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영화, 무협지…온갖 것들이 편지와 얽힌다.편지는시가 되고 당신이 되고 사랑이 되었다 이별이 되고 화천대유도 된다.누군가에게 무언가 전해지는 것이 있을 수도 있겠다.해안선에서 바다를 보며“저녁이 마스카라처럼 번진다 손톱이 떠밀려온다 모래투성이 귀가, 눈썹이 떠밀려온다 꿈의 꿰맨 자리를 물거품으로 지운다 운다”한 구절이 마음에 남는다“지운다운다”
어렵지 않게 찬찬히 설명한다.정말 흥미진진.곤충은 식물을 먹으려 들고, 식물은 독을 만들고, 곤충은 거기 적응하면서 어쩌다보니 둘만 치고박으며 공진화. 그 곤충은 그 식물 말고는 먹을 수 없고, 그 식물은 그 곤충 말고는 해를 입지 않는다.딴 생물을 돕지는 않는다. 오로지 자신민을 위할 뿐. 그런데 결과적으로 둘다 살게 되는 묘한 공존.하루에 한 라운드만 읽는다. 아까워서.
궁금했었다.천천히 꼼꼼히 삶을 톺아본다.어쩌다 한국미술사를 공부하게 되었는지는 야나기 무네요시의 글을 읽고 자극받았으리라는 추측이 있다.막 약혼을 하려고 하는 때까지 읽었다.한 해에 44명만 입학할 수 있던 경성제대에서 예과를 마치고 미학을 전공하려고 한다. 동기인 국어학자 이희승의 기억에 따르면 경성제대가 없어지는 1945년까지 미학 전공자는 그 뒤로 일본인 1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필자가 한 명 찾아냈다. 그래도 둘 뿐인 미학 전공자다.
판타지다.조각가를 다루는데 매력 있는 조각 작품이 없다는 것이 큰 흠이다. 마지막 작품은 큰 것 말고는 특히 별로다.조각 나아가 예술에 대해서 많은 부분 얘기한다. 어수선하다.우울증, 가족, 사랑 등을 건드린다.안정적 그림체가 괜찮다.추천할 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