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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것만 팔렸을까 - 시장을 뒤흔든 빅히트 아이템의 비밀
신병규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6월
평점 :
새 옷을 몇 벌 구매했다. 카키색 숏 점퍼 하나와 체크무늬가 있는 무게감 있는 베스트 그리고 조금 두꺼운 봄버 잠바 이렇게 세 개. 개인적으로는 몸에 딱 맞는 카키색 숏 점퍼가 맘에 든다. 봄버는 조금 MZ스러운 느낌도 나는데 뭐 자주 입는 건 아니니 추석 이후 추워질 때 입는 것으로 한다. 베스트가 사실 포인트인데 조금 긴 거 빼고는 괜찮다. 새로 산 니트 위에 걸쳐 입으면 좋겠다 싶다.
어제는 신병규 님이 지은 <왜 그것만 팔렸을까>라는 책을 읽었다. 빅데이터가 이슈가 되는 요즘 시장의 흐름을 뒤흔들 수 있는 스몰 데이터의 중요성과 그것을 잘 캐치해서 성공한 많은 기업들의 사례를 담고 있다. 추천사도 화려한데, 다들 오랫동안 비즈니스 현장에서 몸담은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잘 스며든 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성이 중요하다지만 실제로 우리는 감정의 영향 속에 살고 있다. 눈빛, 제스처, 복장과 표정 등에서 미세하게 관찰되는 감정의 정보에 집중해야 고객의 마음을 얻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몇 년 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행동경제학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데, 비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의 이면에 깔린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투자 전문가의 추천 종목보다는 스레드에서 이슈가 되고, 저녁 술자리에서 사람들이 언급하는 무언가가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뒤늦게 이슈가 되어 사람들이 사자고 이야기하는 종목을 말하는 건 결코 아니다.) 집 앞에 가게가 좀 더 있다거나, 부동산 가게가 밀어주는 집과 같은 것보다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또 어떤 라이프 스타일과 이미지로 다가오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기업들은 - 경쟁력도 물론 있지만 -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감정에 다가갔다는 특징이 있는데, 사람들의 불편함을 잘 들어주고 해결해 주었거나, 고객을 존중하는 태도로 다가왔거나, 숨겨진 조급함을 해결해 준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성비에 그 이상의 가심비를 더한 기업들의 사례나 고객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고 조심스레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헬스 트레이너의 모습이 바로 앞으로 필요한 장사의 덕목이 아닐까 싶었다.
나의 경우에도 보고서를 쓸 때는 항상 스토리 라인을 고려해서 작성하는데 이는 업무를 이해하거나 또 설계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기업들은 모두 고객 존중과 경청에 기반한 소통 그리고 추억과도 같은 이벤트로 기억되는 무언가를 아이템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가고 있었다.
최근에 대화를 하다 보면 일부 사람들은 내말이 맞다는 사실과 당신의 잘못때문에 일이 커졌다는 식의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것보다는 문제 해결과 대화가 더 중요한게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은 당신이 그리고 기업이 옳다고 주장하는데는 별 관심이 없다. 차라리 고객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성을 가장한 감정으로 접근하는게 아니라 이성적 사고에 기반한 감성어린 접근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