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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인생강의 - 내가 가는 길이 올바른 것인지 의심하는 당신에게 공자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바오펑산 지음, 하병준 옮김 / 시공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공자가 말했다.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았으며,
60세가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 공영방송인 CCTV에서 강연한 바오펑산이다. 예전에 이중톈 선생이 지은 삼국지강의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 검색을 통해 바오평산이라는 이름을 스쳐보았던 기억이 난다.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현대인에게 많은 지식거리를
준다는 점에서 두 분의 공통점을 찾을수도 있을것 같다. 이 책은 공자의 인생과 그의 기록과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그의 인생을
돌아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조언이 될만한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있는 책이다.
지우학
공자는 어렸을적부터 힘든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이른 죽음과 가난, 그리고 몰락한 가문으로 인한 어려움이 그를 괴롭혔고..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는 학문에 정진하였고, 군주에게 인정받아 중앙 정계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직위는
낮았지만 말이다. 지능 연구의 명저인 벨 커브를 지은 찰스 머리는 "일류 학교의 우수한 학생들, 즉 아이큐가 높은 학생들은
보통 추상적이고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아이큐가 보통인 아이들은 플라톤 등에 거의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재테크 같은 따위에만 관심을 보인다"고 했는데, 저자는 이러한 추측에 근거해 공자의 아이큐가 상당히 높았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공자는 소인배 같은 선비가 아닌 군자와 같은 선비가 되라고 했는데, 이는 하나만 아는 전문지식으로 무장하여 돈을 벌고 관직
진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소인배가 되지 말고, 다재다능하고 꾸준히 학문에 연마하는 사람이 되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수 있을 듯 하다.
이립
자신의 가치관을 성립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말로써야 어떻게든 꾸며댈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삶과 연계되어 진정으로
일취월장 할수 있냐는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자가 세운 사학에는 양반의 자제뿐만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이, 사냥을 하던 이,
몰락한 양반의 자제까지 다양한 구성원들로 속해 있었으며, 그러한 다양한 인적 구성을 통해 학문적 스펙트럼을 넓혀갈수 있었던 것 같다.
불혹
이 파트에서는 공자가 생각하는 인생관, 도덕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다. 계속되는 한자어구 등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으나,
잘 읽어보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저자는 공자가 말한 도덕적 행동의 세가지 조건을 말해주고 있는데,
읽으면서 우리도 반드시 인식해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1. 행동주체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2. 비자발적인 선행으로 인해 도덕적 행동이 가지는 본래 의만 목표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3. 사회적으로 도덕적 행동이 무조건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지천명
천명을 알고 실천한다는 의미이다. 단순하지만, 이는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천명을 인식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가는 것이며,
대인을 공경하고, 성인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기에 행함에는 꾸준함과 진심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를 통해 타인을
탓하지 않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을줄 아는 장인의 정신을 떠올리게 했는데, 현대인의 직업관에 거울이 될만한 이야기였다.
이순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스스로의 방어 본능이 작용한다.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준비성을 기를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과 타인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꾸준한 노력을 얻을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것이 잘못 작용하면,
시기와 투기, 삐뚤어진 마음과 욕심으로만 가득차게 된다.
공자는 열린 마음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중용의 길을 실천하는데, 이는 옛 성인의 문구만을 따라가며 갈등하고
반목하는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였다.
종심소욕불유구
마음가는대로 행하여도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 이 파트를 읽으면서 과연 그러한 길에 도달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자기 마음가는대로 살자는 노래와 자기계발서, 소설들이 판을 친다. 자신을 억압하고 욕구를 참으면 안된다는 게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만 살면 세상이 행복해질까...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자신의 길을 중지해온 이들에게도 이치에 벗어나지 않는
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물며, 우리 같은 속물들에게는...
책을 읽으면서 옛 어르신들의 말씀과 거기에 담겨 있는 진짜 속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조선시대를 지나면서, 우리에게 논리에만
빠져있는 성리학은 나라를 패망케 한 원흉이라는 인식이 강해져 있다. 그로 인해 중국의 공자와 맹자, 한국의 조식, 이이, 이황 등의
말씀은 답답한 이야기로만 치부된 적이 있었고...
하지만 그러한 사태를 초래한 건, 옛 성인들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만 이해하려 하고, 그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한 후손들의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한다. 누군가가 더 달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면, 누구는 손가락만 보고, 또 누구는 손 끝만 본다는 말처럼 말이다.
오랜 만에 읽은 좋은 고전 해설서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