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환희라 부르는 그 숲에는 태곳적부터 고독한 가시나무새가 산다. 세상과 다른 시계(時計)를 품은 마성(魔性)처럼 은유(隱喩)한 고고한 울음 앞에 자아도취란 말은 신성모독에 준하는 망언이다. 별을 품은 가슴은 별이 지고 뜨는 것에 초연하고, 비상(飛上)을 꿈꾸는 날개는 깃털이 모두 뽑혀도 하늘 그 이상을 나는 것이다. 은둔(隱遁)의 마차가 비로소 고독에 안착한 그때, 체념보다는 망각의 축복에 가시나무새는 생의 마지막 절정의 울음으로 환희의 축가를 부른다. 절망이 환희가 아니고, 고독이 축복이 아니라면 그건 이미 맥박이 멈춘 바싹 마른 지푸라기일 뿐이다. 태곳적부터 고독한 가시나무새는 그 숲, 내 가슴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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