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eginning - 뉴비기닝! 원하는 삶을 창조하는 마음의 법칙
에스더 & 제리 힉스 지음, 서수정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보게 된 <오프라 윈프리 쇼>의 '시크릿The Secret'동영상은 내게 많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며, 자석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었고, 이미 그것을 경험한 자기계발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의 증언은 뒤이어 나온 책 '시크릿'을 구입하게 끔 만들었다. 하지만 그 책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활용하면 어떤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그 책의 실행방법이라든지 실행과정에서의 '자기부정'이라든지 '설마...될까?'라는 자기의심에 대한 설명은 명쾌히 밝혀주지 못했다.
 
몇 개월 후에 나온 책 '끌어당김의 법칙'은 일부 의문들을 해결해주고, 방법론도 제시해 주지 못했지만, '아하~'하는 깨달음은 주지 못했다. 이 책을 펼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 <뉴 비기닝>은 시크릿이 나오기 6년 전에 발행이 된 책이며, 창조의 과정과 끌어당김의 법칙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속삭임같은 책이라는 이 책을 서문을 읽고 희망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시크릿의 비밀'은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다시 말해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서 짓는다는 말고 일맥상통한다. 불교의 가르침인 이 말씀은 인간에게는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말씀에 대한 행동방법을 제시한 것이 '시크릿'이고, 그 놀라운 '끌어당김의 법칙'을 배우고 실행할 수 있다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평가절하식 자조론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테고, 최소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만큼은 그 누구에게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이 밝히는 씨크릿의 방법은 '원하라, 허락하라, 그러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다른 책에 비해 그 믿음에 대한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확연한 차이는 책의 후반부에 따로 제시된 '그룹 모임에서의 질문과 대답'부분 이었다. 이 부분은 결심과 믿음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기부정혹은 의심 그리고 현실주의 선호등의 믿음에 대해 자발적으로 생기는 여러 의문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대화식으로 설명해 준다. 특히 '명상'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보다 구체적인데, 이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와 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데, 이 방법으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게 되는데 이것을 통해야 자신의 소망을 허락하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크릿을 읽고 큰 느낌을 받았거나,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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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감성 - 기업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시마 노부히코 지음, 이왕돈.송진명 옮김 / GenBook(젠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40년 베테랑 기자의 10여 년간 취재한 일본의 '감성마케팅' 사례집!
 
이 책을 잡은 이유는 딱 하나다. '10년 불황'의 오명을 털어내고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여 전 분야에 걸쳐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의 저력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그것은 현재 불황의 늪에 서서히 빠져들어가고 있는 우리가 보았을 때 매우 긍정적인 미래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하필 모델이 '일본'인가? 하는 질문에는 한 예를 들어야겠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회장이 삼성을 경영하던 때에 연말이면 거의 한 두달을 일본에서 지냈다. 일본의 뉴스와 신문 그리고 책을 연구하고, 일본의 경영자와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현재를 들여다 봤고,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감했다고 한다. 현재 회장인 이건희회장도 선대 회장를 따르고 있다고 하는데, 그 핵심은 일본의 모습과 우리의 그것이 매우 흡사하게 싸이클을 이룬다는 데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비교모델로서는 일본만한 나라를 찾기 힘들다.
 
이 책은 4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한 저자가 지켜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그 극복과정을 통해 살펴본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야기한 책이다. 20세기와 21세기를 가장 크게 구분하는 패러다임이 바로 '감성'이라는 키워드로 놓고 재도약을 시도하는 일본의 산업이 '감성'으로 무장되어 오히려 20세기보다 더 비젼있는 미래를 갖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성장엔진은 과연 무엇인지를 일본 기업의 100여 개의 사례들을 통해 과연 '돈을 벌어주는 감성'은 무엇인지를 고민한 책이다.
 
이 책을 살펴보면서 자꾸만 오버랩이 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20세기와 21세기 였다.
우리에게 있어 21세기의 10년은 운명적인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후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대에서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세계에 유래없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외환위기 사태를 거치면서 정신적 공황에 빠지게 되며 20세기를 마감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IT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경제사회인 21세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 직면하는데 이것은 세계적인 대세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지 여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되었다.
 
우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20세기가 땀과 눈물과 근성으로 남성들이 이끌어가는 시대라고 한다면, 지금의 21세기는 지식과 IT, 그리고 감성이 결함된 여성들이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주체가 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소품좀 다량생산의 매스프로덕트의 기업주도 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의 소비자주도 산업으로 전환되었고, 양이나 질, 가격, 효율보다는 디자인, 센스, 기능이 구매동기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근면, 저축, 대기업 일변도, 입신출세등의 가치관은 치유, 유유자적, 느긋함, 편안함, 여유등의 웰빙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암흑의 터널을 '돈 버는 감성'과 '감성의 지역,도시 건설' 그리고 '사람을 부르는 감성' 등을 돌파구로 재기하거나 새로 창업한 기업과 지역 그리고 인물들의 사례를 저자가 취재한 내용들인데, 읽다가 보면 마치 우리나라가 IMF의 늪을 빠져나와 '감성의 시대'를 맞이해 고군분투하는 우리가 전 산업에 걸쳐 앞으로 대처해야 할 바를 교훈적으로 알려주는 듯 했다.
 
40년 베테랑 기자의 10여 년간 취재한 일본의 '감성마케팅'의 총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얄미울 정도로 정교한 일본인들의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수집 능력과 분석력, 그리고 무엇보다 목표를 향해 모두가 하나되어 나아가는 그들의 정열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감성마케팅'의 실천사례집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마다 들춰봐야 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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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화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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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눈물과 한숨으로  끝무렵의 길고 긴 겨울밤을 잊게 한
슴아픈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영화나 책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영웅들의 탄생의 이면에는 추풍낙엽처럼 스러져버리는 수많은 이름없는 병사들의 죽음을 목격한다. 영화에서는 엑스트라로, 전투에서는 일개 병사로 제 역할을 한 이들도 하나의 삶인데...아무도 그들의 삶과 죽음을 알지 못한다. 차라리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가 신문지상에 이름 석자 걸릴 일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국민이요, 영화상 엑스트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스스로가 한 권의 책이다'라는 말처럼 엑스트라인 나도 내 삶에 대해 책을 쓰라면 두터운 소설은 쓸만큼의 사연이 있기에 그들을 주목하곤 했다. 
 
여기 나와 같이 특별한 시선을 가진 작가가 있다. 조두진.
그는 국가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사람의 역사를 담아내고 싶어하는 작가다. 그의 전작 [능소화]는 1998년, 경북 안동의 무덤에서 발굴된 '원이 엄마의 편지'를 모티브로 하여 써내려간 4백 년 전 조선 남녀의 안타까운 운명과 사랑을 재구성한 것이고, 지금 읽은 이 책은 임진왜란 말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실존했던 선비 이진영(1571-1633)의 삶을 모티브로 구성한 작품이다.
 
이 책의 전체 줄거리는 임진왜란이 한창인 때 진주에 사는 안철영은 밀려드는 왜구를 막기 위해 의원을 필요로 할 만큼 아픈 아들과 아내 유이화를 두고 진주성사수를 떠나지만, 곧 왜구에 패배하여 포로가 되는데, 자신을 기다리던 아내가 일본에 팔려갔다는 소문을 듣고, 아내를 찾아 일본을 찾으러 떠나고 우여곡절 끝에 아내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인데, 임진왜란 당시 전쟁포로가 된 백성들의 처절한 삶과 일본으로 끌려가 겪게 되는 참혹한 생활들이 자세히 묘사된다. 이 묘사들은 얼마나 참혹하던지 책을 덮고, 한숨을 쉬고, 눈을 감은 적이 여러 번이었다. 특히 한심한 조정의 실태와 초개처럼 스러져가는 백성들의 삶을 대조하며 조망하면서 과연 충과 효, 그리고 예와 인은 무엇이 우선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고민하게 했다.
 
 주목되는 점은 작품상의 시점들이 변하는 것인데 임금의 나라 조선을 살리기 위해 죽어가는 아들과 아내를 남겨두고 진주성을 지키려 했지만, 포로가 되어 버렸고, 아내와 자식마저 잃어버린 안철영의 시점과 의원을 데리러 간다며 떠난 서방님을 기다리다 사흘만에 자식은 죽고, 죽은 시신을 안고 일주일을 더 기다리다 일본으로 끌려간 안철영의 아내이자 조선의 여인인 유이화의 시점이 엇갈려 서술되면서 그들이 겪은 인간적 고뇌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허물이 있다 할 수 없는 역사적 상황에 폭폭한 가슴만 살피게 된다.
 
작가의 놀라운 묘사력은 조선의 백성의 처절한 삶과 당시 왜구들의 무식하고 잔혹한 만행들에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해서 저녁을 먹고 난 넉넉한 밤 무심히 책을 폈다가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며 마자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내내 가슴을 졸이고, 아파했던 책이었다. 그 어떤 영화보다 생생한 묘사에 놀랐다.
 
'역사는 돌고 도는 법'. 국운에 목숨을 맡긴 백성이 그때만 있으랴. 조선이란 국호는 대한민국이 되었고, 그때의 백성은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그 시절의 국가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국가에 염증을 느껴 떠난 국민들, 그리고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국민들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타고 속속 들어오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무사태평으로 희희낙낙거렸던 내게 외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국민들의 삶을 생각하게 했다.
 
거듭되는 눈물과 한숨으로  끝무렵의 길고 긴 겨울밤을 잊게 한 가슴아픈 사랑에 대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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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최강의 사랑노래
나카무라 코우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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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대학 신입생시절 동아리 신입생환영회에서 만난 '천사' - 그시절 청춘들은 이름부르기도 아까웠던 모양이다 - 에 반해 식음도 잊을만큼 좋아했던 적이 있다. 입시지옥을 벗어나자 몰려드는 허전함에 또 어디엔가 '몰입'해야 할 곳이 필요했던 것일까? 아니면 고진감래의 '달콤함'을 만끽하려 했기 때문일까? '중독'이라 불려도 좋을 만큼 좋아했던 적은 지금까지 통털어 그때 뿐인 듯 싶다.
한동안 잊었던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준 계기는 이 책, <절대 최강의 사랑노래>의 덕택이다.
 
남녀 주인공 모두 '나'를 시점으로 이야기가 번갈아가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지난 해에 읽은 일본의 잘나가는 젊은 남성작가들의 단편 러브스토리들을 엮어서 만든 책 <I LOVE YOU>에 실렸던 단편을 장편으로 엮은 것이다. 단편으로 소개되었을 때에는 미스테리한 선배 키도를 따르는 동기 사카모토와 동행하며 배우게 되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는데, 장편으로 재편집된 이 책은 훌륭한 청춘러브스토리로 변신한다.
 
복잡한 마음 속과는 다르게 차분하게 사랑을 만들어가는 토우와 그녀의 심리가 잘 묘사된 이 작품은 '나'라는 시점을 서로 바꾸어 가며 이야기를 풀어가 같은 시점에 느끼는 남녀간의 심리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옴니버스형식을 취한다.
 
늦은 밤 불을 끈 방에 아이마스크까지 쓰고 암흑속에서 단 둘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그들은 서로 사랑을고백한 후 '저기...뭔가 마음이 차분해지는 얘길 해 줘'라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백미를 느끼게 된다. 큰 사건도 사고도 없이 일상의 흐름처럼 차분하게 흐르는 그들의 소박하고 평범한 사랑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는 최소한 한 번쯤은 느꼈지만 잃어버렸던 그 시절의 내 마음 같았기 때문이었다.
괴팍하고 엉뚱한 키도 선배와 소심하지만 똑똑한 동기 사카모토와의 우정과 사랑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사랑은 스탬프 카드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키스를 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서로에 대해 알고, 다정한 기분에 감싸이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스탬프를 찍는다. 혼자서 찍을 때도 있고, 둘이서 찍을 때도 있다. 스탬프가 다 모이면 다음 카드를 받으러 간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비밀스런 기분으로 나는 생각한다. 이 카드는 언젠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과 교환할 수 있다. 그런 날이 분명히 온다. 그날까지, 우리는 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다. 최강의 사랑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p 219
 
'사람은 저마다 한 권의 책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젊은 청춘들의 사랑은 한 권의 장편이 되었고, 이 이야기는 젊은 남성작가의 책 한 권에 작은 이야기로 남았고, 또 나의 책 속에는 작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의도하지 않게 두 번을 보게 된 책.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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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가와이 하야오.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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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달인, 듣기의 달인, 언어의 달인이 뭉쳤다!
일본 최고의 지성 세 명의 지식향연.
 
경청하기를 권하는 사회인 요즘, 경청의 수단인 읽기와 듣기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강조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말하기와 쓰기 못지않게 중요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말하기, 쓰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읽기와 듣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다양하며 우리 인생에 풍요와 깊이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세상을 알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인 읽기와 듣기에 대해 언어를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세 석학, 논픽션 작가이자 다독가인 다치바나 다카시, 임상심리학자인 가와이 하야오, 시인이 다니카와 순타로가 모여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읽기와 듣기에 대해 토론한 강연과 심포지엄의 내용을 적은 책이 오늘 읽은 이 책,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이다.
 
자신이 읽은 책을 모아두기 위해 빌딩까지 마련할 만큼 다독가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새로운 발견을 하고 싶기 때문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마음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능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런 그이기에 이미 읽은 책주에서 좋은 책을 골라 두 세 번을 읽어야 한다지만 그는 늘 새로운 책만을 읽고, 또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즐기기 위한 엔터테인먼트류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100여 권의 책을 자료로 삼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직접 관계자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데, 그마저도 직접 메모로 그 내용을 적어낸다는 그의 편집광적인 집요함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아닐까 싶었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바로 이사람, 다치바나 다카시가 공저로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말하는 읽기란 무엇인가? 그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고 싶었던 내용이었다.
 
그가 말하는 듣기는 '뇌가 듣는다'는 프랑스어의 앙탕드르entendre의 과거분사 앙탕듀entendu로 소리의 파동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에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이해한다는 의미의 '듣기'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읽기는 우리 뇌의 시각야에 활자의 영상이 맺히고, 뇌에서 이해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읽었다'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듣고 본다'는 것은 '앙탕듀'의 세계로 진입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고 말한다.
 
한편 심리학자이자 카운셀러인 가와이 하야오씨는 '읽다'라는 말에는 시를 읽거나 글의 뜻을 파악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듣다'라는 말은 질문을 했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에 '읽기와 듣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능동적인 행위이며, 나아가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카운셀러이기도 한 그에게 있어서 '듣기'는 일반인과 다르다고 한다. 즉 보통은 사람이 다른이의 이야기를 듣는 듯 하지만, 진심으로 끝까지 듣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를 듣는 동안 통합하여 판단하게 되므로 이야기의 도중 어느 지점에서 이야기를 듣기를 접어버리는데, 카운셀러인 그는 사람이 하는 말을 신경을 세워 듣고 나의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말에만 집중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멍청하리만큼 묵묵히 듣기만 하는데, 이 태도는 상담하러 온 사람의 현재 생각과는 전혀 다른 측면을 발견하고 주목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것은 여러 수를 염두해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는 장기의 승부사와 같은 이치인데, 책을 읽을 때에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읽으면서 여러 정보를 듣는 셈인데, 무엇인가를 읽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저렇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며 '행간을 읽어내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치바나 다카시와는 또 다른 견해의 책읽기론을 읽어낼 수 있는데, 이 또한 서로 다른 인격과 직업의 차이는 아닐까 생각되었다.
 
시인인 다니카와 순타로는 언어가 생기기 전 우리는 사물의 움직임이나 행태를 읽었고, 언어가 생긴 이후로도 사랑의 표정이나 시의 여백, 경기의 흐름을 읽는다라고 표현하므로 우리의 읽기는 언어적인 것 뿐 아니라 비언어적인 것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듣기'또한 마찬가지 인데, 인간의 의식에 호소하는 내용을 자신에게 투영하는 움직임 모두를 우리는 '듣다'고 표현하므로 이 범위 또한 넓다는 것이다.
 
세 석학의 입에서 쏟아지는 이야기 속에서 연신 고개를 주억대며 공감하기도 했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놀라운 진리에 공감해서 책 속에서 말하는 '겨드랑이에 땀이 나오는 듯' 온몸으로 책을 읽는 듯 했다. 읽는 내내 한 곳으로 집중된 조명아래 모인 세 사람이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나는 몇 발 물러서 지켜보는 관객의 시선이었다. 읽기의 달인 다치바나 다카시, 듣기의 달인 가와이 하야오, 언어의 달인 다니카와 순타로 이 세 명이 이야기하는 읽기, 듣기, 그리고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는 인터넷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지식인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 준 책이다.
 
보다 나은 책읽기, 보다 깊이 있는 생각하기를 추구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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