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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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줄 알고 펼쳤는데,
초면이다.
엄청 재미있다.
또래 얘기라 그런가.
물론, 이 최규석의 어린 시절 얘기는 동 세대에 비하면 거의 한 세대 이상 전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깡촌에서 크며 겪은 얘기다. 내 친구 중에도 순천 낙안에서 아버지 막걸리 주전자 심부름하며 홀짝홀짝 마시며 큰 녀석이 있다.
애환, 그리움, 해학이 넘친다.
‘송곳’과 같은 비판도 있다.
짤막한 이야기가 이어져 지루하지 않고, 쭉 궁금해하며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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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윤동주 유고시집, 1955년 10주기 기념 증보판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윤동주 지음 / 소와다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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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나오는 시로 만나는 것 말고는 실로
오랜만에 윤동주를 시집으로 읽었다.
고3 때 범우사에서 나온 윤동주 시집으로 읽은 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다.
자화상, 쉽게 씌어진 시, 서시 등 눈에 익은 시 말고는 그때 유독 좋았던 기억이 나는 시가

“바닷가 해빛 바른 바위우에
습한 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사쓰山中에서 도맹해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肝을 직히자、

내가 오래 기르든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뜨더먹어라、시름없이

너는 살지고
나는 여위여야지、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竜宫의 誘惑에 않떠러진다。

푸로메디어쓰 불상한 푸로메디어쓰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沈澱하는 푸로메드어쓰” 간

이다. 나는 독수리였나. 살쪄 있다.

진중하고 진중한 성찰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것도 좋지만,
힘없는, 수많은 이들을 다룬 시들이 눈에 많이 들어 온다.

외울 시 하나를 고르려고 읽은 건데, 아직 고르지 못했다. 간명한 시 몇 편에서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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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선생 1
임영웅 옮김, 하시모토 그림, 마츠코마 글 / 길찾기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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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다.
자주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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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척 샘깊은 오늘고전 6
김소연 지음, 김은옥 그림, 조위한 원작 / 알마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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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그 시인 김소연이다. 그는 이야기의 여주 옥영의 능동성에 주목하였다고 머리말에 밝혔다.
보통 전란의 소용돌이에 말려 나라를 넘어 뿔뿔이 흩어진 가족의 기이한 재회에 주목하는데.
옥영이 남주 최척에게 반해 먼저 편지를 날려 사랑을 이뤄내는 장면은 당대의 시선으로는 굉장히 진취를 넘어 상궤를 넘어 까무렇지게 놀랄 일이었을 것이다. 중매 없는 연애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또, 중국에서 재회해 둘째를 낳고 출가시킨 이후에 또 헤어진 뒤에 배를 마련하고 조선을 향해 항해해 나가는 것은 충분히 능동적이다. 다만, 기연이 너무 잦아 능동이 빛을 잃는다.
책 말미 해설에서 한문학자 심경호는 당시 유행한 가탁소설의 면모를 살뜰히 알려준다. 소설의 시작이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다는 구조. 책의 저본이 되는 <최척전>을 지은 이가 조위한인데, <주생전>을 쓴 권필과 벗이었다고.
남원 만복사 부처가 영험한가. 소설 내내 자주 나온다. 김시습의 <금오신화>의 한 편, <만복사저포기>에서 남주가 그 앞에서 주사위 던진 부처.
그림 또한 볼 만. 불화를 전공한 분이 그렸다는데 아주 독특하다.
손에 닿는 대로 읽어야겠다. 알마의 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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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아닌 것 없다 시작시인선 237
복효근 지음 / 천년의시작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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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특유의 따뜻함, 구수함, 웃음이 가득하다.
특별히 모두 10줄 이하의 시들을 모아서 그런지 간결하여 상쾌하다.

“마을 어귀 시멘트 포장길에
개 발자국 몇 개 깊숙이 찍혀 있다
/개는 덜 마른 시멘트 반죽 위를
무심코 지나갔겠으나 오래도록
‘개새끼‘ 소리에 귀가 가려웠겠다
/선승이나 개나 발자국 함부로 남길 일 아니다” 족적 69

웃기지만, 관조가 있고.

“먼지였던,
/아직 먼지가 아닐 뿐인,
/조만간 먼지일,
먼지” 생生 52

깊고 서늘한 통찰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소심함과 그것을 감추지 않는 솔직담백함이다.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다가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무심코 22

몸통


밥통
술통
똥통
편두통
고집불통
꼴통

그 온통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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