듭하는 신발두짝 아저씨, 충실한 노인 노예인 조 할아범과 페튜니아 할머니가 있다. 그리고 서덜랜드 노예들의 학대받는 실상에 눈을 뜨게 된 노라 크럼도 있다.

 

크럼의 막내딸 노라는 로즈가 잔인하게 채찍질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노예제도의 현실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릭과 론이 로즈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모습을 보고 노라는 마음 아파한다. 아버지가 호머와 에이다를 되찾으려는 계획을 엿듣게 되면서 노라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밤마다 노라를 재워주던 아버지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노라가 로즈에게 두고 간 책을 돌려주며 아버지가 책을 찾으면 로즈에게 다시 채찍을 가하겠다고 말하자 노라의 속마음이 바뀐다. 잔인하고 두려운 스톡스는 그렇다 치고, 그녀의 아버지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애나의 말에 얼어붙은 호수 같았던 노라의 마음은 처음으로 작은 균열이 생긴다.

 

노라는 서덜랜드의 다른 노예들과 달리 로즈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얼굴 왼쪽에 문어 모양의 모반을 가지고 태어난 노라는 집안에서 왕따당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노라에게 모반을 가리기 위해 머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딸이 자신의 행동과 말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에 따라 노라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고 원치 않는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기 시절부터 노라를 돌보던 로즈는 항상 노라를 받아들인다. 로즈가 상처에서 회복되자 노라는 로즈가 탈출한 자녀 호머와 에이다의 생사를 몰라 상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노라는 또한 언니 바이올렛이 옛날에는 로즈와 어울리며 살았지만 지금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바이올렛에게 로즈는 그저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존재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렸을 때는 로즈를 하나의 사람으로 보고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자라면서 이용당하는 소유물로 전락했음을 깨닫는다. 노라는 자신이 언니처럼 될까 봐 두려워하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사건은 노라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사랑하는 로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수치심으로 가득 찬 노라는 서덜랜드 주변의 삶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평생 들판에서 들려오는 영혼을 울리는 노래에 익숙한 노라는 그 노래의 기원을 알아본다. 담뱃잎 사이에 숨어 스톡스의 채찍질 소리를 듣던 노라는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눈동자가 로즈와 매우 흡사한 것을 발견한다. 그녀는 그 고통을 보고 겁에 질려 다시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의 손이 닿는 곳으로 돌아온다. 갑자기 매일 멀리서 보던 담배밭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으면서 그곳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된다. 노라는 자기 가족이 특히 자신을 키워준 로즈를 대하는 방식이 옳지 않음을 분명히 인식하며, 먼저 가짜 노예 양도 각서로 로즈를 풀어주려 시도한다. 그것이 실패하자 그녀는 애나를 돕기로 결심하며 결국 노라는 로즈와 애나를 모두 도울 수 있게 된다.

 

노라의 변화는 엄마가 딸기 모반을 가리기 위해 얼굴에 바르도록 강요했던 하얀 가루를 씻어내는 것으로 상징된다. 노예제도 자체가 악의 근원이며 로즈와 애나처럼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노라의 현실은 얼굴에 모반이 있다는 것이다. 노라가 처음으로 스톡스에게 애나를 내버려두라고 명령하면서 그녀의 변화는 이어진다. 이때까지 노라는 말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선한 일에 사용하게 된다.

 

프리워터는 노예제도에 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어머니 로즈를 해방시키기 위한 호머, 프리워터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애쓰는 산지, 두려움을 극복하고 주나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할 용기를 내는 빌리, 서덜랜드에서 자아를 찾으려는 노라 등 개인적인 여정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사실적 캐릭터와 더불어 많은 독자가 잘 알지 못하는 배경의 좋은 이야기로 잘 구성되어 웬만한 스릴러 작품 이상의 긴장과 흥미를 자아낸다. 비록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도서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권위 있는 뉴베리상 대상작인 만큼 구성이 알차고 줄거리가 탄탄한 수작이라 어른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번역본도 좋지만, 원문의 느낌을 충실히 느낄 수 있는 원서 일독을 권해드린다.

 

#한달의기록 #프리워터 #아동문학 #번역문학 #뉴베리상 #탈주노예 #아미나루크먼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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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기에 힘든 우리
정시화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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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적으로 잘 정리된 소제목의 행렬을 보니 이 책을 읽어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이라든지 돈은 더 행복하기 위해 버는 게 아니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있다 등 세간에 잘 알려진 인생의 조언을 살짝 비틀어주는 소제목으로 삼았기에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내용이 기대되었다.

 

누구나 혼자 있을 때와 사람들 앞에 있을 때 다른 점이 있겠지. 그런데 만약 사람에게 자기 나이에 맞는 지혜와 성찰이 없다면 그 사람 나이에 맞는 자신을 연기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거야. 그걸 우린 철없다 하는 거고.(11)

 

왜 저자는 우리가 늙지 않기에 힘들다고 했을까. 일견 늙음은 미덕이요 장점임을 바탕에 둔 의도적 표현인가. 인간의 수명이 대체로 자연의 영향력에 놓여있던 시절, 아마도 인류는 이렇다 할 인생의 고민거리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치매, 성인병, 복잡한 인간관계 등은 모두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골칫거리 들이다. 십 대에 결혼하여 자손을 낳고 삼십 대에 조부모가 되며 평균 수명이 기껏해야 마흔을 넘기기 어렵던 때에는 주로 먹고 사는 일을 걱정했을 것이다.



대단하고 어려운 존중이란 나와 의견이 다르고, 내가 싫어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이는 거지.(69)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나이 들어 아프고 힘들면 그만 천수를 다해야 하는데, 싫어도 아픈 몸을 자꾸만 고쳐 놓으니 어쩌다 80세까지 살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리고 그 어쩌다는 이제 곧 100세를 앞두고 있다. 그만 살아도 되겠다는 개인의 소망이 자동으로 무시되는 시대를 사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기대 수명의 두 배를 넘겨 사는 바람에 우리 인생이 힘들어지는 시점이 왔다.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한 어르신은 간데없고 노인 인구만 늘어난다. 한국처럼 급격한 인구 노령화를 겪는 나라는 곧 여러모로 나이 듦에 준비되지 않은 노인이 많다는 뜻이다. 몸은 노화되어도 정신 연령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아무리 낮은 확률을 뚫고 성공해도 아주 크게 행복하긴 어렵지만 남들과 비슷하게라도 살면 아주 큰 불행은 막을 수 있는 거지. 나이 들수록 이 사실을 저절로 깨닫기 때문에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게 되는 거 아닐까.(159)

 

이 책은 나이 먹는 것이 두려운(?) 40대의 동생 시화와 그보다는 나이가 들었을 묘령의 언니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로 구성되었다. 둘 사이의 친밀도는 매우 높으며 한 사람은 이끌고 다른 이는 따르는 멘토-멘티 관계로도 읽힌다. 동생은 주로 질문을 던지고 인생의 지혜를 담은 답변은 주로 언니의 입에서 나온다. 아니, 언니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여러 철학자와 현인의 세계관이 잘 합쳐져 어우러지는 소리로 들린다. 두 여성 사이의 대화체라 그런지 여성 특유의 공감 위주 화법은 간혹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 희희, 키키등 실제 대화에 나옴 직한 의성어를 비롯하여 맞장구가 빠지지 않는 대화라 솔직히 중년의 남성 독자로서 영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세상엔 더 나은 삶, 더 훌륭한 삶 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단지 더 행복한 삶만이 있을 뿐인 거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해야 하는 건 오로지 어떻게 더 행복하게 살 것인가 뿐인 거야.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목적은 오로지 행복일 뿐이라는 게 증명되는 거지.(240)

 

그렇더라도 구성과 형식에 구애받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빠져드는 듯한 언니의 깔끔한 설명에 집중해 보시길 권해드린다. 평균적으로는 대화체가 아닌 평범하면서도 군살 없는 질문과 답변 형식을 취했었더라도 좋았을 것 같다. 각별한 사이의 두 여성이 나누는, 삶의 지혜가 담긴 수다크래프트에 두 시간쯤 빠져 보시면 어떨지.

 

#자기계발 #늙지않기에힘든우리 #하움 #김시화 #인생의지혜 #북클럽 #서평단 #책추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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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화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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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사이의 두 여성이 주고받는, 생활의 지혜가 담긴 수다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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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조동섭 옮김 / 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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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는 젊은 시절에 비디오 가게에 근무하면서 숱하게 봤던 싸구려 B급 영화들을 인용하여 독특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감독으로,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진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성향 덕분에 미국 영화계에서 덕질로 가장 성공한 영화 오타쿠’, 'B급인척 하는 S급 영화 감독' 으로 불린다. 그의 특징이라면 극단적인 폭력성, B급 성향, 찰진 대사, 과거 영화에 대한 오마주, 탁월한 음악 선곡 능력 등이 꼽히며, 이 외에도 극단적 성향 캐릭터의 충돌, 장황하지만 시시껄렁한 대사,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비선형적 서사 구조 등이 있다.

 

바스터즈, 저수지의 개들, 킬 빌, 헤이트풀 8, 쟝고 등 타란티노의 영화 대부분이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는 질리지 않는 소재, 즉 통쾌하고 유혈 낭자한 복수에 있다. 나치의 머리 가죽을 벗겨 이마에 철 십자를 새기고, 이미 외눈박이인 상대의 눈알을 마저 뽑아 으깨고, 아예 폭발물로 몸통을 날려버리기도 한다. 폭력 한 가지만 놓고 보면 상당히 께름칙하지만 대개 폭력을 당하는 이는 만렙 악당이다.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하는데 관객은 환호한다.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와 대상을 철저히 희화하기 때문이다.


사실 타란티노의 첫 소설이자 이론적으로는 같은 제목의 영화를 소설화한 작품인 이 책을 어떻게 평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영화에 대한 동반 작품이 아닌 이상 별반 효과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히 영화의 필사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그런 역할을 하는 챕터가 몇 개 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전혀 나오지 않으며, 영화가 끝난 후 등장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긴 부분에서 지나가는 대화로만 언급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절정 부분이 책의 마지막이 아니라 4분의 1 정도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 기존의 영화에 대한 재구성이나 삭제된 장면에 양념을 치는 듯한 소설화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하리란 뜻이다.

 

대신, 타란티노는 시간을 앞뒤로 넘나들며 다양한 시점을 통해 릭 달튼이 랜서 파일럿을 촬영하던 당시의 느슨한 흐름을 따라 훨씬 더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펼쳐낸다. 브래드 피트의 클리프 부스에 대한 많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는데, 타란티노는 종종 캐릭터를 둘러싼 모든 언어 외적인 의미를 말로 표현한다. 종종 브래드 피트의 간결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조화시키기가 조금 더 어렵거나 더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달튼의 경력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아보고, 영화 속 이야기와 영화 밖에서 그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샤론 테이트가 할리우드로 히치하이킹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맨슨 가족과 함께한 푸시캣의 초기 경험도 볼 수 있다. 타란티노가 영화를 시작하기 전 염두에 두었던 더 큰 세계와 배경에 대한 감각을 통해 그가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이야기를 구상하는 방법 등을 엿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상당히 목적이 없고 느슨하며, 토끼 굴을 헤매며 시간을 표류하는, 매우 느슨한 의미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맨슨 가문이라는 줄거리가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샤론 테이트의 일부 장면이 흥미롭기는 하다. 그녀 역시 릭과 클리프처럼 타란티노를 사로잡지 못하는 줄거리 흐름처럼 느껴지는 등 몇 가지 문제를 강조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것은 단순히 왔다가 사라진 할리우드 시대, 즉 이 시점에서 이미 사라지고 있었지만 끔찍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더욱 밀려난 시대에 어울리고 싶은 욕망이다.

 

클리프가 일본 영화를 처음 접하고 방황하거나, 릭이 스파게티 웨스턴의 폭발적인 성장과 씨름하고, 노배우들이 한때 알고 지냈던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당대의 중심인물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원초적 욕구가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타란티노는 이 영화에서 역사 속 이름과 인물을 삭제하는 것을 허용한다. 알도 레이의 고통스러운 몰락이나 배역을 얻지 못한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동료 배우들 간의 대화와 한 장면에 불과한 예상치 못한 마지막 장까지, 영화의 힘과 연기의 기술에 대한 연애편지로 느껴질 정도로 타란티노에게는 기대 이상의 더 많은 진심이 담겨 있다.

 

소설로서의 이 책은 분명 미진한 부분이 많다. 랜서의 줄거리를 기본적으로 소설화하기로 한 타란티노의 선택은 깔끔한 아이디어이지만, 이미 언급했듯이 맨슨 장면은 완전히 엉성하고 불필요하게 느껴지며, 이는 영화의 결말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선택으로 인해 더욱 악화될 뿐이다. 그 외에도 타란티노가 기본적으로 액션이나 장면을 필사할 때마다 대화의 속성은 밋밋하고, 묘사는 거칠고, 산문은 너무 기능적이라는 등 작가로서 그의 약점을 잘 드러낸다. 캐릭터의 마음을 묘사한다거나 영화관을 바라본다거나 자신의 창작물을 농담으로 풀어낼 때면 그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소설가가 그의 전업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이 책은 나름의 읽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구성은 자갈밭처럼 거칠고 내용은 마구 얽혀 있고 몇 가지 약점도 보인다. 그러나 1969년 할리우드의 정치와 스크린 규칙에 빠져들거나, 펄프 웨스턴이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지 상기하거나, 클리프와 릭 같은 캐릭터가 더 살이 붙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볼 때 타란티노의 예술적 흥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저랑 같이 놀러 갑시다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거의 문자 그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보다 이 책이 필수인가? 영화를 대체할 수 있을까? 심지어 소설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이 동반 작품으로서의 매력을 지녔고 타란티노가 항상 보여줬던 영화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애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만큼은 마음에 든다.

 

<보너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마지막 결투 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TBEvEsv1OeE

 

릭의 집 안으로 침입하는 히피들. 그런데 그 사이 LSD 담배에 취한 상태인 클리프가 브랜디와의 산책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있었다. 클리프는 처음에는 히피들에게 '너네 진짜냐?(You are real right?)'라고 환각인지 아닌지를 묻지만 곧 약에 취한 상태에서도 클리프는 침입자 셋이 모두 스판 영화 농장에서 봤었던 패거리들임을 기억해 낸다. 권총을 겨눈 텍스와 뒷문으로 들어온 새디가 클리프를 포위하고, 집시는 방에서 잠들어있던 프란체스카를 인질로 잡은 상황. 텍스가 총의 공이치기를 젖히자 클리프는 애완견 브랜디를 시켜 총을 들고 있던 텍스를 공격토록 한다. 그리고 신명 나게 울려 퍼지는 라디오 음악 속에서 통쾌한 역관광이 시작. 텍스는 브랜디의 일격에 권총을 떨어뜨리고 이어 온몸을 사정없이 물어뜯긴다. 새디는 뒤늦게 칼을 쥐고 달려들려다가 클리프가 던진 통조림에 정면으로 맞아 쓰러진다. 그러고도 칼을 쥔 채 기어서 움직이려는데, 클리프의 신호를 받은 브랜디가 텍스를 놓고 새디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기 시작한다. 브랜디에게서 풀려난 텍스는 칼을 꺼내지만, 클리프는 순식간에 칼 든 손을 내리쳐 텍스의 허벅지에 칼을 박아버린 다음, 얼굴을 쳐서 쓰러뜨리고 목을 짓밟아 부러뜨려 죽여버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케이티는 프란체스카의 기습으로 한 방 맞고 쓰러졌지만, 이내 칼을 들고 클리프를 기습해 그의 골반을 찌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LSD의 효과 탓인지 클리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꽂혀있는 칼을 툭툭 건드린 뒤, 오히려 더 빡쳐서 케이티의 머리채를 붙잡곤 전화기부터 시작해 액자, 기둥, 벽난로 모서리, 테이블에 안면이 박살 나도록 여러 번 찍어 죽여버린다. 케이티를 내동댕이친 클리프는 출혈과 LSD의 효과 탓인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히피족 텍스가 떨어뜨린 권총을 간신히 집어 든 새디는 총을 쏴서 브랜디가 달아나게 만들지만, 상처의 고통으로 공황에 빠져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다가 유리 창문을 뚫고 나와 뒷마당의 수영장에 빠진다. 수영장에서 헤드폰을 낀 채 술을 마시느라 아무것도 못 듣고 있던 릭은 이 광경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미 급격하게 흥분해 제정신이 아니던 새디가 피 칠갑을 한 채로 물에 빠지자 더 발광하며 허공에 칼을 휘두르고 마구 총을 쏘아댔고, 위험을 느낀 릭은 도망치듯 들어간 창고에서 예전 영화에서 써먹었던 화염방사기를 위풍당당하게 들고나와 정면에서 화염을 퍼부어 새디를 구워버린다.

 

#세계사 #원스어폰어타임인할리우드 #소설 #영화원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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