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재밌고 즐거웠다.시인은 나름 심각한 얘기를 하는데,무게를 전혀 잡지 않는다.“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해체주의를 거쳐 불교와 만나게” 됐다는데환갑의 경쾌함이 볼수록 즐겁다.“아직도 정을 견딜 수 없고 어두운 어두운 마음 골짜기를 헤매는 내 가 불쌍해서 술 한 잔 마시오”- 물고기 주둥이자기 시를 “이 무슨 꿈같은 소리련가?“ 하며 내던지는 장면 또한 무거운데 경쾌하다.“이 밥을 다 먹어도해가 지고 이 밥을 남겨도해가 진다이 시를 다 써도모르고이 시를 다 쓰지 못해도모르리라강물은 바다로 가고 바람 자면 시장에 가서 물고기를 사 오리라”- 저녁즐거운 마음으로 오늘 저녁엔 물고기 반찬에 한잔 한다.
줄거리를 스포할 수는 없고등장인물들이 다 제 소리를 내고 향기를 풍긴다.그것만으로도 좋은 서산데,주저리주저리도 없고, 고구마도 없다.단선적이지 않아 뒷얘기가 계속 궁금한 전개.불륜도 로맨스니 로맨스에서 비롯된, 갈등이라면 갈등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풀고 있다.볼 만.
재밌다. 흡인력이 좋아 단숨에 다 읽었다.무거울 얘기를 경쾌하고 섬세하게 풀어낸다.그림도 이야기와 어울리게 단정하다.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했는데, 종종 같은 만화를 보고 호오를 공유하는 딸이 쏘쏘라고 해 김이 좀 샘. 2권을 구하지도 않고, 며칠 지나 글을 쓴다.
이렇게 뜻깊고 아름다운 그림책을 이제야 봤다.작가의 전시회에서 그림을 먼저 보았고, 거기서 책을 샀다.처절한 국가 학살의 현장. 얼마나 혹독했으면 이 마을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해 ’잃어버린 마을’ 100여 개 중 하나.옛 학살지 근처 밭에 지금 사람들이 모여 조 농사를 짓는다. 태풍 같은 시련도 이겨내고 조는 영근다. 참새 밥도 되지만, 그예 수확한 조로 막걸리를 담고 소주를 내려 희생자들에게 한 잔 올린다. 그 땅에서 비롯한 추모.제주도에서 까마귀는 이승과 저승을 잇고 거기와 여기를 이어 주는 길조라고 한다.까마귀가 그림에 자주 나온다.학살이 학살로, 현재가 현재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학살 생존자들인 삼촌들이 농사를 돕는다. 학살을 겪지 않는 이들이 학살을 들으며 자기 안에 담는다.그 치유를 잔잔히 그린다.지금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개인전 ‘검은 그믓‘이 열리고 있다. 8/18까지다. 대작 ‘그 겨울로부터‘를 찬찬히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작가의 설명을 들을 수도.https://v.daum.net/v/20250726000042291
좀 어설프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면 어떤가그것은 내 생각일 뿐.시가 뭐 별건가자기 진심을 담으면 되지진심이 없으면 어때 세계와 맞닿은 화자가 제 얘기를 풀면 그뿐.평범한 정서, 흔한 위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그러나 그것 말고 인생이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