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인간은 이토록 악착같이 지구를 착취해 얻은 것들을 풍요라 부르게 되었나? 잉여의 발생이 부추기는 탐욕, 무기와 노예,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병든 인간, 잉여가 없다면 살기 위해 협력했을 수도 있는데 잉여가 발생하면 반드시 폭력이 시작된다 최초의 잉여를 점유한 세력이 씨 뿌린 악의 계보, 어떻게 해야 이 나쁜 피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까 만년 동안 후퇴 없이 몸통을 불려온 지옥을멈춰야 해.돌아가야 해.그래야 서로 살아.모든 존재와 더불어 겸손히 걸식하던 때그 정도에서 멈춰야 했다.인간이 지구에서 더 오래 살아갈 수 있으려면지금 태어나는 인간의 아이들이 지구에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으려면멈춰야 해.더 늦기 전에.그럴 수 있을까? 인간이?그럴 수 있을까? 우리가? - P63
“그리움은 절대로 눈앞에 다가오지 않고, 오지 않는 것만이 그리움”
밤 깊은 시간엔 창을 열고 하염없더라.오늘도 저 혼자 기운 달아기러기 앞서가는 만리 꿈길에너를 만나 기뻐 웃고너를 잃고 슬피 울던등 굽은 그 적막에 봄날은 간다. - P99
호오절기에 기대자연과 사람들을 버무렸다. 웃음과 그리움과 야함마저 가득하다.담백과 능청이 조화롭다.
우수(雨水)강물 풀린다는 소문잠결에 들어솜털이 몰라보게 부푼버들강아지더러눈치도 없이 김칫국부터 마실 참이냐고이마빡에 등짝에 흰 눈을 이고먼 산들이 시샘하듯능청을 떤다 - P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