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그 시인 김소연이다. 그는 이야기의 여주 옥영의 능동성에 주목하였다고 머리말에 밝혔다.보통 전란의 소용돌이에 말려 나라를 넘어 뿔뿔이 흩어진 가족의 기이한 재회에 주목하는데.옥영이 남주 최척에게 반해 먼저 편지를 날려 사랑을 이뤄내는 장면은 당대의 시선으로는 굉장히 진취를 넘어 상궤를 넘어 까무렇지게 놀랄 일이었을 것이다. 중매 없는 연애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또, 중국에서 재회해 둘째를 낳고 출가시킨 이후에 또 헤어진 뒤에 배를 마련하고 조선을 향해 항해해 나가는 것은 충분히 능동적이다. 다만, 기연이 너무 잦아 능동이 빛을 잃는다.책 말미 해설에서 한문학자 심경호는 당시 유행한 가탁소설의 면모를 살뜰히 알려준다. 소설의 시작이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다는 구조. 책의 저본이 되는 <최척전>을 지은 이가 조위한인데, <주생전>을 쓴 권필과 벗이었다고.남원 만복사 부처가 영험한가. 소설 내내 자주 나온다. 김시습의 <금오신화>의 한 편, <만복사저포기>에서 남주가 그 앞에서 주사위 던진 부처.그림 또한 볼 만. 불화를 전공한 분이 그렸다는데 아주 독특하다.손에 닿는 대로 읽어야겠다. 알마의 이 시리즈.