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부도 마애탑 - 우리나라 마애부도 마애탑 최초의 답사기록
임병기 지음 / 홍익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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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 두지 않던 분야인
마애부도 연구의 마중물이 될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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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고현학 애지시선 38
이민호 지음 / 애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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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제목부터
제목과 시들의 관계도
대개의 시들이
모호하다.

냉장고 안, 몇 해 지난 된장 단지를 보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우리가 세상을 낳았다는 말)처럼 정서나 상황이 분명할 때, 공감할 수 있었다.
아래 밑줄긋기 할 두 시가 그랬다.

바람아래 꽃지에서 울었네


무거운 집을 버린 앞발 큰 게와 껍질을 벗고 바닷가를 거닐며 뇌 없는 바다가재 이야기를 나누었네. 옆구리로 짜디짠 수액을 흘리는 고로쇠나무도 한 장 날갯죽지를 잃어 파득이는 고추잠자리도 저수지 갯가에 기대어 가쁜 숨 을 내쉬는 참붕어도 여러 대 뺨을 맞았던 죽은 햄스터도 해풍에 밀려 하루하루 서너 발자국씩 뒷걸음질 치는 붉은 해송도 발아래 놓였던 모든 어린 목숨도 졸졸졸 힘없이 흐르는 냇물도 저 파란 하늘도 하물며 하물며 떠도는 바람도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고통 안에서 모두 하나다 우우 너희가 우리에게 고통을 안기려느냐 그러면 우리는 하나다 - P17

학살


예취기로 모두 날려 버린

가을
무덤 무덤들
피비린내 풀내음
어디선가 풀벌레
울음소리 끊어질듯
힘없이 무릎 꿇는
붉은 저
노을

한 장 부끄러운 이력을 가슴에 품고
가을 산 중턱에 서 버린 중년

때론
모든 것이 모질되
한갓 풍경이라는
절박한 패배주의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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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도 떠날 곳 없는 시대에 문학과지성 시인선 68
문충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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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하지 않는다.
1986, 87년에 씌어진 시를 1988년에 낸 시집이라는데
그 1987년을 겪고도 그는
직설하지 않는다.

“반세기를 살아도 삶은 하나로 아프게 칼날처럼 눈떠 있고”141

“세상은 어디론가 떠가는데
무심무심 대낮이 오고
눈부신 세상 개같이 더웁도다” 36

“떠나도 떠날 곳 없는 시대에 비는
비만 내리게 하는구나” 38
라고 할 뿐.

“폭풍우 속을 헤매던 젊은 날이여
반만년을 비록 길 잃어 가없이 떠돌았을지라도
우리는 참으로 구차하게 살아 남았으니
얼마나 구차하게 살아 남는 법에 익숙해 있느냐
그러나 다시 떠나야 하리
구차한 삶을 향하여
그 속에 우리가 가야 할 구차한 길이 있으므로” 67

그는 꿰뚫어 보고 있었을까. 87년 성난 파도 같은 봉기의 힘이 늘 우리에게 있어도, 기득권이 군림하는 세상이 지속될 것을.

“바다를 다스리려 마라
하늘을 다스리려 마라
우리는 신이 아니므로 사람이므로 얘야
사람을 다스리려 마라
그 권한도 없으면서
그 능력도 없으면서
까부는 것은 자유지만
다른 사람들 자유롭게 하라
…착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 착하게 살게 하라
다스릴 게 없거들랑 네 그림자나 다스려보아라
해가 되게
달이 되게
별이 되게
한줌 흙이 되게
참으로 얘야
부끄럽구나” 97

아래 ‘밑줄긋기’ 할, 두 시는 이즈음에 읽어도 지독하게 시리다.

다시 명령법 연습 3


거초옹
살기 위하여
명중시켜라
단방에 명중시키지 못할 때
죽음을 각오해야 된다
정조준하여
숨을 죽이고
방아쇠를 당겨라
그리움의 젖꼭지를 만지듯
일단
이단
탕, 탕, 탕탕 쏘아야 될
우리 시대의 타깃은 어디 있니?
찾아도 찾아도 안 보인다
푸른 하늘을 향하여
정처 없이
날아가는
나의 청춘이여 - P101

달 밤


매미 소리 달밤을 깬다
달밤이여 오늘도 불쌍한 것들 재우고
불쌍한 것들 잠속을 기웃대어도
불쌍한 것들은 불쌍한 것들끼리
다리 오그리고 잠을 잘 뿐
잠속에서라도 할 수만 있다면
웃으며 낄낄 넉넉하게 살게 해다오
매미는 대낮인 줄 알고 노래하지만
세상이 밝다고 그저 노래만 부르겠느냐
아무리 가로등이 밝아도
길거리에 어둠은 깔리고
아무리 밝은 세상이라 해도
도둑은 도둑질을 그만두지 않으니
우리가 언제까지 멍텅하게 노래하는
대낮도 달밤도 분별하지 못하는
매미로 살아야 되겠느냐
눈뜨고 달밤을 지새우며
도둑을 지켜도 겁만 나고
하나도 역사는 달라지지 않는구나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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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글씨 - 작가정신 소설향 1 작가정신 소설향 23
이윤기 지음 / 작가정신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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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장에서 꺼내 읽어 본다.
98년 11월에 창원서적에서 샀다는 전표가 붙어 있다.
창원에 무슨 일로?

그렇게 궁금함을 자아내며 소설은 흐른다.
40대 후반의 여성 화자가 무슨 큰 일을 당하고 “내 세대 자매들과 다음 세대 딸들에게 써서 남긴다.”를 첫 문장으로.

이윤기답게 서양말의 어원을 고구하고, 단단한 문장, 그리스신화의 적절한 사용이 조화롭다.

“내 아버지는 가부장제의 종이었다. 내 어머니는 그 아버지의 종이었다.” 21
아직도 도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선언일까?

여성주의 쪽에서 다룰 만한 작품인데, 얼마나 호명되었는지 궁금하다.
서술자는 여자로서 사랑보다 투쟁을 외쳤다.

사랑하라. 이것은 딸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싸워라. 이것은 딸들이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특권을 원칙에 앞세워서는 안 된다.
그러면 둘 다 잃는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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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 강화의 자연 속에서 삶을 그립니다
김금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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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 정착한 김금숙의 첫 에세이
쌀 알레르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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